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약한 기반 극복하고 사업 1년 만에 최상위권 등극

특성화 살려 여성·장애인·노약자·다문화 관련 기관 대거 동참

▲ 대구대 본관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1차년도 평가 결과 대구대(총장 홍덕률)는 현장밀착형 37개교 중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12개 대학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최병재 대구대 LINC사업단장은 “사업선정(대경강원권 현장밀착형)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대학은 선정 대학들 가운데 중하위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산학협력의 기반도 약하고 실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심사과정에서 사업계획이 좋은 평가를 받아 선정됐다”고 회고했다.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전 대학 구성원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간파했기 때문에 더 성실하게 세심하게 노력할 수 있었다. 산학협력을 통한 대학 체질개선 등 앞으로의 사업에 대해 무거운 압박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LINC사업은 하늘이 준 기회”= 산학협력에 대한 인식이 미비했던 대구대를 변화시킨 것은 2009년 11월 홍덕률 총장의 취임과 그 궤를 함께 한다. 최 단장에게 대구대 산학협력의 최선봉에 서 줄 것을 청한 것도 홍 총장이다. 최 단장은 “당장 실적을 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당시 대구ㆍ경북에서 4, 5위에 머물던 대구대 산학협력의 여건상 미래를 위해 틀을 제대로 잡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 LINC사업 성과보고회
청년일자리사업 등 지자체 사업을 수행하며 기반을 닦아나가던 대구대가 본격적인 LINC사업 체제로 들어선 것은 2011년 중순 경. 기존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산중사업)·광역경제권선도산업인재양성사업(광역권사업)·지역거점연구단사업이 통합된 형태의 산학협력 사업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고 부터다. 최 단장은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했다. 최 단장을 주축으로 그 해 7월, 9명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총장 직속으로 LINC사업단을 설치하고 하부에는 사업관리실, 기업지원실, 교육지원실, 특성화지원실로 나눠 업무를 세분화했다. 부속기관으로 운영위원회, 자체평가위원회도 설치했다.

■교원평가 시 인문사회ㆍ예체능계열 산학업적 2배로 인정= 대구대 LINC사업의 주안점을 살펴보면 첫째, 이공계열만이 아닌 인문ㆍ사회, 예체능계열까지 모두가 함께 하는 산학협력이다. 대구대 LINC사업의 비전 역시 ‘네오(NEO, New Ecosystem for the Other 90%)’다. 그동안 대기업과 이공계열 중심으로 진행돼온 산학협력에서 예외로 여겨져 왔던 90%를 범주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신(新)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대구대에 특성화 분야인 여성, 장애인, 다문화 관련 기관들을 대상에 포함시켰다. 1, 2차년도 사업에만 65개 학과, 10개 단과대학, 370명의 교수, 1만 4000명의 학생들이 함께 했다.

두 번째는 교수 채용과 평가 패러다임의 변화다. 많은 대학들이 기존 전임교원을 트랙만 바꿔 산학협력중점교수(산중교수)로 채용하는 것과 달리 대구대는 100% 외부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채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식으로 사업 1차년도에 27명, 2차년도에 37명을 채용했다. 사업 최종년도의 목표는 82명이다. 최 단장은 “산업체경력 10년 이상으로 규정한 교과부의 산중교수 임용 규정보다 강화된 15년 이상의 관련기관 혹은 산업체 경력이 있는 분을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수업적 평가 시 산학협력실적의 반영비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미 사업 초기인 현재, 5차년도 목표로 제시했던 비율을 달성한 상태다. SCI급 논문대비 산학협력실적 반영비율은 80.78%, 산학협력 실적물의 연구실적물 대체가능 비율은 100%다. 여기에 이공계열 외 분야의 적극적인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문·사회, 예체능계 교원업적 평가 시 산학협력 업적을 2배(이공계열 대비)로 계상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 모습
■현장실습, 목표보다 2배 이상 초과 달성= 교육과정도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개편해 현장실습, 캡스톤 디자인, 창업, 창의설계 관련 강의의 비중을 크게 늘렸다. 현장실습의 경우 현장실습지원센터에서 일반선택 과목으로 운영함으로써 기존 이공계열 집중현상을 타파해 비이공계열로 확대하고 있다. 비이공계열 전공과 관련된 실습기관을 확보하는 한편, 실습 전 사전직무교육(Pre-Ojt)을 통해 효과적인 현장실습이 되고, 나아가 취업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3년간 현장실습 이수자 수를 보면 이공계열의 경우 2010년 68명에서 2012년 304명으로, 비이공계열의 경우 2010년 72명에서 2012년 658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사업 1차년도에만 950여명이 참여해 본래 계획인 400명보다 배 이상 달성했다.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의 최근 3년간의 실적을 보면, 수강생 수는 이공계의 경우 2010년 622명, 2011년 741명, 2012년 1457명으로, 교과목 수는 2010년 18개, 2011년 19개, 2012년 36개로 증가했다. 비이공계열에는 지난해 처음 도입돼 수강생 수 616명, 교과목 수 14개를 기록했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도 이어져 1학기에만 이공계는 42개 교과목을 편성(17개 개설)했고, 비이공계열은 57개 교과목을 편성(10개 개설)했다. 

