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수 연봉 1억 이상 12개교, 강사 시급은 4만원 이하

을지대 1억3100만원 전국 1위, 강사료는 고작 2만8000원
4월 정보공시, 2011년 교수연봉 현황 대비

▲ 정교수 평균연봉 1억원 이상, 시간강사 강의료 4만원 이하 대학 현황(단위: 천원).
[한국대학신문 신하영·전은선 기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 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시간강사 강의료를 공개하자 교수 연봉은 높은데 시간 강사료는 박하게 주는 대학들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대학신문은 3일, 최근 공개된 전국 대학의 시간당 강의료(시급)와 정교수 평균연봉을 대비해 봤다. 그 결과 12개 대학은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 원을 넘는 데도 시간강사 강의료는 4만 원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박보환 의원실이 집계한 ‘2011년 대학·직위별 급여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 원을 넘긴 곳은 48개교다. 분교와 분교를 별도로 하면 60개교로 집계된다.

이들 대학은 재정상태가 비교적 좋아 시간강사 강의료도 평균보다 높은 곳이 많았다. 그러나 12개 대학은 정교수 연봉이 1억 원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의료는 박하게 책정했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의 시간강사 강의료는 평균 4만7100원이다.

을지대 대전캠퍼스는 정교수 평균연봉 1억3176만원(2011년 기준)으로 전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시간강사 시급은 2만8000원으로 정보공시 대상 180개교 가운데 여섯 번째로 낮았다. 을지대 보다 시간 강사료가 낮은 대학은 영남신학대(2만7000원)·건동대(2만5000원)·광신대(2만5000원)·중앙승가대(2만5000원)·한중대(2만5000원)뿐이었다.

이에 대해 을지대는 지난 20072년제인 서울보건대학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재정이 많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정동근 교학처장은 대학 통합 후 건물 리모델링, 기자재 확보 등 교육시설을 갖추는데 예산을 집중하다 보니 강의료 인상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대학 평가를 앞두고 시간당 강의료를 평균(47100)에 근접하게 인상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원대도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196만원으로 전국에서 47위를 기록했으나 시간강사 시급은 3만7100만원으로 180개교 중 138위를 기록했다. 동명대도 정교수 연봉이 1억154만원(53위)으로 집계됐으나 강사료는 3만8100원으로 136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한국외대도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901만원으로 19위를 차지했으나 강사료는 3만8500원(131위)으로 나타났다.

누적적립금(2011년 현재 5555억 원)이 이화여대(6568억)에 비해 두 번째로 많은 홍익대는 본교와 분교(조치원)가 나란히 강사료가 낮은 대학에 포함됐다. 홍익대 본교는 정교수 연봉이 1억292만원(44위)인 반면 강사료는 3만8800원(128위)으로 집계됐다.

홍익대 조치원캠퍼스도 정교수 연봉은 1억147만원(54위)인데 반해 강사료는 3만8600원으로 130위에 머물렀다. 이밖에도 △한남대(정교수 1억388만원, 강사료 3만9400원) △한국성서대(1억795만원/3만9600원) △광운대(1억165만원/3만9900원) △경성대(1억330만원/4만원) △강남대(1억429만원/4만원) △인제대(1억2487만원/4만원) 등이 교수연봉은 후하게, 강사료는 박하게 주는 대학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가 시간강사 처우개선 사업으로 국립대만 지원할 게 아니라 사립대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정부가 국립대 강사료를 시간당 8만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는 사립대에서 강의를 하는 강사가 더 많다”며 “그런 만큼 정부가 재정확충을 통해 사립대 시간강사의 인건비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위원장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시간강사 강의료를 평균보다 낮게 주는 대학이 많다”며 “정부가 고등교육재정 확충을 통해 시간강사 문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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