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대학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 ‘창직(創職)’
[대학로] 대학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 ‘창직(創職)’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원 (사)한국창직협회 회장

벚꽃 개화가 이뤄지는 순서대로 지방 대학부터 문닫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학가는 흉흉하다. 저출산의 여파로 인해 지방대는 이미 입학절벽에 직면해 있고 그동안 무풍지대로 알려졌던 수도권 대학마저 미달상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로 2019년부터 대학 입학정원보다 고졸자 수가 적어지는 역전 현상이 시작되고, 2023년엔 입학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정원미달 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학 교육이 과연 급속도로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대응하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를 제대로 양성하고 있는지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혁신적인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대학마다 차별성 없이 거의 유사한 커리큘럼으로 운영하고, 대형 강의실에서 교수가 일방적으로 수업하는 주입식 교육이 계속되는 한 구조조정을 더욱 앞당길 뿐이다.

“우리의 모든 교육방식은 1차 산업혁명이 있었던 19세기의 방식과 똑같다”고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지적한 것처럼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방식으로 대학이 살아남기는 힘들어졌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출 수 있는 획기적인 대학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현실여건상 한순간에 교육 시스템을 바꿔 나가기란 쉽지 않다. 또한 정부의 재정 지원금 확보를 위한 성과지표인 취업률을 수시로 챙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미래 비전을 위한 거시적인 교육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하기에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대학이 이러한 구조적인 현안을 극복하고 각자도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취업률 제고와 미래의 인재 양성을 위한 방안으로 ‘창직’을 제안한다. 대학에서 창직을 하면 학문의 융합은 기본이고 직무의 혁신을 불러오면서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로 ‘창직(創職: Job Creation)’은 ‘새로운 직업이나 직무를 만드는 활동’이지만 포괄적 의미는 ‘직무를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활동’까지 포함한다. 즉, 창직은 대한민국 1호 신직업을 만드는 활동을 넘어서 직업세계의 변화에 맞춰 스스로 사회나 기업에서 원하는 직무로 새롭게 전환하거나 개발하는 활동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기존 직무가 급변함에 따라 취업, 창업만으로 가속화돼 가고 있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이젠 ‘창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와 변화에 기업과 사회에서도 ‘창직형 인재상’을 원하는 추세다. 대학이 창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창직을 하면 당장 대학의 취업률 제고에 도움이 된다. 기존의 직무가 아닌 세상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그에 적합한 새로운 직무 역량을 키워서 취업에 도전하기 때문에 입직 확률이 높다. 이러한 취업 형태를 ‘창직형 취업’이라고 한다. 창직에 도전하면 자연스럽게 트렌드 및 시장분석력, 창의적인 문제해결력, 직무 간 융합과 세분화 능력, 리더십 등을 고루 함양할 수 있어서 취업에도 유리하고 직장 내에서도 그 누구보다 변화적응력을 갖춘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창업률도 올리고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본취득을 목적으로 아이디어를 통해 창업하는 기존 방식과 다르게 창직은 노동의 가치에 목적을 두고 창업을 하기도 하는데, 이를 ‘창직형 창업’이라고 한다. 재활공학사인 김정현씨는 반려동물의 재활에 관심을 가지면서 반려동물의 재활을 돕는 직업인 ‘반려동물재활공학사’를 창직하게 됐고, ‘펫츠오앤피’라는 국내최초의 반려동물 전문 재활기업을 설립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데, 창직형 창업의 좋은 예이다. 이는 자신의 직무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직무를 발전시켜 창업에 나선 결과, 창업 성공률이 매우 높다. 또한 직원을 채용하면서 창출하는 일자리 뿐 아니라 이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지망생들이 늘어가면서 생기는 새로운 일자리로 인해 노동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회적 기여까지 동반한다.

이처럼 선순환적 기능이 있는 창직 활동을 위해서는 대학에 창직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이를 위해서 대학의 창업 보육을 담당하는 ‘창업보육센터’처럼 창직을 원스톱 지원할 수 있는 ‘창직지원센터’나 ‘창직지원단’ 등의 대학 내 기구 조성이 절실하다. 이 기구는 대학생활 동안 직업세계의 통찰을 통해 직무의 변화를 스스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창직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창직에 대한 전문 코칭과 컨설팅할 수 있는 창직컨설턴트를 배치해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업무를 담당함으로써 창직을 용이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창직을 통해 지역과 전공에 맞는 새로운 직업, 직무 개발로 이어져서 혁신적인 미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진다면, 대학별로 특성화된 경쟁력과 자생력을 갖추고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대학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창직’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