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출판협회, ‘한일대학출판교류총서’ 첫 책 출간… 기쿠마 하루코 지음 《희생의 숲에서》
신선호 이사장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대학출판부·소속 회원교가 상호 번역 및 출판 예정”

(사진=한국대학출판협회)
(사진=한국대학출판협회)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한국대학출판협회(이하 대학출협)가 한일 대학출판부 50년 교류사에 전환점이 될 ‘한일대학출판교류총서’의 첫 책《희생의 숲에서-오에 겐자부로의 사생관》(기쿠마 하루코 지음, 윤혜영 옮김)을 대학출협 출판 브랜드 ‘AKUPRESS’ 명의로 20일에 출간했다.

‘한일대학출판교류총서’는 한일 대학출판부협회 간의 우수 출판 콘텐츠 상호 교환을 통해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학술출판을 활성화함으로써 한일 양국의 출판문화산업 및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기획됐다. 2016년 제34회 한일 대학출판부 국제세미나 대표자회의에서 발의된 이후, 양국 협회가 TF팀을 구성해 근 10년에 걸쳐 논의해온 결과다.

신선호 대학출협 이사장은 “급변하는 출판 환경 속에서도 고등교육 및 출판문화 발전이라는 대학출판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앞으로 인문,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한일 대학출판부 및 소속 회원교가 상호 번역 및 출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하는 《희생의 숲에서》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郎)의 작품세계를 ‘희생’이라는 주제를 통해 심도 깊게 해석한 연구서로, 도쿄대학출판회에서 2024년에 출판됐다. 저자인 기쿠마 하루코(菊間晴子) 특임연구원(도쿄대학 대학원)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동물의 유령, 초월적 존재로서의 나무, 자연환경의 이미지들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나아가 작가의 고향인 일본 에히메현 산간 마을의 공간성과 역사성, 그리고 일본 근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며 오에 문학의 죽음과 삶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문학 연구서를 넘어, 동시대 일본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생태적 상상력의 결합을 통해 오에 문학의 본질에 접근한 획기적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도쿄대학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출판상인 ‘도쿄대학 난바라 시게루(南原繁) 기념출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번역자인 윤혜영 충남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오랜 연구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원전의 의미를 충실히 살려냄으로써 한국 독자에게 오에 문학의 깊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한편, 이번 출판기념회는 오는 21일 오후 4시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에서 ‘제41회 한일 대학출판부협회 국제 세미나’ 식전 행사로 열리며, 한일대학출판협회 관계자와 번역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