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가들, 올해 정시의 가장 큰 변수로 ‘의대 모집정원 확대’ 꼽아
의대, 정시 선발 전년보다 331명 증가…지역인재전형, 이월 인원 등 변수
치대 정시, 부산대 ‘미선발’ 가장 큰 변수…10개 대학서 242명 선발
한의대, 12개 대학에서 234명 선발…인문계열 수험생도 지원 가능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2025학년도 정시모집은 수시모집에 이어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대한 여파가 여전할 전망이다. 특히, 의약학계열 진학을 노리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연세대 자연계 논술, 지방권 의대 지역인재전형 확대 등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2025 정시의 가장 큰 변수로 ‘의대 모집정원 확대’를 꼽았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른 추가합격 증가가 의대에서 약대, 한의대, 치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 정시에서도 의치한의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25 정시에서 의치한의 주요특징과 변경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정시지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본지는 진학사의 도움을 받아 2025 의·치·한 정시의 ‘A to Z’를 소개한다.
■ 의대, 정시 선발인원 331명 증가…지역인재전형 확대도 변수 = 2025 의대 정시 모집인원은 작년에 비해 331명 늘어난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로, 수시에서 모집 정원을 모두 선발하지 못한 경우 실제 정시 선발 인원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의 경우 의예과 기준 약 40명이 정시로 이월됐지만 올해는 수시 지역인재전형의 증가로 인해 이월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모집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입시결과는 크게 하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력 높은 N수생이 많아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합격선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에 모의지원 등을 확인하고 올해 지원자들의 지원 경향을 파악해 정시 지원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이 확대되는 것도 주요 변수다. 2025 정시에서 증가하는 331명은 일반전형 192명, 지역인재전형 139명이다. 그러나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로 이월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실제 정시 지역인재전형의 선발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수시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지역인재전형의 이월 인원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강원대, 경북대, 계명대는 올해 정시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신설한다. 경북대와 계명대가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 인원이 작년 17명에서 올해 50명으로 거의 3배 가까이 증가해 이에 따라 입시 결과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 수능 지정 과목 폐지로 인한 ‘사탐런’ 영향은 미지수 = 2025 정시에서 의대의 주요 변수 중 하나는 수능 지정 과목 폐지 대학의 증가다. 과거에는 확률과 통계나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할 수 없는 대학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이를 허용하는 대학이 대폭 증가했다. 이로 인해 ‘사탐런’이라고 불리는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회탐구 응시가 대폭 늘었다. 그 결과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생겼다. 같은 백분위라도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만 명 중 백분위 96을 기록한 학생이 400등이라면 5000명 기준 백분위 96의 학생은 200등에 위치하게 된다.
다만, 대부분의 대학은 수학이나 과탐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확률과 통계나 사탐을 선택한 수업생들의 합격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학별로의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가톨릭대는 기존에 P/F로만 적용하던 면접을 실제 성적에 반영해 수능 성적 95%와 면접 5%로 선발한다. 그리고 단국대(천안),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한양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조정하는 등의 변화도 있기 때문에 각 대학별로 과거와 달라진 선발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모집인원과 군 배치 변경에 따른 지원 패턴 변화 = 모집인원 증가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정시 선발 군 배치다. 성균관대와 아주대는 올해 정시에서 각각 50명(일반전형 기준)을 선발하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로 인해 지원 패턴도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성균관대에 지원했던 수험생들이 동시에 많이 지원한 대학은 ‘나’군의 경희대와 ‘다’군의 인하대였다. ‘나’군에는 서울대 의예과도 선발하지만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비교적 모집인원이 많았던 가톨릭대나 연세대에 동시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모집인원이 적은 성균관대와 동시에 지원하는 학생이 적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성균관대 의대의 모집인원이 늘어나면서 ‘나’군의 서울대와 동시 지원하는 수험생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충원 인원이 과거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리고 경희대와 동시에 지원하는 학생도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경우 경희대의 충원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모집인원 변화에 따른 지원 패턴 변화 등을 함께 살피며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인하대 의대가 ‘다’군에서 ‘가’군으로 선발 군을 변경했으며, 조선대와 충남대는 ‘가’군에서 ‘나’군으로 선발 군을 바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대 정시는 매우 작은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 대학별 전형 변화를 꼼꼼히 확인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특히, 성균관대나 인하대처럼 군 배치가 변경되거나 모집인원이 늘어난 대학들은 충원율과 지원 패턴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주의 깊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치대, 올해 부산대 ‘미선발’로 10개 대학에서 선발 = 치대는 의대 다음으로 높은 합격선을 보이는 모집단위다. 전국 11개 대학에 개설돼 있지만 올해에는 부산대를 제외한 10개 대학에서만 선발한다. 올해 정시 선발 인원은 242명(정원 내)으로, 전년도보다 24명 감소했다.
