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활성화 위해 광역권·산중·거점연구단 사업 통합

 
교수인사제도 ‘친 산학’적 개편 등 대학가 일대 혁신 예고
산학교수 채용 올해에만 794명, 대학 현장교육 강화 기대

대학 산학협력의 한 획을 그을 LINC 사업이 닻을 올렸다. 본지는 산학협력 선도 모델을 발굴, 전체 대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산학협력 선도대학 특집'을 공동 기획했다. 각 대학이 LINC 사업을 통해 지역산업과 상생 발전할 청사진을 심층 취재해 보도할 계획이다. 연재보도는 3회에 걸쳐 게재된다. 마지막 회(845호·5월 14일자) 에서는 사업단장들의 LINC 성공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이에 대한 교과부 산학협력국장의 인터뷰를 싣는다<편집자 주>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이하 LINC사업)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가장 공을 들인 대학 지원사업 중 하나다. ‘학령인구 급감’이란 위기를 앞두고 대학 역량강화의 열쇠를 산학협력에서 찾은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산학협력 관련 대학 지원사업이 있었다.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이하 광역권사업)이나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산중사업)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사업이 나눠지다 보니 연계효과가 적었다. 일부 대학이 지원을 독식하는 문제도 나타났고, 대학의 산학협력 활동이 공과대학에만 편중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과대학 내에서도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교수들의 경우 업적평가 자체가 연구실적 위주로 돼 있기 때문에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길 꺼렸다. 학생 현장실습을 지도하거나 기업에 기술자문을 해 줄 시간이면 논문 한 편을 더 쓰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이유로 교과부가 지난해 2월 신설한 산학협력국에서 가장 먼저 마련한 게 ‘산학협력 촉진을 위한 교원인사제도 개선안’이다. 교수들이 논문실적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실적으로도 평가받을 수 있게 하자는 방안이다.

LINC 사업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산학협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작됐다. 기존의 △광역권 사업 △산중사업 △거점연구단사업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예산도 3개 사업의 지원예산(1455억)보다 245억이 늘어났다.

또 대학의 체질을 ‘친(親) 산학협력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교수 업적평가를 바꿈으로써 산학협력에 교수들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공대 위주로 편중됐던 산학협력이 대학 전반으로 확산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 달 말 LINC사업에 최종 선정된 대학은 모두 51개교다. 이 중 수도권 7개교를 제외하면 44개 대학이 모두 비수도권 지역이다. 이는 사실상 LINC 사업이 갖는 정체성이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대학 역량강화’란 사실을 뒷받침한다.

교과부는 지난 달 말 LINC사업 선정결과를 발표하며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교육을 바꾸고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 지역산업 수요를 반영한 대학 특성화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사업에 선정된 대학에 의무적으로 현장실습지원센터와 창업교육센터를 설치토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장실습을 강화해 대학·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고 취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교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교과부가 LINC사업 신청 대학에 의무적으로 채용토록 한 ‘산학협력중점교수(이하 산학교수)’가 첨병 역할을 한다. 51개 대학들은 올해에만 전국적으로 794명의 산학교수를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대학에서 △현장실습·창업교육 등 현장중심형 교육 △기업 애로기술 지도 △기술개발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간 현장과 괴리됐다는 지적을 받아온 대학의 교육·연구의 현장적합성을 끌어올리는 데 이들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기존 교수들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제 산학협력 실적으로도 제대로 된 업적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산학협력에 적극 나설 명분도 갖춰졌다.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공간을 찾아내고, 기업과 협약을 맺는데 앞장 설 전망이다. 또 지역 산업에 대한 기술자문과 자교의 특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LINC사업에 선정된 대학이 기존 교수들 중 일부를 산학교수로 지정하는 경우를 ‘지정형 산학교수’라고 한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올해에만 60명의 지정형 산학교수를 위촉할 계획이다.

이 대학 김우승 산학기획처장은 “오히려 대학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려면 새로 채용된 산학교수보다 지정형 산학교수의 역할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새로 채용된 교수가 기존 교수사회의 변화를 이끌긴 어렵기 때문에 기존 교수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교과부가 LINC사업에 선정된 51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교수업적평가가 대폭 개선된 사실이 확인된다. 교수가 업적평가를 받을 때 연구실적을 산학협력 실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이 68%에 달한다. 지난해 대학 평균치(20.6%)보다 무려 48%p가 수직 상승했다. 이는 그만큼 논문 대신 △특허나 기술이전 △현장실습 지도 △기술자문 등으로도 교수가 자신의 실적을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교과부는 LINC 사업 신청 대학 92개교 중 51개교를 선별하면서 ‘특성화’ 부분도 중시했다. 해당 대학이 선택한 특성화 분야가 지역의 산업과 얼마나 연계가 가능하느냐를 본 것이다. 이는 LINC를 통해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산업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교과부가 사업성격을 규정한 대목을 보더라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지난달 28일 교과부는 사업선정 대학을 발표하며 “대학·기업이 공동으로 지역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기술개발을 하도록 하겠다”며 “LINC 사업은 이를 통해 지역 대학과 지역 산업의 공생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대학 내에서 학문간 융합도 활발해 질 전망이다. 최근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 트렌드는 ‘융합’이다. 때문에 사업 참여 학과 간 융합은 불가피한 흐름이다. 동국대의 경우 △영상미디어대학 △공과대학 △경영대학 등 3개 단과대학 9개 학과가 참여해 융합형 문화콘텐츠 육성사업을 추진한다.

 
다른 대학에서도 이런 융합 교육·연구가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LINC사업에 참여하는 학과는 전국적으로 1639개 학과다. 대학 당 평균 32개 학과가 참여, 공대 위주로 편중됐던 산학협력의 변화를 예고한다. 공대를 기반으로 경영·디자인·인문·사회 분야의 융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학의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본지가 전국적으로 LINC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을 취재한 결과 그런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업적평가 개선으로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고, 강화된 현장교육과 융합교육이 산학 간 미스매치를 얼마나 해소할 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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