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영 포항공대 교수 / 본지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지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벌써 6명의 교육부장관이 물러났고 7번째 장관의 청문회가 열리게 되었다. 취임 초에는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할 것이라고 하더니 이렇게 되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12년 동안에 6명의 문교부장관을 임명해서 평균 23.3개월 재임하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16년 동안에 10명의 문교부장관이 임명되어 평균 19개월 재임하였다. 전두환 대통령은 7년 6개월간 4명의 문교부장관을 임명해서 평균 22.5개월 재임하였으며 그동안에 이규호장관이 3년 5개월 재임해 최장수 문교부장관이 되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5년간 4명의 장관이 평균 15개월 재임하였다. 김영삼 대통령은 5년간 5명의 장관이 평균 12개월 재임하였으며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김대중 대통령은 7명의 장관이 평균 8.6개월 재임하였다. 안병영 장관은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두번 장관을 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9년 카터행정부에서 교육부가 신설되었고 지금까지 8명의 장관이 평균 3년4개월 재임하였다. 영국수상을 지낸 마가렛대처는 에드워드히스수상밑에서 1970년부터 4년간 교육및과학부장관을 역임하였다. 독일에서는 19세기와 20세기 초까지 교육부는 독립되어 있지 않았으나 내무부내에 교육담당국장 프리드리히알토프라는 사람이 대학행정의 최고책임자였는데 1882년부터 1908년까지 무려 26년간 재임하였다. 그는 각 대학에 교수정원을 배분하고 교수를 임명하는데에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였다. 그 기간에 독일의 대학 특히 베를린대학, 괴팅겐대학, 뮌헨대학, 하이델베르그대학, 라이프치히대학 등은 세계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독일에서는 초중등교육은 각 주의 책임이므로 알토프 국장은 실제로 대학문제에만 관여하였다. 히틀러정권에서도 베른하르트러스트가 1934년부터 1945년까지 11년간 교육부장관으로 재직하였다. 장관임기가 1년도 안되는 우리나라는 부끄러운 일이다. 민간인 출신이 정권을 잡은 지도 14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군사정부 정책의 잔재인 대학입시의 정부주도방침을 고수하고 있음은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유능한 장관이라도 이 정책을 고집하는 한 사교육비를 줄일 수가 없으며 공교육은 날로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 과도한 교육비부담이 오늘날 젊은 부부들이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2005년에는 49만3천명의 신생아가 출생하였는데 18년 후인 2023년에 이들 중 85%가 대학에 간다고 해도 41만9천명밖에는 안된다. 한편 대학입학정원은 4년제대학 42만4천4백명에다 전문대학 26만6천90명 합계 69만490명이나 된다. 이미 신입생 충원율이 70%이하인 4년제 대학이 18개이고 50%이하가 10개나 된다. 그런데도 교육부에서는 아직도 대학설립을 신규인가하고 있다. 장관이 하도 자주 바뀌니 신임장관이 업무를 파악해서 일해 볼 기회가 없는 것이다. 차기정부에서는 교육부 장관만은 2년반 정도의 임기를 보장하는 관행이 이루어지기 바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