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방과후학습 현장 들여다보기

[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 ] 순천향대가 ‘나눔교육’을 통해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 지역과 소통하는 대학을 만들고 있다. 대학 내 예비사회적기업이 지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방과후학교 학습을 통해 ‘나눔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서교일 총장은 앞서 열린 개교 35주년 기념식과 비전선포식을 통해 “‘나눔교육을 실현하는 Unique University’로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겠다”고 밝혀 순천향대가 본격적으로 ‘나눔교육’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나눔교육 현장을 찾아가다 ‘예산초’ = 예산군 예산읍에 위치한 예산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수업 ‘창의수학’ 교실. “위치를 생각하고 놓아야지.”, “선생님 아닌데요. 저는 여기에 놓으려구요.” 3학년 학생 6명이 듣는 방과후학교 수업인 ‘창의수학’시간에는 보드게임 수업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보드판의 영역을 넓혀야 이기는 이 게임에 모두 집중해 있었다. 지도교사 유희숙 씨는 학생들에게 “생각하고서 칩을 놓아야 된다”고 계속 주문했다. ‘창의수학’ 은 일반 교과 프로그램과는 달랐다. 쌓기나무, 입체도형, 보드게임 등 각종 구체물을 통해 ‘만져보는 수업’으로 진행됐다.

▲ 예산초등학교 ‘창의수학’ 교실 유희숙 지도교사와 함께 보드게임 수업에서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유 교사는 “창의수학은 손으로 만지는 수학, 머리로 푸는 수학을 말한다. 개념을 알고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쉽게 풀 수 있도록 이미지화 하는 것”이라며 “수업이 끝나는 학기말쯤이면 학생들은 문제해결능력과 논리적 사고력, 공간지각력을 갖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 멋진 음악도 나눠요 ‘예산중앙초’ = 예산군 예산읍에 위치한 예산중앙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수업 ‘밴드수업’ 교실. “멋진 드럼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멋진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 예산중앙초등학교 밴드부 학생들이 지도교사와 함께 악기연주 수업에 열중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드럼연주자 김민겸, 베이스기타 연주자 이재연, 손민재, 채승우….’ 이 학교에서 밴드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이마에는 악기 연주로 구슬땀이 맺혔다. 5학년 김민겸(남) 학생은 “매주 수요일 오후가 기다려진다. 멋진 드럼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업 전 조훈행 교사는 악기 튜닝으로 학생들이 연주하는 악기를 직접 점검해 줬다. 조 교사는 “선택수업이기 때문에 입시학원 개념을 탈피해 재미있게 가르치려고 한다”며 “밴드 특성상 팀웍을 다지고 협동심을 길러주는데 신경을 써 지도하고 있다. 학생들과 장난치면서 친구처럼 대해주는 것이 수업효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 아산의 신창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생명과학 시간에 네모난 모양의 만화경을 만들어 가시광선을 확인하며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새싹 과학자들 자라나 ‘신창초‧남성초’ = 아산의 신창초등학교 과학실에서 ‘방과후학교’ 수업인 ‘생명과학’시간이 진행됐다. 1학년생들이 듣는 이 수업은 관찰과 체험을 통해 생명과학에 대해 이해를 돕는 기초수업이다. 학생들은 빛과 거울의 성질을 이용해서 ‘만화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가시광선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아산의 남성초등학교 과학실에 찾아갔다. ‘로봇교실’ 수업이 한창인 가운데 26명의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로봇 조립과 분해를 거듭해가며 고사리 같은 어린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였다. ‘레빗봇’을 조립한 2학년 복주영(남) 학생은 조립한 로봇이 작동하지 않자 이내 선생님에게 질문해 케이블 연결이 잘못된 것을 배웠다.(레빗봇: 토끼모양으로 뛰는 모습. 연결된 바퀴를 회전시켜 튕기며 이동하는 로봇)

▲ 아산의 남성초등학교 방과후학교 ‘로봇교실’ 시간에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임지은 교사와 함께 진지한 표정으로 로봇을 조립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6학년 김문찬, 임지은 교사, 5학년 김경수 학생)
또 저학년 때부터 수업을 들어온 일부 5, 6학년생들은 지도교사와 함께 ‘휴먼봇’등 상당히 어려운 단계의 로봇조립에 열중하고 있었다. 3학년 때부터 로봇수업을 받아 온 5학년 김경수(남) 학생은 지금까지 32개의 로봇을 조립 완성한 경력자다.

과학자가 꿈이라는 김경수 학생은 “조립하면서 CPU기판 등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품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 날 김경수 학생은 휴먼봇을 조립했다.(휴먼봇 : 사람처럼 생긴 휴머노이드형 로봇. 손과 머리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박스> 인간사랑, 나눔교육 실천하는 순천향사람

순천향대는 방과 후 학교 교육을 필요로 하는 취약지역을 섭외해 초등학교 대상으로 보충교육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추진단을 구성, 산학협력단 내에 ‘(사)순천향사람’이란 명칭의 독립 사업단을 설립했다. 이어 지난 1월 교육부가 대학 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사)순천향사람’을 인가, 아산‧예산지역 7개 학교 50개 과정의 방과 후 학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순천향사람’은 아산지역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수요조사 해 △놀이수학 △창의수학 등 특화프로그램과 △스토리텔링 △국어‧영어놀이 △영어연극 등 인성창의프로그램 수업을 36명의 교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학교 측은 “대학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 대학의 역량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며 “이 수업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해 교육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활동하는 교사들은 지식과 재능을 나누고자하는 교대 사대 출신 구직자, 고학력퇴직자, 경력단절 여성 등의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 돼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 제공은 물론 우수 인적자원의 사회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교일 총장은 “대학 내 예비사회적기업을 통해 아산‧예산지역 학생들에게 다양한 특기와 적성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창의력이 신장될 수 있도록 토요학교, 문화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초중등 학생들을 위한 나눔교육에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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