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학정책 변환기, 상생의 해를 기약하자
[사설] 대학정책 변환기, 상생의 해를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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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17년도 거의 다 갔다. 2016년이 유난히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지만 올 한 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본지가 매년 한 해를 보내는 송년호에 마련하는 ‘10대 뉴스’ 코너만 보더라도 올해처럼 대학가 담론이 격렬하게 터져나온 해도 드문 것 같다. 조기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뒤 대학정책은 크고 작은 변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정부와 대학, 사회 간 갈등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와 마찬가지로, 지난 정부에서 과오로 지적된 정책은 폐기하고, 새로운 국정 철학을 반영하는 정책이 주를 이뤘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공공성 강화’가 모든 정책의 뿌리가 됐다.

교육부는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로 문제가 된 재정지원방식과 구조개혁 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일반재정지원방식은 다시 도입하되, 평가를 통해 선별적 지원하는 틀은 유지한다. 하위대학, 특히 최하위 대학과 비리대학을 퇴출하거나 제재하는 기조는 더 강화했다. 결국 큰 틀은 유지된다는 점에서 대학협의체와 대학단체들은 우려와 반발로 응답했다. 예정대로 내년도에 평가는 진행되지만,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대학단체들의 실망감은 작지 않아 보인다.

국공립대 지원은 대폭 강화하는 정책은 눈에 띄었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예산은 다소 깎였으나, 210억원에 불과하던 국립대 혁신 지원사업 규모는 800억원으로 4배나 늘었다. 국립대는 입학금을 일괄 폐지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또한 지난 정부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국립대 총장 선출방식을 간선제로 일원화하던 정책은 대학 자율로 바뀌었다. 큰 반발은 없었으나, 대학들은 총장 선출에 참여하는 구성원 비율을 두고 맞서는 과도기 단계에 접어들었다.

반면 사립대는 입학금 폐지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사립대는 재정난이 심각해 충분한 재정보전을 약속해 달라고 강조했지만, 교육부는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 대신 등록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자료를 뿌리는 등 논의과정에서 사립대가 적폐처럼 비치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정부 임기 내 사실상 입학금을 모두 폐지하는 데 합의를 이뤘다.

고등직업교육과 평생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은 확대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문대학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전문대학 총장들은 올해 하반기 본지 주최 프레지던트 서밋을 통해 ‘인더스트리 4.0과 고등직업교육’을 주제로 전문대학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역시 개막식에 참석해 전문대학 지원을 대폭 늘리고 제도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전문대학가의 숙원이던 교육부 조직 확대는 실현됐고, 최근 발표된 전문대학 제도 개선방안에는 전문대학이 받아오던 차별을 시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정책들이 포함됐다. ‘나노디그리’와 ‘평생교육 바우처’, 사이버대 국고사업 실시 등 평생교육 강화 정책도 담겼다.

내년에는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속도가 더 높아질 예정이다. 국가교육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전초 단계인 국가교육회의가 주요 교육 현안을 논의해나가게 된다. 수능 개편 논의는 여전히 도화선으로 남아 있는 만큼 교육 분야의 갈등 소지는 군데군데 있다. 교육부의 정책이 진행되는 과정 중 대학 구성원 간 대립도 예상된다.

그렇다면 대학가는 민주적으로, 실효성 있는 토론장을 마련할 수 있을까. 대학들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차분히 한 해를 성찰하면서 내년을 상생의 해로 만들어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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