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준 서울대 교수 ‘제4회 HTHT 마스터클래스’서 DX 주제로 강연
“새로운 기술에 ‘유연한 대처’… AI 투자에 공기업·대학이 선도할 것”
“미네르바형 ‘교육혁신’ 확산하려면”… 라운드테이블서 교수법 논의도

지난 18일 유병준 서울대 교수가 ‘제4회 HTHT(하이터치 하이테크, High Touch High Tech ) 마스터클래스’에서 기조 강연 중이다. (사진= 한명섭 기자)
지난 18일 유병준 서울대 교수가 ‘제4회 HTHT(하이터치 하이테크, High Touch High Tech ) 마스터클래스’에서 기조 강연 중이다. (사진= 한명섭 기자)

[포항=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현재 챗GPT로 단순히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AI)을 단순 도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조직의 의사결정 체계를 AI 기반으로 바꿔야 한다. 근본적으로 조직에 변화가 있어야 궁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지난 18일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한동대에서 개최된 ‘제4회 HTHT(하이터치 하이테크, High Touch High Tech ) 마스터클래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X)이 주목받고 있지만, 산업계나 교육계에서 AI 기술이 여전히 ‘단순 도입’에 멈춰 있다는 지적이다.

유병준 교수는 이날 ‘AIx대학: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DX는 기업에서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AI, 빅데이터 솔루션 등의 정보통신기술을 플랫폼으로 구축·활용해 운영방식과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 교수는 DX를 요구하는 시대에 맞게 AI 기반의 과감한 조직 혁신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이날 유 교수는 과거 DX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일반경영 AI활용 사례와 산업AI 시스템 구축 사례, 대학 AI 활용 전략 등을 소개했다. 유 교수는 “과거에 기업들이 DX에 실패했던 이유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성공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가 생겼을 때 기존 백화점들이 가만히 있었다. 백화점 쇼핑몰을 만들긴 했지만 가격이 인터파크보다 비쌌다”며 “오프라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온라인몰 물건값을 낮추지 않았다. 결국 온라인몰 매출이 오프라인 매장 매출보다 높은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유 교수는 이어 “피처폰 성공에 안주한 모기업은 피처본이 당분간 오래 갈 것이라 확신하며 스마트폰을 만들지 않았다. 일본의 모기업도 아이폰 출시 후 대응제품을 출시하는 데 3년이 걸렸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디지털, IT기술의 변화를 무시하는 기업이 꽤 있다. DX를 성공하려면 변화 이후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두려움의 이유는 변화 이후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정작 국내 기업은 AI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뛰어들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공기업과 교육계 특히 대학이 AI기술과 교육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유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AI 생산성을 올리는데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다. 이익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기업과 대학은 AI에 먼저 투자하고 있다. 공기업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개인과 소규모 조직 단위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생산성을 도출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데이터와 수치 레퍼런스가 없다는 지적도 더해졌다.

유 교수는 “아마존의 AI 마케팅 시스템은 수십년 동안 AI가 학습해 온 결과물이다. 지금 아마존의 마케팅 시스템을 따라잡겠다고 나서도 바로 따라잡을 수 없다”며 “과거에 자동차, SNS 등 신기술 도입의 역사를 봤을 때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네르바형 수업모델을 중심으로 본 혁신적 교수법 설계와 대학 교육의 변화’ 라운드테이블 현장. (사진= 한명섭 기자)
‘미네르바형 수업모델을 중심으로 본 혁신적 교수법 설계와 대학 교육의 변화’ 라운드테이블 현장. (사진= 한명섭 기자)

이날 오후에는 ‘미네르바형 수업모델을 중심으로 본 혁신적 교수법 설계와 대학 교육의 변화’를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도 진행됐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동대 교육학개론, AI와 문화예술 수업을 미네르바와 협력해 완전능동학습 기반의 미네르바형 교과목으로 공동 개발한 사례가 공유됐다.

이날 사례 발표를 토대로 토론자들은 국내 대학 현장에 적용 가능한 혁신 교수법과 수업 운영 전략을 모색했다. 또 한동대의 수업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타 대학의 도입·확산 가능성도 짚어봤다. 이날 AI 문화예술 교과목 발표를 맡았던 이한진 한동대 교수는 △데이터 기반 교과목 평가 △정기적 커리큘럼 리뷰 시스템 △오픈 소스 교육자료 공유 플랫폼 구축 △역량 중심 평가와 포트폴리오 평가 도입 △상호작용형 교육 콘텐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한진 교수는 “미네르바형 교과목의 지속적인 개선과 확산을 위해 체계적인 접근과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혁신 교육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HTHT 마스터클래스는 AI 기반 교육혁신 사례와 대학-에듀테크 간 파트너십 모델을 공유하는 교육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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