[산학협력의 동반자, ‘가족회사’] 종이 협력이 아닌 ‘실질적 교류’ 추구

▲ 가족회사교류회
대구대 LINC사업이 큰 성과를 거둔 데는 효율적인 가족회사 운영도 한 몫을 했다. 종이에 서명만 하는 이름뿐인 ‘협력’이 아닌 실질적 교류를 꾀한 것. 이를 위해 전담조직인 산학협력조정실을 통해 기업연계 업무를 진행했다. 우선 기업이 희망하는 분야의 교수를 멘토 교수로 지정해 기업지원, 취업, 현장실습 등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기전자 등 분야별로 8개 분과로 나누고 분과별 회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모임을 열어 기업끼리의 활발한 교류도 추진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홈(HOME, Handicapped Old Multi-culture Etc.) 분과. 장애인, 노약자, 다문화, 여성 등 지금까지 산학협력에서 소외돼왔던 기업들을 하나로 묶어 우대하고 있다. 2010년 5개 기업으로 출발해 2011년 20개, 2012년 69개로 늘어나 2013년 5월 기준 78개까지 확대했다. 이외에도 산학공동기술개발과제를 통한 대학보유 지식재산권에 대한 기업 활용 지원(2012년 특허 출원 27건), 기술이전 및 사업화 과제를 통한 5개 과제 기술사업화 성공(기술이전 8개 기업, 5500만원) 등의 성과를 냈다.

2013년 5월 기준 대구대의 가족회사는 443개이다. 2010년 71개, 2011년 141개, 2012년 371개로 계속 증가해왔다. 2016년에는 1000개의 가족회사를 만들어 100여개 학과가 각 10여개의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 단장은 “특별한 협력 안건 없이 대학에서 무작정 오라고 해서 곤란함을 겪는 기업이 상당수다. 우리 대학은 기업과 윈-윈하기 위해 멘토링, 각종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되려 한다. 실제 기업들로부터 ‘대구대는 다르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구성원들 적극적인 성원이 가장 큰 원동력”
< 최병재 LINC사업단장 >

▲ 최병재 대구대 LINC사업단장
LINC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매우우수’ 등급을 획득해 2차년도 사업비로 현장밀착형 대학 중 최고액인 48억 원을 지원받은 대구대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추경예산 사업계획 평가를 통해 6억 4000여만 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총 54여억원의 국고를 지원받게 된 것. 경북도와 경산시 등 지자체의 지원까지 합치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병재 LINC사업단장은 “이번 추경예산 사업 평가에서도 산학협력 잘하는 대학으로서의 대구대의 실력이 증명됐다”며, “산학협력의 내실을 한층 더 다지고 새로운 산학협력의 메카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학생과 미취업 졸업생들을 위한 산업체 인턴십과 직무연수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취업 및 창업 교육훈련 강좌 개설과 학생 참여 산학공동연구과제 수행, 창업 동아리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의 취업과 창업 역량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 단장은 “예산 중 일부분은 웰니스 복지기기 산업화 모델 개발과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융합연구 포럼 등 박근혜 정부의 국정 핵심과제인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학 내부의 변함없는 지지도 부탁했다. 최 단장은 “LINC사업이 현재까지 무리 없이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대학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소외되는 곳 없이 대학의 모든 학과 및 부서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양해와 성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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