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및 신소재 탐색에 활용 기대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에너지과학과 명창우 교수 연구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민승규 교수 연구팀은 함께 머신러닝을 활용한 새로운 분자 시뮬레이션 기법을 개발했다. 특히, 연구팀은 분자 내 전자의 에너지가 같아지는 ‘원뿔형 교차점’에서도 안정적인 시뮬레이션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왼쪽부터) 성균관대 명창우 교수·유수행 연구교수·박태현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민승규 교수·문성욱 연구원.

분자는 특정한 에너지를 흡수하면 ‘들뜬 상태(여기상태·Excited state)’가 되며, 이때 분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화학 및 재료 연구에서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기존의 머신러닝 모델은 원뿔형 교차점에서 함숫값이 특정 지점에서 갑자기 변하는 현상(불연속성)이 발생해 정확한 예측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상 불변 항’*을 도입한 새로운 머신러닝 기반 분자 시뮬레이션 기법을 제안했다.

 * 위상 불변 항: 분자의 특정 성질(위상)이 변해도 값은 변하지 않는 항

연구팀이 이 새로운 기법을 특정 분자(PSB3, penta-2,4-dieniminium cation)에 적용해 검증한 결과, 기존의 양자역학 기반 시뮬레이션과 높은 수준의 일치도를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향후 이 기법을 확장하면, 다양한 원소와 여러 들뜬 상태를 포함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할 수 있으며, 더욱 복잡하고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러닝을 활용한 분자 시뮬레이션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위상 불변 항’을 도입
신러닝을 활용한 분자 시뮬레이션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위상 불변 항’을 도입

성균관대 명창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머신러닝 기반 분자 시뮬레이션이 갖고 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며,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대규모 원자 시뮬레이션을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어 학계와 산업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민승규 교수는 “원뿔형 교차점은 분자 시뮬레이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머신러닝 기반 시뮬레이션에서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해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양한 분자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됐다. 향후 분자 생성 시스템과 결합하면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탐색 등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초과학연구원(IBS),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2월 4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hemical Theory and Computation (JCTC)에 보조표지와 함께 게재됐다.

Journal of Chemical Theory and Computation (JCTC) 보조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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