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안 원장은 한국의 미래, 기업 문화, 신자유주의와 기부 문화 등을 주제로 슈미트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구글 사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안 원장은 이날 나눈 대화에 대해 “슈미트 회장은 ‘한국이 이제는 저가의 제조업 국가로는 안된다. 지식정보 기반 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려면 혁신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나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이어 “도덕적이고 성실한 경우 실수는 용납하면서 기회를 주다보면 실패를 딛고 성공해서 국가나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패자부활전' 문화를 칭찬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문제에 대해서는 “슈미트 회장이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고 하더라”며 이를 가리켜 “일종의 ‘문화’”라고 설명했다.

신자유주의의 폐단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이 ‘고용없는 성장’이라며 조금만 관심을 두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는 데 (슈미트 회장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슈미트 회장이 운영 중인 ‘에릭 슈미트 패밀리 파운데이션’과 관련 “재단 설립과 운영에서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날 환담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기업의 혁신 등을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그렇게 옮겨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8일 미국으로 떠나며 “열정을 갖고 계속 어려운 일을 이겨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는 말에 대해서도 “언론의 과도한 해석에 당혹감을 느꼈다”며 정치적인 해석을 우려했다.

안 원장은 현지시간으로 9일과 10일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서울대 교수 채용을 위한 면접을 하고 오는 11일 시애틀로 이동해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만나 자선 재단 창설과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