현지시간 24일 해인협-비쉬켁한국교육원 공동주관 개최
상담부스 가득 메워…실질적 정보 제공, 눈높이 상담 이뤄져
올해 전문대학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전년 대비 약 20%↑
학생들 수영장, 항공 실습실 등 ‘첨단 교육 인프라’ 주목
“한국 취업 꿈” K-뷰티, K-컬쳐, 산업기술 관련 학과 인기

현지시간 24일 키르기스스탄 오시에서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 박람회 마무리 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 전문대학 8개교 관계자와 현지 운영진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뒷편에는 마지막까지 상담을 위해 남아있던 현지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현지시간 24일 키르기스스탄 오시에서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날 박람회 마무리 후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 전문대학 8개교 관계자와 현지 운영진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뒷편에는 마지막까지 상담을 위해 남아있던 현지 학생들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오시=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키르기스스탄 제2의 도시인 오시에서 최초로 한국유학박람회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근 한국 전문대학을 찾는 키르기스스탄 학생들이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지역 학생들에게 유학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람회장에서는 한국 유학 정보를 얻기 어려웠던 지역 학생들이 진지한 얼굴로 대학 부스에서 상담을 받았다. 학생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힘쓰는 대학 관계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현지시간 24일 오시 자나트리조트에서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가 진행됐다. 이날도 박람회 시작 전부터 대기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전날 수도 비쉬켁에서 개최된 첫 번째 박람회에서도 행사 시작 전부터 입장 대기줄이 길게 형성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올해 한국에 들어온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수는 총 1294명이다. 이 가운데 전문대학 유학생 수는 391명으로 전체의 30.2%를 차지한다. 지난해(9.6%)보다 약 20% 이상 증가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가운데 오시 출신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부분의 현지 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박람회장에 방문했다. 혼자 박람회장을 찾았던 한 학생은 부스 상담 후 친구들에게 연락해 박람회에 오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상담 부스에서 학생들이 통역사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상담 부스에서 학생들이 통역사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한국 유학에 대한 또렷한 꿈을 가지고 어머니와 함께 온 학생도 있었다. 사르네(15) 양은 박람회장에 있는 모든 부스에서 상담했다. 그는 “아홉 살 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있었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며 “승무원이 되고 싶은데 한국 전문대학에는 실습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 놀랐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기회가 있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사르네 양의 어머니는 “언어에 관심이 많아 나도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딸을 외국에 보내는 만큼 꼼꼼하게 알아보고 준비해야 하는데, 이번 박람회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답했다.

막연했던 한국 유학의 꿈을 박람회에 방문한 뒤 구체화한 학생도 있었다. 아자마디(19) 군은 누나의 한국 유학 생활을 지켜보며 한국 유학을 생각했다. 그는 “누나가 한국 일반대학에서 유학 중인데 만족도가 높다. 한국이 안전한 국가이기도 하고 특히 산업기술이 발전한 만큼 한국에서 기술 교육을 꼭 받고 싶다”고 설명했다.

상담 부스 대기석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대학 홍보 영상을 보며 통역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상담 부스 대기석을 가득 메운 학생들이 대학 홍보 영상을 보며 통역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 “다양한 학과와 실습환경 장점” = 오시 현지 학생들도 K-뷰티 관련 학과와 산업기술을 배우는 학과를 많이 찾았다. 한국의 선진기술을 배워 한국 내 취업을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교 3학년인 에네스(20) 씨는 한국의 선진 산업기술을 배우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보다 한국에 취업 기회가 더 많다. 이곳에서도 산업기술을 배울 수 있지만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다”며 “일자리도 적어 졸업 후 취업하기도 힘들다. 한국 유학을 하면 졸업 후 한국 취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국제관계학과를 공부하고 있는 사비라(22) 씨도 한국 유학을 꿈꾸며 박람회장을 찾았다. 그는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많은데 K-뷰티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이번 박람회에 왔다”며 “전공을 바꾸더라도 K-뷰티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 유학 후 한국 정착도 고려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 연출을 꿈꾸는 나지키(19) 양은 K-드라마, 영화를 보고 한국 유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한국 드라마·영화를 좋아해서 한국 유학을 꿈꾸고 있다. 내가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영화 인기가 많지 않나. 한국 드라마·영화 같은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며 “영상 촬영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인스타그램 쇼츠도 촬영하고 있는데 유학 후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합작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답했다.

박석우 삼육보건대 국제캠퍼스교육원장은 “부스 옆 배너에 적힌 K-뷰티, 헤어, 스킨케어 트랙을 보고 오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대학이 서울에 있다는 것을 점을 알고 오는 경우는 드물었다. 학과와 전공을 보고 상담 왔다”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함께 온 현지 학생들이 상담받고 있는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친구들과 함께 온 현지 학생들이 상담받고 있는 모습. (사진=주지영 기자)

■ “유학생 하루 일과는…” = 한국 유학을 꿈꾸는 이유로 한국 교육시스템과 교육 환경을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또 여러 직업에 맞춰 개설된 다양한 학과와 교육과정에 대해 놀라움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학 부스에서는 현지 학생들이 유학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솔직하고 정확한 안내가 이뤄졌다.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일과를 설명하며 현지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모습도 보였다.

아루케(17) 양은 한국 교육 시스템과 한국인의 교육 열기를 보고 유학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는 열심히 경쟁하며 공부하는 환경이 갖춰져 부럽다. 서로 경쟁하며 자신도 발전시킬 수 있지 않나”라며 “키르기스스탄의 교육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한국의 교육 분위기와 시스템이 좋아서 유학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장에서 통역을 맡았던 오로즈베코바 누루아이다(34) 오시 세종학당한국어 교사도 체계적인 한국 직업교육 시스템이 인상깊다고 전했다. 그는 “통역을 준비하면서 한국 전문대학에 다양한 직업의 교육과정이 개설된 점이 눈에 띄었다”며 “또 일반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자료를 봤다. 탄탄한 기술교육과 취업연계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현지 학생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지시간 24일 키르기스스탄 오시에서 개최된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에는 210여 명의 학생들이 방문했다. 박람회장에서 학생들이 부스를 오가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현지시간 24일 키르기스스탄 오시에서 개최된 ‘키르기스스탄 고등직업교육 한국유학박람회’에는 210여 명의 학생들이 방문했다. 박람회장에서 학생들이 부스를 오가고 있다. (사진=주지영 기자)

박람회장에서는 대학 관계자들이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힘쓰는 모습이 보여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 유학 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면서 건전한 유학 문화를 조성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상락 전주비전대 국제교류원 실장은 “한국에 오는 학생 모두 인생을 걸고 온다. 한국에 와서 공부, 취업 등 목표한 바에 따라 유학 오는 방법이 달라진다. 또 대학에서 돕는 방법도 다르다. 이 점을 알려줘야 한다”며 “현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학교에 먼저 다니고 있는 유학생 선배들의 일과를 알려주는 것도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유학 생활의 실제 모습을 알려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총 210여 명의 학생들이 방문했다. 이번 행사는 고등직업해외인재유치협의회(회장 김영도, 해인협)과 비쉬켁한국교육원(원장 김재영)이 공동주관하고 국립국제교육원 지원 예산을 활용해 개최됐다. 박람회에는 △경인여대 △동의과학대 △목포과학대 △삼육보건대 △순천제일대 △안산대 △원광보건대 △전주비전대 등 전문대학 8개교가 참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