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현장’에 참여하자… 전날 밤부터 와

‘노인들도 뿔났다’… 박근혜 지지자들도 탄핵 외쳐

▲ 탄핵 선고를 앞두고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음악에 맞춰 탄핵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구무서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이지희·장진희·주현지 기자] 탄핵 선고를 앞두고 헌법재판소 촛불집회 현장에는 탄핵 인용을 바라는 인파가 몰렸다. 나이, 성별, 직업은 모두 달랐지만 이들은 한 마음 한 뜻으로 탄핵 인용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1시간 앞둔 오전 9시 헌법재판소 앞은 마치 축제 현장 같았다. 이날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헌재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촛불이 민심이다! 헌재는 탄핵하라!”는 집회측 연설에 시민들은 환성으로 답했다. 집회에는 부부젤라가 동원됐고 아리랑 등 노래가 울려퍼지며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최측 노래 공연을 맡은 박성환씨(46)는 “나의 소원은 탄핵이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그는 밤새 노래를 부르느라 목이 쉬었지만 더욱 크게 마지막 곡을 불렀다.

선고 당일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밤을 새면서까지 헌재 앞을 찾은 시민들로 붐볐다. 새벽부터 일해 한숨도 못 자고 현장에 나온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 강수은씨는 “아침 7시에 일을 마친 후 바로 헌재 앞으로 왔다”며 “역사교육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나중에 교단에 섰을 때 바르게 가르치고 싶다”고 답했다.

전날 촛불집회 밤샘농성부터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 휴학생 윤모씨는 “어제 밤부터 농성장에서 숙식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라도 탄핵이 기각 된다면 이 나라는 미래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참석자도 있었다. 대학생 홍순영씨는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고 회고했다. 그는 “백남기, 세월호 집회도 참여하며 최루액도 맞아서 아프기도 했다”며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현장에 오니 울컥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덧붙여 “기각되면 많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대학생뿐 아니라 중장년층들도 탄핵을 위해 촛불을 들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찍은 임택원(66)는 목청을 높이며 “박근혜를 찍었더니 나라를 망쳐놨다”며 "내 친구들도 다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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