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고서 “비경력자 취업 확률, 경력자 절반…청년층서 두드러져”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해 중소기업·비정규직서 경력 쌓을 기회 제공해야”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 (사진=한국대학신문 DB)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경력이 없는 청년들의 취업 확률이 경력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첫 직장을 잡기도 전에 밀려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결과가 담긴 보고서(BOK 이슈노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집필자 채민석 고용분석팀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를 지난 4일 발표했다.

■ 비경력자 취업 확률 절반으로 감소…20~30대 큰 타격 = 보고서에 따르면,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은 1.4%로 경력자(2.7%)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010년까지만 해도 두 그룹의 취업 확률 차이는 0.3%포인트(p)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비경력자의 취업 가능성이 1%p가량 낮아졌다.

이는 20~30대 취업 격차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실업자 및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상용직 취업 확률을 분석한 결과, 기업들이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면서 20대의 상용직 고용률은 2010년 44%에서 34%로 10%p 하락했다. 반면 30대의 하락 폭은 3%p(54%→51%)에 그쳤다.

연구진은 “현재 20대와 30대 간에 존재하는 상용직 고용률 격차(17%p)의 40% 이상이 경력직 채용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BOK 이슈노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갈무리 (사진=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갈무리 (사진=한국은행)

■ 중소기업·비정규직서 경력 쌓을 기회 제공해야 = 연구진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 현상을 두고 “기업의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대기업·정규직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도 경력 개발을 시작하려는 노력이 요구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및 고용 안정성 격차가 크다”며 “정부가 교육·훈련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해, 근로자들이 안정적으로 인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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