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급 전임교수 10명 영입해 실효성 기대

1년차 평가 ‘매우 우수’ 비결 “기숙형대학에 LINC 얹어”
올해 산업실무역량인증 추가…‘메디치형 인재’ 기를 것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단장 김희중·원주LINC사업단)은 ‘전자의료기기 특성화’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실제로 연세대 원주(부총장 이인성)는 지난 15년간 원주시와 함께 지역특성화 산업에 매달려왔다. 이는 최근 1년차 평가에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 현장밀착형 37곳 중 최상위인 ‘매우 우수’ 판정을 받은 비결이다.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이 이처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엔 오랫동안 수행해 온 산학관 협력사업과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이 LINC사업으로 인해 폭발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도입한 기숙형대학(Residential College)이 안정기에 접어든 지난해 LINC사업에 선정되면서 교육과정을 산학협력친화형으로 바꿔갈 수 있었다. 김희중 단장은 이를 “기숙형대학 위에 LINC사업을 얹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의료기기 특성화와 가장 밀접한 의공학부가 소속된 보건과학대학을 비롯해 과학기술대학, 정경대학, 인문예술대학 등 4개 단과대학에서 총 14개 학부(교수 141명, 학생 4484명)가 LINK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역 산업체인 ‘가족회사’는 지난해 110여곳에서 올해 160곳까지 대폭 늘었다.
■원주의료기기특성화 ‘원조’= 사업시행 첫해,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이 빠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화한 데에는 그간 연세대 원주가 지역사회에서 다져온 산학협력 경험이 있다.
연세대 원주는 지난 1998년부터 강원도 원주시와 손잡고 전자의료기기 산업을 집중 육성해 온 주역이다. 당시만해도 ‘군사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원주시에는 전자의료기기에 관한 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원주시는 연세대 원주는 의공학연구소와 함께 의료기기 특화공단을 조성했고, 연세대 원주는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학협력을 통한 지역산업단지조성 부문 대통령상(2004)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의료기기산업 집적화 도시’로 발돋움한 원주시에는 100여개 이상의 의료기기 산업체가 모여 있다. 전국적으로도 의료기기 생산량의 15.6%를, 수출량으론 23.4%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산업·지역적 특성화가 뚜렷하다.
15년여 ‘산학관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연세대 원주는 지난해 3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선정한 LINC사업 첫해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진 1년차 평가에서 ‘매우 우수’ 판정을 받은 것도 꾸준히 진행해 온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결과였다.
김희중 단장도 “산학관 협력 경험과 저력이 있어서 사업시행 1년간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다채로운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메디치형’으로 산학협력 시동= 지난해 6월 개소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은 중세 르네상스를 발현시킨 이탈리아 메디치(MEDICI) 가문의 혁신적 시도에서 힌트를 얻었다. 기조도 ‘매디치형 우수인력 양성 및 산학협력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링크사업단’으로 잡았다.
사업단이 강조하는 ‘메디치 효과’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융합을 기반으로 한 산학협력의 출발점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 및 의료융합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은 교과과정부터 산학협력 친화형으로 개편했다. 세부적으로는 의료기기 인·허가 관련 연계전공 3개, 의료산업 연계전공 교과목 12개를 신설했다. 이들 신설교과목은 모두 ‘전공선택’으로 개설했다. 산업체, 정부기관, 해외 전문가 등 의료기기 특성화 전문가 특강도 한 달에 2회씩 총 24회 열었다.
2년차에 접어든 올해부터는 졸업인증에도 산학협력의 융합적 측면을 추가하기로 했다. 영어인증과 정보(컴퓨터)인증으로 구성돼 있던 기존 졸업인증에 ‘산업실무역량인증’을 넣기로 했다. LINC사업은 이공계 뿐 아니라 글로벌, 행정, 금융, 경제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산업실무역량인증에 따르면 학생들은 학부과정에서 인턴십이나 봉사활동 등 일정 정도의 산업체 경험이 있어야 졸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은 가족회사를 활용한 산업체 현장실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산업체 현장실습 시 학생 1인당 50만원(4주)~100만원(8주)을 지원하고 있다. 현장을 돌아본 학생들은 캡스톤 디자인 등 교내 교육과정을 통해 산업체가 필요로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결과물은 다시 해당 업체에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대학과 산업체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교수들의 특허나 기술이전도 마찬가지다.
