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눈부신 성장 거둬, '대학 성공'이끈 장본인

마크 라이튼(Mark S. Wrighton)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TL:Washington University of ST. Louis) 총장이 의대, 사회대 등 단대 학장 및 교수단을 대동하고 학술발표차 지난 달 30일부터 3박4일의 일정으로 서울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국제아시아자문위원회(IACA: Internatinal Advisory Council for Asia) 소속 송자 전 연세대 총장과 변호기 국제 항공 컨설턴트 등의 주관으로 전격 이뤄졌다. 라이튼 총장은 지난해 유에스 뉴스 앤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선정한 2004 미국 대학 순위 10위권에 워싱턴대를 진입시키는 데 이어 12월 뉴욕타임즈에 ‘대학교의 성공 비결’이라는 특집기사로 1면을 장식하는 등 워싱턴대에 최근 10년간 급속한 발전을 이끌어오고 있는 장본인이다. 지난 달 31일 조선호텔에서 ‘산학파트너십,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학술발표를 한 라이튼 총장을 이튿날 본지 기자가 만났다. - 이번 방한이 ‘국제아시아자문위원회’ 회의 참석차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아시아계 학생이 10%에 이른다고 들었는데 이번 방문도 아시아계 학생 유치 활동의 일환인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아시아계 학생들의 유치에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아시아 지역이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수한 학생들도 많다. 이들에게 국가와 국제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국제적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하고 상이한 사회 시스템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부여해 주는 것이 우리 대학의 중요한 교육신념이기도 하다. 아시아 학생들의 유치를 통해 우리 미국 또한 아시아를 배우는 기회가 된다고 보고 있다.” - 총장 본인의 교육관이 있다면? “대단히 포괄적인 질문이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대학에 들어오기 전 18~19세까지 사회적·이성적·감성적·문화적으로 폭넓게 조금씩 성장해 오던 학생들이 대학 교육과정을 통해 깊이있게 성숙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고 습득하는 방식을 학습하고 무언가를 취하고 받아들이고 비판할 줄 아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것, 특수한 전공분야를 통해 4년간 깊이있는 발전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대학 교육이다. - 최근 10년간 워싱턴대의 성장은 국내 대학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 “우수한 교수진과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대학과 기업간의 특별하고 긴밀한 연계 등이 큰 힘이다. 물론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생들 덕분인 것도 사실이다. 최근 10년간 개별 교수를 기금에서 직접 지원하는 방법을 통해 1백여명 이상의 교수가 추가로 채용됐으며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은 연구자들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미국 엘리트 대학들과의 우수한 학생 선발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 지난 2002년 13억달러의 모금액을 확보해 기금예산에서 미국내 10개 대학 안에 드는 성과를 보여줬는데 모금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우선 미국적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인들의 경우 기금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사립대는 대부분 기부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해당 지역, 기업인, 졸업생들이 대학의 발전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상당하다. 지역에 우수한 대학이 있으면 지역 발전은 물론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동창생과 지역 사회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부금액이 증가하면서 대학교의 기본재산은 36억달러로 미국 내 사립대학 규모로는 열손가락안에 드는 성과를 올리면서 강력한 역량을 가진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 기부금을 특별히 운용하는 방법이 있는가? “대학 내에 재정전문가들로 구성된 신탁자산위원회와 같은 기금운용단체가 있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뮤추얼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경제상황이나 주가등락 등이 계속 기금확대에 유리한 방향으로 나아가 주기를 바란다.” - 현재 대학 경영자이지만 국립과학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연구와 대학경영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9년 동안 워싱턴대의 경영을 맡으면서 연구를 병행하기는 어려웠다. 그 이전에 MIT에서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던 기억이 새롭다. 경영자로서 일하는 동안 직접적인 연구는 접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과학자로서 학생들과 연구에 전념했지만 이제는 그와 같은 연구가 잘 될 수 있도록 기반을 잡아주고 뒷받침을 해주어야 하는 경영자이고 지원자인만큼 과학자 신분일 때와는 또다른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 최근 한국의 카이스트에서 스탠포드대 교수 출신의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러플린 교수가 총장으로 선임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는 과학자가 경영을 제대로 하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러플린 교수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칼텍(캘리포니아공대) 데이비드 볼티모어도 과학자 출신 대학 총장이다. 또 나도 MIT에서 연구하던 과학자였다. 노벨상을 수상자라는 인지도와 명성만큼 대학 총장으로서 메리트가 반드시 있을 것으로 본다. 열의와 의지가 문제다. 경영학자, 경영전문가만이 대학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편협한 사고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잘 해낼 것으로 본다.” - 워싱턴대가 올해 1백50주년을 맞게 되는데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있는가? “성대한 개교기념 페스티벌을 열 계획이다. 캠퍼스를 완전히 개방해 지역주민과 함께 각 학부마다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할 것이다. 조지워싱턴 동상도 세우고 아트센터, 도서관도 신증축할 예정이며 대학역사서도 발간한다. 또 약 1백년전 워싱턴대 운동장에서 열린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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