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공동 2026학년도 수시 지원 전략 분석
무전공·첨단학과 증원… 개별 전공 모집 인원 감소 ‘도미노 효과’ 유의
전략적 접근 필요… ‘고민 대학 범위’ 설정, ‘경우의 수’ 등 정리해야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린 2025 수시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 (사진=한명섭 기자)
코엑스 1층 A홀에서 열린 2025 수시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소현 기자] 2026학년도 수시 모집의 변수 중 하나로 ‘모집 인원’이 꼽힌다. 모집 인원을 떠올리면 2025학년도에 증원됐다가 되돌아온 의대 모집 인원을 생각하기 쉽다. 의대 모집 인원 총원은 결과적으로 2026학년도와 2024학년도가 유사한 상황이 됐기 때문에 2025학년도 입시 결과보다는 2024학년도 입결을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입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모집 인원이고, 최상위 모집 단위인 의대 정원의 변화에 따른 도미노 현상을 고려한 판단이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 및 회귀보다 ‘무전공’ 모집의 도입이 더욱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의대 정원 총원은 2026학년도와 2024학년도가 유사하지만, 2025학년도를 거치며 신설된 각 대학의 무전공 모집 단위는 개별 전공 모집 단위의 인원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6학년도 개별 전공 모집 인원은 2024학년도에 비해 줄어든 경우가 많다. 2026학년도 수시 지원의 최대 변수인 모집 인원에 대해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와 함께 알아봤다.

무전공 확대·첨단 분야 증원… 개별 전공 모집 인원 감소 ‘유의’ = 다른 대학과 달리 2026학년도에 무전공 모집을 신설한 연세대 진리자유학부의 모집 인원은 총 264명이다. 연세대 진리자유학부는 일부 모집 단위를 제외하고 모든 모집 단위 선택이 가능한 무전공 모집 유형1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별 전공 단위 모집 인원의 감소로 이어졌다.

(표=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표=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개별 전공 모집 단위 전체 선발 인원을 기준으로 대규모 모집 단위인 경영학과는 2024학년도 대비 52명, 전기전자공학부는 33명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형별 선발 인원도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입결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접근해야 한다. 입결에 나타난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각 모집 단위의 대학 내 위치(서열)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경향성에 주목해 2026학년도 지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집 인원 변동에서 또 다른 변수는 ‘첨단 분야 증원’이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서울 소재 상위 15개 대학 중 7개 대학에서 증원이 이뤄진다. 이때 증원 및 신설된 인원보다 전형별 선발 인원이 더욱 중요한데, 전공의 특성에 따라 중심 선발 전형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40명을 증원한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의 경우 학생부종합 서류형 모집 인원은 17명 증가했으나, 논술전형은 모집 인원 1명 증가에 그쳤다. 증원 전에는 수시에서 학생부교과전형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으나, 증원 후에는 학생부종합 서류형이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또한 정시 수능 위주 전형 역시 16명 증가해 그 규모가 큰 편이다. 이처럼 전형별로 증원분의 배분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유의해 지원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시 지원 가능 대학’ 정리… “전략적 접근 필요” = 수시 지원의 가장 궁극적인 전제는 ‘정시에서는 지원할 수 없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희망에 근거한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의미가 아닌, 정시 지원의 보완재로 수시 지원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즉, 정시 지원으로 도전하기 어려운 대학이나 수능에서 지원해야만 하는 대학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수시 지원의 고민은 ‘정시에서 어느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지’부터 시작된다. 그동안 치렀던 모의고사(학평·모평)마다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정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후 가장 높은 대학부터 가장 낮은 대학까지 범위를 정하면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정리할 수 있다. 이때 수능 결과를 장담할 수 없으므로 낮은 대학도 반드시 정시 지원 가능 대학에 포함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시 지원을 고민할 대학의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앞서 설정한 지원 가능 대학 범위에서 2~4개 대학, 그 아래 범위에서 2~4개 대학, 그 위에서 4~8개 대학을 설정하는 것이다. 수시 지원 고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특정 대학이나 전형을 기준으로 접근하면 다른 대학과 전형을 보기 어렵다. 이에 많은 경우 수시 원서 접수가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이 높아져 다른 대학과 전형을 찾거나, 시간이 없다는 생각에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원서를 접수해 후회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선 수시 지원 단계에서는 고민하는 대학의 범위를 넓게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실제 수시 지원에서는 정시 지원 가능 대학 범위와 그 아래 범위에서 꼭 1장 이상의 원서 지원을 해야 한다. 입시 결과에는 대부분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지만, 후회가 덜 남는 원서 지원을 위해서는 해당 부분을 충분히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지원 가능 대학 범위와 비교해 유사하거나 낮은 대학에 지원할 때는 수능 이후 대학별 고사가 있는 전형을 선택해 수능 결과에 따라 응시 여부를 결정하는 장치를 만들어 두는 것도 중요하다.

수시 지원 시나리오 작성… ‘경우의 수’ 정리 필요 = 수험생은 수시 원서 접수 전 6장 이상의 원서를 결정하고 수시 지원 시나리오를 작성해야 한다. 수시 지원 시나리오란, ‘반드시 쓸 원서’와 ‘고민이 되는 원서’를 나누고, 고민이 되는 원서의 ‘경우의 수’를 정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드시 쓸 원서는 꼭 써 보고 싶은 원서일 수 있고,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고려해 꼭 써 둬야만 하는 원서일 수도 있다. 반드시 쓸 원서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1장일 수도, 5장일 수도 있다. 다만 이 원서는 최종 지원 전까지 어떤 일이 발생해도 변하지 않을 원서이기 때문에 더 이상 고민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으므로 이제부터는 ‘고민이 되는 원서’에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고민이 되는 원서의 선택 가능 항목을 만들고 각 항목의 선택 근거를 정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논술전형에서 경희대와 중앙대를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으로 인해 고민하고 있다면 두 대학을 수시 원서 한 장의 선택 가능 항목으로 묶어 두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이라는 근거를 정리해 두는 것이다. 이후 9월 모의평가 가채점을 통해 중앙대의 ‘3개 등급 합 6’을 충족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 서면 경희대를, 반대의 경우라면 중앙대를 선택해 수시 원서를 접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시 원서는 정시에서는 지원할 수 없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후회를 덜 남기는 원서가 좋은 원서라는 것을 잊지 말고, 위의 로드맵을 따라 자료집을 참고해 성공적인 수시 지원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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