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이 프랑스 등 EU회원국내에서 증가추세에 있는 미국 대학분교 진출에 대해 유럽 학문 정체성 쇠퇴와 학위 교류 불균형 등 갖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프랑스 정부 당국은 최근 자국내에 설치된 미국 대학분교가 아시아 등세계 각국에 세워진 다른 분교들과 차별화 되어 있지 않아 자칫 획일적인 교육패턴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미 대학분교의 일원화된△교과목 △평가방법 △교육환경 등을 예로 들며 이것이 앞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대학 교육 시스템을 모두 잠식할 것이란 극단적인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프랑스 총리 보좌관인 크라우드 알레그르(Claude Allegre)는 최근 『르 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현재 세계 각국에 있는 그들 대학분교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 작업이 끝날 때쯤이면 유럽의 각대학은 유럽 고유의 대학교육문화를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레그르는 또한 유럽 각국의 교육계 인사들과 함께 지난 3일 끝난 시애틀WTO 뉴라운드 협상에 참석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교육시장에 무역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며 "차라리 온라인 교육에 대한 의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유럽연합 각국은 단일 공동체라는 기본 원칙하에도 회원국의 고등교육에 대해서는 각국의 특성을 존중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의 경우증가하는 미국 대학분교의 영향으로 점차 자국만의 특색 있는 교육문화를잃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프랑스 국립과학 연구센터(FNCSR)는 최근 1970년대 이후 각 대학들이 미국식의 석·박사 학위취득 시스템을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현재 대다수의 유럽인들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기 위해 미국 대학으로 진출하는 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프랑스 등지에서 학사학위만을 취득하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 또한 미국인은 교육기회의 확대보다는 유럽이라는 지역적 매력 때문에 프랑스 등의 유럽국가를선호하고 있어 학위 교류에 있어서의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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