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여론 불구, 대학 수익 창출 수단화

기숙사 설립과 운영을 민간 업체에 넘기는 미 대학이 늘고 있다. 부족한기숙사 공간 문제 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예산 확보의 어려움 없이 오히려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는 발상에 서 비롯된 이같은 추세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샌프란시스코주립대는 최근 한 민간 기업에게 대학 기숙사 설립과 운영을맡겼다. 4천7백50 만달러가 소요되는 기숙사 설립에 이 대학은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건축에 필요한 교내의 토지만 할애해주는 선에서 7백60개의 방을 가진 기숙사를 내년 가을쯤이면 얻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30년이 지나면 이 건물은 대학의 소유가 된다.

대학이 이같은 '파트너십' 방식으로 기숙사를 설립하는 사례는 비단 이 대학뿐이 아니다. 5 년 전부터 도입된 이런 방식에 따라 설립되는 기숙사는 돈으로 환산했을때 지난해 3억 달러 수준이었으며 올해는 5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대학이 민간 업체에 기숙사 설립을 맡기는 현상이 증가하게 된데는 우선 대학으로선아무런 재정적 부담이나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 기숙사 설립에서 비 롯되는 재정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학에 민간 기업의 제의는달콤한 유혹이 아 닐 수 없다. 특히 향후 9년간은 입학생수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부족한 기숙사 공간 문제는 해결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 돈은 없지만 해결해야할 문제라 는 배경이 이같은 방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 업체에 의해 좋은 시설이 갖춰진기숙사 보유가 등록율을 높이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계산도 물론 깔려있다.

현재 대학 기숙사 설립과 운영을 추진중인 민간 업체는 9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대학에 재정적 부담을 주지 않는 대신 30년 동안 기숙사를 직접 운영을 하면서 여기에서 나오는 임대료나 부대 수입을 노리고 있다. 부동산 업체나 건설 업체인 이들은 이른바 현금인출기세대(ATM generation)의 보다 나은 기숙사 환경에 대한 욕구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욕실 이나 입식 부엌은 물론 첨단 통신 시설을 갖춘 아파트 형태의 기숙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대학 측에 이런 시설을 갖춘 기숙사를 가져야 고급 환경을 원하는 요즘의신세대 신입생들을 유치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대학과 민간 업체의 잇속이 맞아 떨어져 이런 형태의 기숙사 설립과 운영이 더욱 늘어날 추 세이지만 부정적 시각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우선 기숙사 설립과 운영을맡은 민간 업체가 도산이나 재정난, 횡령 등 재정적 문제를 일으킬 경우 대학과 기숙사를 동일시하는 학생이 나 부모는 물론 사회적으로 '대학에 책임이 있다'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 업체에 운영권이 있기 때문에 임대료 책정이나 학생 관리 등에서 대학 측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주로 목조 건물로 지 어지는 기숙사 건물은 설령 30년 후에 소유권이 대학에 이전된다고 해도 건물로서의 가치를이미 상실해버려 별로 실익이 없다는 부정론도 지적된다. 그러나 부정론은 긍정론에 비해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대학과 민간 업체의 파트너십의 실효성이 검증되려면앞으로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초기 단계인 탓이다. <비즈니스 오피서* 크로니클 종합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