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10년을 사는 대학생들은 n세대에 속해 있지만 스마트폰세대로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하다. 유비쿼터스환경이 대학 교육환경 전반에 두루 갖춰지면서 강의실에서는 노트북부터 펼쳐들고 출석관리나 수업자료를 찾을 때도 스마트폰을 활용한다. 교육용 콘텐츠도 스마트폰을 통해 다운로드받아 등하교길에 활용하는 진짜 스마트한 세대다.
그렇다면 10년전 n세대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에 관심을 가졌으며 무엇에 열광했을까. 그리고 스마트폰 세대인 오늘의 대학생들과는 어떻게 다를까. 10년 이라는 격차가 새삼 더 크게 느껴질지 아니면 대학생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에서 공통점을 더 많이 찾게 될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창간기념일을 기점으로 매년 8월말부터 9월초 전국의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본지의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에서 n세대의 흔적을 찾아보고 오늘 2010년 이 시대의 스마트폰세대들과는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떤 공통점을 갖는지 잠시 과거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 2000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
- 조사대상: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 조사방법: 자기 기입식 설문지법
- 조사기간: 2000년9월 25~28일
- 표본 수 : 934명
- 표본 :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숭실대, 연세대, 영남대, 전북대, 전주대, 중앙대, 충남대, 한국외대, 한남대, 한림대, 한양대, 홍익대 이상 20개 대학
*** 2010년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
- 조사대상: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 조사방법: 자기 기입식 설문지법
- 조사기간: 2000년9월 1~12일
- 표본 수 : 2001명(온라인/오프라인)
- 표본 : 강원대, 강릉원주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영남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등 20여개 대학 (온라인 웹조사는 전국 모든 4년제 대학)
●경제위기 직접 목격하고 직접 영향받은 10년 차 동지 = 2000년. n세대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이다. 당시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은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다. 그 여파는 한 동안 계속 경제 전반은 물론 사회 전반, 각 가정, 그리고 대학생들에게까지 미쳤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당시 대학생 10명 중 6명꼴로 취업전망이 어두워보인다는 불안심리를 드러냈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64.6%에 달한 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는 27.2%로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자들이 2.4배 가량 더 많았다. 당시 제2의 IMF가 올 수도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취업대란을 예상케 했던 바 학생들의 이같은 반응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몇년간 이어지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경제위기의 여파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현재와 그 당시는 어쩌면 상당히 닮아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지만 올해 스마트폰세대들에게 현재와 같은 세계 경제 불황의
늪에서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묻는 질문에 다행스럽게도 절반을 넘는 51.9%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2000년 당시에는 바로 눈앞의 취업전망을 물었지만 올해는 멀리 바라보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보니 여기에는 기대라는 변수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눈앞은 캄캄하지만 먼 미래인데 지금과는 분명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가 여기에 포함됐을 가능성을 말한다. 그렇게 보면 두 세대가 굳이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취업할 경우 기업선택의 기준으로 n세대들은 '기업구조의 내실성‘(24.2%)을 가장 우선시했다. 그 다음이 근무조건(20.0%), '자신의 실력'(18.5%), '기업인지도'(10.3%)의 순이었다. 당시 경제위기로 사회가 심각한 긴장 상태로 들어가 있었던 데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이 하루 아침에 수도 없이 무너져 사라지는 것을 목격한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근간 곧 ’내실성'이라고 본 것이 아닐까.
10년 후인 올해 이뤄진 조사에서는 다소 다른 형태의 질문과 답변이지만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대학생 응답자들은 '적성과 능력'(39.4%)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다음이 급여(17.1%)고 이들 다음으로 안정성(15.7%)이 중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응답자들에게서 최근 몇년간 이어진 경향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났는데 앞에 지적한 적성과 능력, 급여, 안정성을 선택한 응답률이 다소간씩 줄면서 대신 미래성장가능성, 근무분위기, 복지후생제도로 응답률이 조금씩 옮아갔다. 향후 미래를 바라보는 성장가능성, 본인의 업무수행 환경 등으로 관심이 옮아가는 양상이다. 10년 전 대학생들이 내실성이나 근무조건 등을 가장 중요하게 봤던 점을 감안하면 다른 듯 닮은 모습이다.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는 사실은 n세대들이 희망직종 선택기준에 대해 절반에 이르는 응답자가 적성과 개인의 이상과의 부합(48.3%)을 꼽았다는 점이다.
