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보건과학대학교 단짝 김용현·윤동욱 씨(간호학과3)

▲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간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단짝 김용현(오른쪽)·윤동욱 씨.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나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간호학도들이 임상실습을 나가기 전 간호윤리와 간호원칙에 대해 맹세하는 '나이팅게일 선서'의 첫 문장이다. 간호사 캡(Cap)을 쓰고, 촛불을 든 손을 가지런히 모은 경건한 모습은 간혹 텔레비전 뉴스와 신문기사로 보도되기도 한다. 만약 그 안에 남자 간호학도가 끼어있다면 어떨까.

10년 전만 해도 남자 간호사는 시트콤 속에서나 나오는 코믹한 설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보건과학계열을 특성화한 충북보건과학대학교(총장 박용석)의 경우 2018년 간호학과 신입생 111명 중 22.52%인 25명이 남학생이다. 최근 5년 통계를 보면 △2014년 12.64% △2015년 18.82% △2016년 20.68% △2017년 13.63% 등 2017년만 잠시 주춤했을 뿐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여자 의학도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데 남자 간호학도라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충북보건과학대학교 간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용현·윤동욱씨는 자율실습을 늘 함께하는 단짝이다. 윤씨는 2016학번이지만 청주시내 종합병원에서 원무과 직원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는 27세 늦깎이 대학생이다. 2014학번 선배인 김씨는 군대를 제대한 뒤 3학년으로 복학했는데 나이는 윤 씨보다 세살 어린 24세다. 둘은 서로 '형님', '선배님'이라고 부른다.

윤씨는 "대전에 있는 한 전문대학에서 병원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병원 원무과에서 1년간 근무하면서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면서 "졸업 후에는 서울의 '빅5 병원'에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토익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지만 젊음의 패기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래가 불투명한 학과를 선택하기보다는 '전문직으로서 간호사의 길을 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보건직이나 소방직 공무원, 지방공사 의료원 등 평생직장으로서 선택의 폭이 생각보다 넓다"고 설명했다. 

또한 "처음 입학할 때와 현재의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다"면서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두 학생 모두 간호학과 진학을 결정했을 때 가족들이 격려하고 응원해줬다. 일선 병원에서도 남자 간호사의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 여성 간호사가 할 수 없는 일은 아니지만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수술실 등 야간근무나 근력이 필요한 업무에는 남자 간호사가 더 제격이기 때문이다.

병원근무 경력이 있는 윤씨는 "야간 응급실에는 술에 취한 사람이나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실려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간호사 면허 가운데 상당수가 '장롱면허'여서 수급난을 겪는 상황에서 남자 간호사가 늘어나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간호사 면허 보유자는 34만명이 넘지만 실제 병원 종사자는 18만명 정도에 불과해서다. 3교대 근무가 많은 여건상 여성은 육아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 학생은 졸업 때까지 일선병원에서 무려 1000시간의 현장실습을 진행 중이다. 그런 와중에도 틈틈이 병원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선입견만 갖지 않는다면 참 좋은 직종이라고 생각한다. 진로를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 또한 "친구들과 만나봐도 미래 걱정을 덜 하는 편이다. 사회기여도 할 수 있고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점에서 내 스스로의 선택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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