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2015년 표준어 추가 결과 발표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이쁘다’, ‘잎새’ 등 일상에서 많이 쓰이지만 표준어가 아니었던 표현들이 표준어로 인정됐다.

국립국어원(원장 송철의)은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잎새, 푸르르다, 이쁘다, -고프다’ 등 11항목의 어휘와 활용형을 표준어 또는 표준형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2015년 표준어 추가 결과’를 발표하고 2016년 1월 1일 자로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main.jsp)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립국어원은 급변하는 언어 환경에 대응하고 국민 언어생활의 편의를 높이고자 어문 규범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한글맞춤법 등의 어문 규정을 현실화하고 복수 표준어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복수 표준어 추가는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국어규범정비위원회, 국어심의회 등 여러 단계의 전문가 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그동안 ‘이쁘다’는 비표준어로 ‘예쁘다’로 써야 했지만 앞으로는 ‘이쁘다’도 ‘예쁘다’와 뜻이 같은 표준어로 인정된다. 이렇게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마실’, ‘이쁘다’, ‘찰지다’, ‘-고프다’ 등 모두 4항목이다. 이 가운데 ‘마실’은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과 ‘여러 집이 모여 사는 곳’이라는 두 가지 뜻 중 ‘이웃에 놀러 다니는 일’이라는 뜻에 대해서만 표준어로 인정됐다.

복수 표준어를 인정한 것은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는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의 원칙을 따랐다. 이미 써오던 ‘예쁘다’와 추가로 인정된 ‘이쁘다’를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도록 해 새로운 표준어를 익히기 위해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

둘째는 현재 표준어와 뜻이나 어감이 달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그동안 ’푸르르다‘는 ’푸르다‘로 고쳐 써야 했다. 하지만 ’푸르르다‘와 ’푸르다‘의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푸르르다‘는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렇게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꼬리연, 의론(議論), 이크, 잎새‘ 등 모두 5항목이다.

세 번째로 비표준적 표현으로 다뤘던 활용형을 표준형으로 인정한 경우다. 그동안 ‘말다’가 명령형으로 쓰일 때 ‘ㄹ’을 탈락시켜 ‘(잊지) 마/마라’와 같이 써야 했지만 ‘(잊지) 말아/말아라’와 같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쓰는 것도 인정했다. 또한 ‘노랗다, 동그랗다, 조그맣다’ 등과 같은 ㅎ불규칙용언이 종결어미 ‘-네’와 결합할 때는 ‘ㅎ’을 탈락시켜 ‘노라네/동그라네/조그마네’와 같이 써야 했으나, 불규칙활용의 체계성과 현실의 쓰임을 반영해 ‘노랗네/동그랗네/조그맣네’와 같이 ‘ㅎ’을 탈락시키지 않고 쓰는 것도 인정했다. 이렇게 복수의 표준형으로 인정된 말은 ‘말아, 말아라, 말아요’처럼 ‘말다’에 ‘-아(라)’가 결합할 때 ‘ㄹ’이 탈락하지 않는 활용형과 ‘노랗네, 동그랗네, 조그맣네’처럼 ㅎ불규칙용언에 어미 ‘-네’가 결합할 때 ‘ㅎ’이 탈락하지 않는 활용형 등 모두 2항목이다.

국립국어원은 1999년에 <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한 이후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들을 검토하는 일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11년 ‘짜장면, 맨날, 눈꼬리’ 등 39항목을 추가했고 2014년에는 ‘삐지다, 놀잇감, 속앓이, 딴지’ 등 13항목을 표준어로 추가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된 표준어 11항목은 올해 열린 국어심의회(위원장 서정목)를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 그동안 국립국어원이 어문 규범과 <표준국어대사전>의 보완을 위해 시행해 온 어휘 사용 실태 조사와 말뭉치 검색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고 표준어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것들을 선별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언어 사용 실태 조사 및 여론 조사를 통해 국민의 언어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규범에 반영해 국민들이 국어를 사용할 때에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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