●공기업·공무원 선호 닮아 ... 대기업 vs 외국계기업 선호도는 상이 = 취업희망기관에 대해서는 두 세대가 적잖게 닮아있다. n세대에게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체를 물었더니 일반기업이 26.1%로 가장 많았다. 신문 방송 출판 광고 등 미디어기업을 선택한 응답자가 18.5%로 나타나 그 뒤를 이었고 국영기업체가 13.9%, 공무원이 10.9%로 나타났다. 또한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규모로 대기업을 가장 많이 지목해 40%로 가장 높고 중견기업(25.5%), 벤처기업(13.0%)의 순이었다. 이같은 결과는 올해 취업의식조사에서 일종의 유사점을 찾게 한다. 이 두가지를 통합한 질문으로 스마트폰세대들에게 취업하고 싶은 곳을 물었더니 대기업(27.0%)을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국공영기업(20.4%), 외국계기업(17.4%), 공무원/교사(14.9%) 순으로 선호를 보였다. 국공영기업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세대에서 더 높았지만 국공영기업이나 공무원에 대한 선호가 n세대들에게서 높은 호응을 얻었는 점은 유사하다.
이렇게 두 세대가 모두 닮기만 했을까.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인데 두 세대가 현저히 의식수준의 차이를 보이는 점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역시 취업희망기관에 대한 부분이다. n세대에게 물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 외국계 기업에 동시에 입사합격통지서를 받는다면 어느 곳을 선택하겠는가. 그들은 대기업이 아니라 외국계기업을 택했다. 절반에 이르는 50.1%의 응답자가 외국계기업에 입사하겠다고 답했고 대기업은 그 절반도 안되는 22.5%에 그쳤다. 스마트폰세대가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묻는 질문에서 외국계기업(17.4%)보다는 대기업(27.0%)을 더 많이 선택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당시에는 경제위기가 국내적 상황이었고 현재는 국제적 상황인 차이에서 일까. 외국계기업은 대기업이라도 국내 기업보다 낫다고 n세대는 판단했던 반면 스마트폰세대는 구조조정이나 도산이 외국계기업이라고 피해가지 않는다는 점을 이미 확인하였기에 외국계기업보다는 튼실하고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닮은 듯 다른 선호도 ... 시대적 차이가 근원 = 의식조사와 함께 매년 이뤄지고 있는 기업이미지, 상품선호도, 언론선호도에서는 어떻게 두 세대가 구분될까. 상품선호도에서는 두 세대가 차이점과 공통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컴퓨터는 삼성을, 프린터는 HP를, 문구류는 모닝글로리를 선호했던 n세대와 노트북은 삼성 센스, 프린터는 HP, 문구/팬시류는 모닝글로리를 역시 선택한 스마트폰세대는 꼭 닮아있다. 하지만 휴대폰 단말기는 삼성 애니콜을, 인터넷 검색엔진으로 야후코리아를, 화장품은 코리아나를, 맥주는 하이트를, 담배는 디스를 선호했던 n세대와는 달리 스마트폰세대는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을, 검색/포털사이트로 네이버를, 화장품은 아모레 퍼시픽을, 맥주는 카스를, 담배는 레종을 선호했다.
이같은 차이점은 두 세대가 처한 시대와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두 세대 모두 최신의 상품과 최고의 상품을 선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닐까.
