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문 대구보건대학교 대외부총장

▲ 장상문 대구보건대학교 대외부총장

올해 14~29세 청년실업률은 8월 현재 9.4%로 IMF 사태 직후인 1999년 8월 10.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청년실업률에 영향을 미치는 양적 요인으로는 청년층의 인구 증감을 나타내는 인구 구조적인 측면과 경기 여건 및 노동수요적인 측면이 있고 질적 요인은 직업교육 시스템의 문제가 있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직업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약 75%의 청소년들이 직업교육을 받으며, 직업교육 과정 중에 기업에서 별도로 현장 직무교육을 받는 Dual Training System 과정을 이수해 직업인으로 성장한다. 그리하여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2012년 7.3%, 2016년 6.2% 이었으며, 전체 실업률은 2012년 5.4%, 2016년 4.1%로, 2016년 기준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실업률 비율은 한국이 2.65배이지만, 독일은 1.5배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한국은 독일보다 청년층의 고학력자 비율과 이들의 전공불일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국에서는 직업 교육과정 중에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청년의 비율이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서 일자리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므로 취업이 되더라도 짧은 취업유지 기간이 계속되어 청년실업률 상승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국가 및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으나,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식기반사회 및 평생학습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야하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력과 스팩이 아닌 능력중심사회 실현을 위한 핵심기관으로 전문대학을 명실상부한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청년실업률의 질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직업교육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 및 발전 방향에 대하여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로 전문대학 수업연한 다양화이다. 보건의료계열 학과는 지난 50년 동안 전문대학에서 개설되어 보건의료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해왔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보건의료계열 학과가 일반대학에 많이 개설돼 임상병리과, 방사선과, 물리치료과 및 작업치료과 등의 학과는 전문대학 보다 오히려 일반대학에 더 많이 개설돼 있다. 전문대학 졸업생들은 동일한 국가면허증을 취득하였음에도 취업 시 산업체의 일반대학 졸업자 선호 등의 상대적인 역차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을 다양화하여 직업군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열어놓음으로써 일반대학 졸업자들과 동등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로 고등교육기관을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및 고등직업교육대학으로 분류할 것이 아니라, 연구중심대학과 고등직업교육대학이라는 이원화 체제로 개편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일반대학은 연구중심대학으로,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 역할이 엄격하게 구분되어야만 학문연구와 직업교육이 균형적으로 발전하고 4차 산업혁명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일반대학의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역할 및 성과, 전문대학의 직업교육대학으로서의 역할 및 성과를 엄격하게 평가하여 연구중심대학의 역할 및 성과가 부족한 일반대학은 그 역할에 맞는 잣대로 구조개혁을 해야 높은 고학력자 비율과 전공 불일치률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고 청년실업률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우수한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는 전문대학에 행.재정적인 지원체제를 일반대학보다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전문대학이 우수교원 확보, 교육시설의 고도화 및 첨단학습방법 등을 도입해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우수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전문대학 졸업자의 사회적 신분과 처우를 과감하게 개선함으로써 학벌 중심이 아니라 능력 중심 사회를 만드는 것이 청년실업률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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