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정교원노동조합, 과학교육 실태 설문조사 결과 발표
학생 1인당 1년 실험실습비 평균 1만 7133원… 과학 수업·실험 운영 예산 부족
AI에 집중된 예산… 과학 실험 위한 예산 확보돼야

과학영재교육원 초등심화 행복한과학자 학생들이 ‘양초 연소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정부가 글로벌 과학기술·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과학교육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학생들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정부가 글로벌 과학기술·디지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과학교육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과학의 달(4월 21일)을 맞아 과수정교원노동조합이 전국 초·중·고 교원 29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과학교육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과학 수업 및 실험 운영 예산이 충분하다고 느끼는 교사 비율은 초등 62.9%, 중학교 32.1%, 고등학교는 22.7%에 그쳤다. 특히 학생 1인당 1년 동안 실험실습비 평균은 1만 7133원으로 초등학생 1만 9047원, 중학생 1만 7245원, 고등학생 1만 5107원에 불과했다.

디지털 실험기구 확보 예산도 부족했다. 교사들은 ‘디지털 현미경, 센서 기기 등 디지털 실험기구 확보 예산이 충분하냐’는 질문에 15%만이 ‘충분하다’고 답했다. 특히 중·고교는 대부분 ‘부족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과학 실험 수업 지원 인력도 중학교는 33.2%, 고등학교는 17.7%에 불과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63.7%가 ‘확보됐다’고 답했다.

실험 수업을 주 1회 이상 운영하는 고등학교도 25%에 그쳤다. 실험보다 강의식 수업이 효과적이라는 인식과 수능 대비 부담, 기자재와 인력 부족 등이 실험 수업을 가로막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학교에서 과학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응답은 초등학교 70.5%, 중학교 44.2%, 고등학교 40% 수준이었다.

예산이 충분히 확보된다면 우선 투자하고 싶은 분야로는 △실험기구의 디지털화 및 현대화 △과학 체험학습과 외부 활동 △과학 교구 구입 △과학실 환경 개선 △교사 연수 및 수업 자료 개발 순이었다.

민재식 과수정교원노동조합 위원장은 “AIDT 등 AI에 예산이 집중돼 과학 실험을 위한 디지털 기기를 구입할 예산조차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학점제의 전면 시행에 따라 평균 2.4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5과목이나 지도하는 교사도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예산 지원과 환경·정책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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