학생과 산업체를 보다 밀착시키기 위해 산학협력중점교수(산학교수)를 과감하게 임용했다. 사업 첫 해 산학교수 12명을 전원 전임교원(비정년)으로 임용한 것이다. 이들은 최소 10년에서 최대 30년 이상의 현장실무경험을 갖췄다. 박사학위자 10명, 석사학위자 2명으로, 디자인계열과 금융계 출신자를 제외하면 모두 박사급이다. 2년차에 접어든 올해도 산학교수 2명을 추가로 임용할 예정이다.
산학협력단 역량강화 차원에서 변리사, 기술거래사를 산학교수와 별도로 채용한 점도 눈에 띈다. 이들은 교수들이 보유한 연구업적 중 기술이전이 가능한 것들을 찾아 산업체에 연결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창업 관련 법적 절차나 기준을 강의하기도 한다. 올해는 회계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우수성과로 재정 51억9100만원 확보= 이처럼 다채로운 산학협력사업을 추진해 온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도 지난해보다 올해 더 기대를 모은다. 사업 첫해부터 안팎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재정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세대 원주 LINC사업단은 사업비 28억8500만원 외에 후진학사업에 선정돼 추가로 2억원을 더 받았다. 총 30억8500만원으로 1차 사업을 수행했다. 올해는 2년차 LINC사업비 23억원에 1년차 ‘매우 우수’ 지원금 21억원을 더 받았다. 후진학사업비와 기타 평가 상금 2억5000만원과 추경예산 6억4100만원을 합해 총 51억9100만원을 내년 2월까지 집행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LINC사업 관련 재정만 지난해보다 2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희중 단장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창업 지원과 현장 실습 등 학생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며 “재정지원사업 차원에서 일회성에 머무는 산학협력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산학협력의 토대를 다지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산학협력중심대학 발돋움 기회”
< 김희중 LINC사업단장 >
-‘메디치형’ 인재 양성이 슬로건인데.
“이탈리아 피렌체의 대부호였던 메디치 가문이 예술, 인문, 문학활동 등에서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했는데 그 결과로 수많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왔다. 서구 산업화 르네상스를 일으킨 계기가 됐다. 우리는 LINC사업 첫해인만큼 산학협력의 르네상스를 선도하자는 데 목표를 뒀다. 산학협력에 상징성을 부여하기에 충분하지 않나.”
-1년차 평가에서 ‘매우 우수’를 받았다.
“15년 전부터 원주시와 특성화 산업단지에 관한 협력을 시작하면서 의료기기산업 중심 대학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원주의료기기 산업을 지원하고 있는 (재)원주의료기기 테크노밸리와 긴밀한 상호협력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산학협력을 오랫동안 해온 것이다. 축적된 산학협력 노하우 덕분에 사업시행 첫해에 시행착오가 적었던 것 같다.”
-지난 1년, 두드러진 변화를 꼽으면.
“첫해에는 교수업적평가 등 대학의 전반적인 제도를 산학협력친화형으로 바꾼다는 데 대해 교수들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 것 같았다. 1년간 사업을 수행하면서 해당 학부(학과)의 예산, 교육과정 등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믿음을 줬다. 연구중심대학에서 산학협력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한 한 해였다.”
-정경대학과 인문예술대학도 사업에 참여했는데.
“의료기기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통해 제품을 개발하고 인·허가를 받아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 기획부터 유통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다. 판로를 개척하고 판매하는 전 과정에 경영학이나 경제학이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그래서 의료기기 경영이나 의료기기 경제 등으로 연계전공을 묶었다. 의료분야에 초점을 맞춘 융합전공이다.”
-LINC사업에 바라는 점은.
“우리는 실험적 시도를 통해 끊임없이 여러 모델을 제시하려고 한다. 산학협력과 관련한 교육, 회의체 구성, 설명회, 워크숍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LINC사업은 취업 등 지방 사립대에겐 절실한 과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수성과를 확산하는 의미에서 여타 지방 사립대에도 사업 참여기회를 넓혀 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