올해 치대 선발의 가장 큰 특징은 부산대가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치의학전문대학원 학‧석사통합과정으로 선발해 왔으나, 2028학년도에 치과대학으로 학제를 전환하게 되면서 2026학년도부터 ‘치과대학 치의예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래서 2025학년도에는 일시적으로 신입생 모집이 중단돼 지난 9월 수시에서도 선발하지 않았다. 치대 선발 대학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올해 부산대 신입생 미선발은 수험생들에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 수험생의 경우에는 지역인재전형을 쓸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기존의 학‧석사통합과정 모집인원에 석사과정 인원까지 더해진 인원을 선발해 선발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그 밖에 치대 정시 특징은 ‘나’군 선발 규모가 가장 크지만 인원 감소도 크다는 점이다. 부산대가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사항 외에도, 경북대가 선발 인원을 6명 줄여 나군에서만 21명이 감소했다. 반면 ‘가’군과 ‘다’군은 변화가 크지 않다. ‘가’군에서 조선대 지역인재전형 인원이 2명 감소하고, ‘다’군에서 국립강릉원주대 일반전형 선발인원이 1명 감소했다. 국립강릉원주대의 경우 ‘다’군에서 선발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보니 해마다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국립강릉원주대 치의예과의 전년도 정시 경쟁률은 16.44대 1로 2023학년도 16.73대 1에 비해서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 인문계열도 지원 가능한 한의대…12개 대학에서 234명 선발 = 한의대는 12개 대학에서 총 234명을 선발한다. 한의대의 경우 ‘나’군 선발 규모가 가장 큰데 경희대, 대구한의대, 동의대,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 6개 대학에서 총 141명을 선발한다. ‘가’군에서 선발하는 대학은 가천대, 대전대, 동신대, 부산대 4개 대학이다. 가천대가 선발인원을 3명 늘렸고, 대전대가 일반전형과 지역인재전형 인원을 각각 1명씩 늘리며 총 5명이 증가해 46명을 선발한다. ‘다’군은 동국대 WISE캠퍼스와 상지대 2개 대학에서만 선발하는데, 동국대 WISE캠퍼스에서 5명이 감소해 11명, 상지대는 36명을 선발해 총 47명을 선발한다. 동국대 WISE캠퍼스의 경우 지역인재 선발(기존 2명)을 없앴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역인재전형은 ‘가’군의 대전대에서만 5명을 선발한다.
한의대의 경우 의‧치대와 달리 계열별 인원을 분리하거나 선택과목 제한이 없어 교차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대다수다. 자연계열(미적분/기하, 과탐) 응시자만 선발하는 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인문계열 유형과 자연계열 유형으로 나눠 선발하는데, 경희대, 대구한의대, 동국대 WISE캠퍼스, 동의대, 상지대, 원광대 6개 대학이다. 이 중 대구한의대, 동의대, 원광대 3곳은 인문 유형에 선택과목 제한을 둬 자연계열 수험생의 지원을 차단했다. 대구한의대의 경우 인문유형 지원 시 ‘확률과 통계+사탐’ 응시자만 지원 가능하도록 했고, 동의대는 수학 ‘확률과 통계’, 원광대는 탐구 ‘사탐’을 지정했다.
경희대는 한의예과(인문) 지원 시 전년도에는 ‘확률과 통계+사탐’ 응시자만 가능하도록 했지만 올해에는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했다. 대신, 사탐 응시자에게 과목당 변환표준점수 성적에 4점씩 가산점을 부여하고, 영역별 반영비율도 변경해 수학 비중을 낮추고 국어 비중을 높였다.
동국대 WISE캠퍼스와 상지대는 2개 유형 중 하나를 인문/자연 통합으로 선발한다. 인문계열 수험생도 지원할 수 있지만, 단지 선택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라 인문계열 수험생과 자연계열 수험생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형태다. 이에 따라 수학 영역에서 불리함이 예상되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경쟁이 될 수 있다.
우연철 소장은 “한의대는 확통이나 사탐 응시자들도 지원 가능한 곳이 많다 보니 인문계열 최상위권 수햄생들의 지원이 적극적인 편”이라며 “많은 대학에서 백분위를 활용하는 등 다른 의약계열과는 전형방법에 차이가 있어 대학별 유불리를 잘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