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이지리아 국가교류 확대에도 기여”

기술연수생 40명, 자동차 정비·용접분야 이론·실습과정 이수 중
한국어교육·문화체험·산업체 견학 등 정서적 공감대 형성 노력
 

[한국대학신문 김재홍 기자] 인덕대학에는 요즘 ‘특이한’ 외국인 학생들이 자주 눈에 띈다. 올해 2월부터 나이지리아 정부와 공동으로 ‘나이지리아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기술 연수생 40명은 1년 동안 자동차 정비와 용접 분야에 대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받게 된다. 우리나라 대학에서 아프리카 국가의 연수생 수십 명이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업 특성화로 이름을 날렸던 인덕대학은 이제 이 분야에서도 선두로 나가겠다는 다짐이다.

▲ 올 2월부터 인덕대학은 나이지리아 정부와 공동으로 ‘나이지리아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이론은 물론 현장교육도= 기술교육 프로그램은 3월부터 6월까지 1학기, 7월부터 10월까지 2학기 정규과정으로 편성됐다. 프로그램은 일주일 기준 △전공수업 12시간 △한국어 10시간 △태권도 9시간 △영어 4시간으로 구성된다. 전공수업은 두 분야에서 진행된다. 용접기술 분야가 28명, 자동차 정비 분야가 12명이다. 한국인 교수가 강의를 하면 통역 담당직원이 영어로 통역해 연수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자동차 정비 분야 연수생들은 각종 공구 및 점검장비를 활용해 엔진, 새시, 전기장치 등의 결함이나 고장부위를 파악하고 수리하는 과정을 배운다. 용접기술 분야에서는 다양한 용접장비를 조작해 금속 및 비금속 재료를 필요한 형태로 가공하는 작업 등이 내용이다. 관리인을 두어 학생들의 케어에도 신경을 쓸 예정이다. 외국인 유학생의 돌출행동을 막고, 체계적인 교육을 완수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40명의 연수생을 관리하기 위해 나이지리아에서 함께 온 우체나 아부구씨는 “연수생 관리를 위해 이들과 동행을 하는 경우가 많고, 동행을 하지 못할 경우 지정된 시간까지 연수생들이 식사를 하고 복귀를 해야 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지침을 준다”고 말했다. 정규과정 이후 연수생은 11~12월 2달 간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마치고 나이지리아로 돌아간다. 김광만 평생교육원장 겸 국제어학원장은 “현장실습 업체는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에 진출하거나 진출 계획이 있는 기업체를 우선 대상으로 섭외해 연수생들이 원활하게 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나이지리아 기술교육생들도 인덕대학 체육대회에 함께 참여했다.  

■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도= 연수생들의 빠른 적응을 위해 한국어 교육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연수생들이 한국어 지식이 거의 없어 1학기에는 초급과정부터 시작한다. 이들은 800여개의 기초어휘와 기본문법을 배워 ‘자기 소개하기’, ‘음식 주문하기’, ‘취미, 날씨 등 친숙한 화제 말하기’ 등을 배우게 된다. 2학기에는 1500~2000개의 어휘를 이용해 우체국, 은행 등 공공시설 이용에 필요한 표현 등을 습득한다. 김 원장은 “연수생들이 적응을 빨리하고, 우리나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에 대우해양조선건설·삼성전자·LG전자·한국석유공사 등이 진출해 있어,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면 귀국 후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나이지리아 연수생들이 정규수업을 통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문화체험과 산업체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연수생들은 인사동, 남산에서 문화체험을, 진로 이천공장, 하이트 홍천공장 등에서 산업체 견학을 실시했다. 2학기에는 용인민속촌, 경주, 설악산 등 고적을 답사하고 현대자동차, 대우중공업 등 전공 관련 산업체를 견학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나이지리아에서 파견한 감독관 1명, 학교 관리자 1명 등을 배치했다. 의료사고 발생을 대비해 을지병원과 협약을 맺었다. 김 원장은 “이번 프로그램의 성패는 연수생들이 안전하게 교육을 받는 것에 달렸다”며 “연수생들의 안전 문제를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학생과 멘토링 제도 시행”
[인터뷰]김광만 평생교육원장 겸 국제어학원장

▲ 김광만 평생교육원장 겸 국제어학원장
-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이지리아 정부가 연수생들에게 교육비, 생활비 등 각종 경비 전액을 지원한다. 장관급인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직접 이번 프로그램을 관장할 정도로 국가적 차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그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 간 국가교류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고 없이 원활하게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국내 학생과의 교류 프로그램은
“현재 멘토링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학생 3명, 나이지리아 학생 3명씩 한 그룹을 이뤄 일주일에 1~2차례 교류한다. 얼마 전 체육대회에서도 국내 학생과 나이지리아 학생들 간 축구시합을 하는 등 스포츠 교류도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아프리카가 일본, 중국, 미국 등에 비해 낯선 것이 사실이지만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고 나이지리아가 먼 나라가 아니라 가까운 나라, 친구의 나라라는 점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프로그램 이후 목표가 있다면
“이번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내년에도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거다. 기회가 된다면 나이지리아 뿐 아니라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류 기회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겠다.”

“한국에 매료···인생 바꿀 수 있는 기회”
[인터뷰]소셀레 네이탄(나이지리아 연수생)

▲ 나이지리아 연수생 소셀레 네이탄씨
“나이지리아에서 자동차 분야에 종사를 하고 있었는데 기술이나 시설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나이지리아 정부에서 한국 자동차 기술이 세계적으로 뛰어나고 대기업이 많아 현장실습 환경이 좋다고 해서 국비장학생에 지원했지요.”

네이탄씨는 지난 2월 나이지리아 국비유학생으로 입국해 현재 인덕대학에서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고 있다.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에 오게 된 것이 기쁘고, 한국 학생과 어울리는 것도 재밌다고 말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열린 인덕대학 체육대회에 참여한 것은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그는 “한국 학생들과 축구시합을 하는 등 체육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나이지리아 전통 춤과 노래를 10여 분 동안 공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매우 뿌듯했다”고 했다. 한국어와 태권도를 배우는데 매료됐다는 그는 “나이지리아에 한국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한국어를 배우면 귀국 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넓어 한국어 학습에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배우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기도 했다.

이번 국비장학생 선발에 대해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배운 기술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부에서 국비를 들여 연수생을 파견한 것은 한국의 우수한 기술을 배워 귀국 후 보탬이 되라는 의미겠죠. 귀국 후 자동차 정비센터를 운영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연수생 잘한다는 칭찬에 보람”
[인터뷰]우체나 아부구(나이지리아 측 관리인)

▲ 나이지리아 관리인 우체나 아부구씨
“수업을 마치고 기숙사에 오면 공부를 하는 학생, 음악을 듣는 학생, 다른 취미를 하는 학생 등 40명의 개성이 모두 다릅니다. 연수생들을 일일이 관리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우체나 아부구씨는 연수생들이 사고 없이 우리나라에서 이론 및 실습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귀국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들과 소통하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아픈 학생들은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그가 직접 구매해서 연수생들에게 주기도 하며, 연수생들의 건의사항을 취합해 대학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수생들이 교수님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칭찬을 받거나, 시험 성적이 잘 나왔을 때 관리인으로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 그는 “연수생들이 무사히 국비연수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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