●삼성 독주에서 포스코 가세로 변화된 기업이미지 = 기업이미지에서도 두 세대는 인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10년전인 당시에는 전 분야를 통틀어 기업이미지를 조사한 탓도 있겠지만 삼성의 독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10년 후인 올해는 각 분야별로 구분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증권, 삼성생명사가 각각 전자, 증권사, 생명보험사 분야에서 1위를 가져갔을 뿐 중공업 분야는 현대중공업에 건설은 포스코건설에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포스코가 강력하게 부상하면서 기업이미지 조사를 삼성과 포스코가 지지하고 있는 현재와는 좀 다른 양상이다. 삼성브랜드를 가진 세 기업이 각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포스코는 철강분야와 건설분야에서 최강의 기업으로 등극한지 오래고 직접 비교는 곤란하지만 철강분야에서의 취업선호도가 70%에 이르는 점도 삼성의 독주를 드러낸 10년 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n세대들이 인식하는 기업이미지는 취업선호도, 사회공헌도, 대고객친절도, 첨단기술력, 우수경영, 우수인재 양성도, 사원복지수준, 공익사업수준, 홍보우수도 등 발전가능성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정상에 삼성을 자리하게 했다. 당시 포항제철은 사회공헌도, 첨단기술력, 우수경영, 우수인재 양성도, 사원복지수준 등에서 상위권(5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포스코의 기업이미지 상승은 스마트폰세대의 또다른 특징이다.
● 보수와 진보로 갈린 n세대와 스마트폰세대 = 언론사선호도에서도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n세대들은 가장 많이 보는 신문으로 조선일보(22.4%)를 꼽았고 중앙일보를 2위에, 근소한 차이로 한겨레신문을 3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세대는 가장 선호하는 종합일간지로 한겨레신문(28.8%)을 1위에, 경향신문(16.6%)을 2위에 자리하게 했고 중앙일보(12.2%)와 조선일보(11.2%)는 그 뒤로 밀어냈다. n세대가 가장 신뢰하는 신문도 달랐다. n세대는 가장 신뢰하는 신문으로 조선일보(29.7%)를 선택했고 한겨레(11.9%)는 그 뒷전으로 밀려났다. 중앙일보(10.2%), 동아일보(8.0%)가 그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세대는 가장 신뢰하는 종합일간지로 한겨레(32.4%)를 지목했으며 경향신문(16.2%)을 2위 자리에 위치시켰다. 조선일보(8.4%)와 중앙일보(7.7%)는 3~4위에, 5위는 국민일보(6.5%)에게 안겨줬다. 종합일간지로 본 두 세대는 분명히 보수와 진보로 갈려있다. n세대는 보수성을, 스마트폰세대는 진보성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신문의 경우도 당대 n세대와 스마트폰세대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가 달랐다. n세대의 경우 후발주자이면서도 편의성을 제공한 판형과 신문의 틀을 바꾼 중철형태로 젊은 세대들에게 강하게 어필한 그러나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스포츠투데이(32.7%)를 가장 선호했고 스마트폰세대는 당시 3위였던 스포츠서울(35.1%)을 가장 선호했다.
두 세대가 공통점을 보인 것은 방송사 부문. n세대는 당시 선호도와 신뢰도 두 항목에서 MBC를 가장 선호(47.3%)하고 가장 신뢰(28.8%)한다고 답했고 스마트폰세대 역시 뉴스/시사채널로서 MBC(48.2%)를, 드라마/연예오락채널로서도 MBC(55.1%)를 가장 선호한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본지의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를 통해 n세대와 스마트폰세대는 10년의 간격을 두고 인식과 의식에서 차이점과 공통점을 모두 보여주고 있지만 두 세대 모두 향후 10년 나아가 20~30년을 함께 같은 나라, 같은 사회, 동시대를 이끌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협력해야 하는 동반자이기에 사명과 역할에 충실히 임해줄 것이라는 기대는 두 세대 모두에게 주어진다. 10년의 세대 차이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들은 바로 현 시대를 책임지고 이끌어가고 앞으로 이끌어가야할 우리 자신의 모습이지 않은가.
윤지은
alice@un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