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계 및 고부가 전자부품' 특성화로 지역산업과 상생
산학협력분야 국책사업 3관왕 쾌거 ‘산학협력 모범답안’
가족회사제도, EH 제도 등 특화된 프로그램 도입, 전파

산기대는 LINC 사업 선정이 목표가 아니었다. 최우수 평가를 받는 게 목표였다. 이응혁 산학협력부단장은 “우리 대학처럼 특화된 프로그램을 가진 대학이 없고, 산학협력과 관련해 학교 시스템이 총 동원되는 대학이 없기 때문에 사업 선정을 자신했다”며 “예상대로 산학협력 지표를 평가하는 2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정부 지원금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산기대는 1997년 옛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출연해 설립한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다. 최근 2년 연속 취업률 전국 1위(졸업생 1000명~2000명 규모)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는 산기대만의 기업기반 교육과정을 비롯해 △가족회사제도 △현장실습 학점제 △엔지니어링하우스(이하 EH=Engineering House) 제도와 같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장 맞춤형 교육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다수의 기업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전국 대학에 확산된 가족회사제도는 산기대가 시발점이다. 산기대는 시화·반월·남동 등 서해안 지역 산업단지에 위치한 중소기업들과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 가족회사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이 제도는 2006년 열린 공과대학 혁신포럼을 시작으로 전국 대학으로 확산됐고,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에도 도입됐다. 산기대는 현재 전국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3800여 개의 가족회사와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 EH, 기업·대학·학생 모두 ‘윈윈’ = 가족회사제도와 함께 산기대를 대표하는 산학협력모델은 엔지니어링하우스(EH)다.
EH는 교수-기업 간 이뤄지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학부생이 연구원으로 참여해 24시간 현장밀착형 학습을 수행하는 대표 공학교육 모델이다. 이응혁 산학협력부단장은 “EH는 기업과 진행하는 실전 프로젝트를 정규 교과로 구현한 독특한 형태여서 타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산기대에는 50여 개의 EH(IT, 전통산업, 생명화학 및 신소재 분야로 구분)가 운영되고 있다. 204개의 참여기업과 공동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305명의 학부생들이 EH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H 모델은 기업과 대학, 학생 모두에 시너지 효과를 준다. 기업과 대학 간 산학연계 활성화는 물론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EH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현장교수로 활동하는 기업연구원으로부터 맞춤교육을 받아 산업계의 기술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실무능력을 익힌다. 산기대는 “EH 프로그램은 학생에게는 취업기회 확대, 기업에게는 R&D 역량 확충과 기술인재 선점 효과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5년 EH에 입주해 산기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한 바이오인식 전문기업 슈프리마는 지문인식센서를 개발해 세계적 수준의 성능을 갖춘 지문인식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산기대는 이 과정에서 기술과 장비를 지원하고 관련 전공 학부생들을 연구원으로 참여시켰으며, 연구원으로 참여했던 학생 중 2명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특성화 지원 전략 수립을 위해 ‘특성화추진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 특성화추진센터를 통해 특성화 분야를 중점 지원하고, 가족회사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Allset(All Support for Enterprise) 프로그램을 활용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 특성화 분야 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 실무교육을 위해 ‘IT기계 및 고부가 전자부품 산업’ 분야 특성화 트랙과정(교과과정)을 ‘IT융합기계 트랙’, ‘전자정보부품 트랙’ 등 두 트랙으로 나눠 운영한다. 참여하는 학과는 △기계공학과 △기계설계공학과 △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전자공학과 △신소재공학과 등 5개 학과다.
특성화 분야의 창업 활성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 분야의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공간과 초기 부담 비용 지원은 물론 산학협력중점교수와 Allset팀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EH 기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 경기도 유일 ‘창업선도대학’ 선정= 경기도에서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대학은 산기대가 유일하다. 학생 창업에 우호적인 환경과 지원체계가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산기대는 청년들의 창업 성공률을 높여주기 위해 EH 기반 창업트랙을 설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학생들은 EH에서 교수, 기업 연구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이 같은 창업트랙 운영으로 2011년도에는 EH 기반 창업트랙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을 지닌 12명의 청년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매년 20명 이상의 청년 사업가를 육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또 2013년도에는 창업특기자 전형을 신설해 창업 잠재력이 우수한 학생을 수시 2차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 [박스] 일반대 전환…340억 투입 ‘QWL 캠퍼스’ 조성
산기대는 올해 일반대 전환과 함께 QWL(Quality of Working Life) 캠퍼스를 통해 ‘제2창학’을 준비하고 있다. QWL캠퍼스는 산학협력시스템을 더욱 발전시키고 연구개발, 교육역량 강화를 꾀하기 위해 조성되는 것이다. QWL캠퍼스에는 교내 1만3200㎡ 부지에 국비와, 지방비, 민자를 합쳐 340억 여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200개소 규모의 기업연구관도 설치된다.
산기대는 QWL캠퍼스 사업을 통해 산학협력의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업이 진행되는 2016년까지 교육, 기술교류, 장비지원 등을 본격화하면 △기업연구소 300개 설립 △3000명의 연구인력 유입 △1000억 원 규모의 R&D 예산 유발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기업경쟁력을 강화해 6000억 원 이상의 매출 신장과 총 3500여 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최준영 총장은 “QWL캠퍼스가 올해 10월 완공되면 교육·취업·R&D가 선 순환되는 새로운 산학일체형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며 “청년들의 산업단지 기피 현상이 해소되고 청년실업과 산업인력의 부조화 문제가 해결되는 가장 모범적인 산학융합지구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응혁 산학협력부단장
“산학협력의 시작은 기업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응혁 산학협력부단장이 공개한 산기대 산학협력의 성공 비결이다. 산기대는 이번 LINC사업 선정 외에도 지난해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 주관대학, ‘2012년도 산학연 공동기술개발사업 산학협력 중점사업’ 선정까지 산학협력분야 국책사업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
이 부단장은 “우리 대학이 산학협력을 잘 할 수 있었던 토양은 기업을 이해하는 구성원들의 마인드”라며 “대학 전체 구성원이 산학협력에 대한 확신과 공감을 갖고 있으며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산학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기대는 기업을 먼저 이해하고 산학협력을 이루려는 노력으로 이제 기업이 먼저 찾는 대학이 됐다. 이 부단장은 “예전에는 대학이 가족회사나 EH에 기업을 유치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젠 기업들이 먼저 찾는다”며 “EH에는 24시간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연구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입주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기대는 이 같은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공간 확장 계획을 갖고 있다. 올해 10월 완공되는 QWL캠퍼스에 200개소 규모의 기업연구관이 들어설 계획이다. 산기대는 이를 통해 △300여개의 기업연구소 △3000명의 연구개발 인력 유입 △1000억 원 규모의 R&D 예산 유발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이해 이외에도 산기대가 산학협력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학교 시스템이 산학협력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 부단장은 “산학협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학교가 산학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수용하고 시스템을 뒷받침 해줘야 가능하다”며 “우리 대학은 교수 승진 시 SCI급 논문보다 실용화된 기술, 산학협력할 수 있는 기술에 점수를 더 많이 주고 있어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