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석 서정대학교 부총장

▲ 한재석 서정대학교 부총장

그동안 우리 전문대학은 어려운 여건과 교육환경 속에서도 국가와 산업사회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를 도모하면서 대학 간 상호 협력을 통해 전문직업인을 양성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커다란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속적으로 지켜져야 할 대학사회의 상호 협력에 대한 공동체 인식과 자세는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통한 정원감축 정책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라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서글픈 일이다.

대학평가의 바람직한 방향은 자율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지향의 창의적 교육혁신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 운영체제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가르쳐야 할 교육콘텐츠와 교수학습법 혁신이 더욱 소중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등직업교육 환경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의 학습 역량과 산업 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실무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조개혁평가는 외형적 시스템구조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내실화와 학생의 학습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평가 결과의 활용 측면에서,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인력 양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공동체 인식을 감안할 경우 전체 대학 중 70% 정도를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해야 한다. 정원감축방안으로 같은 비율로 등분하는 보편적인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만 이미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대학은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감축 대상 정원의 70% 이상의 일정부분은 고통 분담하는 차원에서 등분해 감축하고 나머지는 대학평가 경쟁력 수준에 따라 감축함으로써 구조개혁의 연착륙을 도모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수를 줄이는 것보다는 학과 수를 줄여 특화된 대학으로 유도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대학사회는 어려운 여건일수록 고통 분담의 공동체 인식과 자율기반의 교육경쟁력이 엄연히 양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 고등직업교육은 자율성·책무성·안정성·평등성을 균등하게 추구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 하에서 교육선진국의 직업교육 수준을 능가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의 질 관리체제가 확보돼야 한다. 이미 다가온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부응하고 그에 알맞은 직업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우리는 지식기반의 능력중심사회를 주도하고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매력적이고 다양한 현장실무 중심의 교육과정 혁신을 통해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시켜야 한다. 따라서 대학은 산업현장의 체험학습과 캡스톤디자인 등의 제작학습, 현장실습 등의 직무수행 성취도가 높은 교육과정을 통해 혁신적 창의인재 육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대학이 국가경쟁력향상과 산업사회의 안정화를 위한 선도적 역할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시대적 흐름 보다 앞서가는 미래지향적 창의인재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 현장실무 중심으로 프로그램화된 교육과정으로의 혁신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나긴 난관의 동굴을 다 같이 함께 슬기롭게 벗어날 줄 아는 지혜를 나누어야 하는 시점이다. 전문대학이 교육혁신의 커다란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 고통 분담의 자세와 자율 기반의 교육경쟁력을 통해 생존할 방안과 전략을 함께 모색하고 강력히 실천한다면 우리의 앞날은 희망이 함께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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