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문대학의 눈물… 언제까지?
[특별기고] 전문대학의 눈물… 언제까지?
  • 한국대학신문
  • 승인 2018.07.0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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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집 대책위원회 위원장/국제대학교 총장

대학 기본역량 진단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결과 발표 후,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평가의 기본이라 할 공정성과 객관성과 형평성이 흔들린 결과가 발표돼 대학현장은 볼멘소리의 차원을 넘어 합리적인 의혹과 분노로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2단계 진단대상 대학들은 이의제기라도 하고 싶으나 혹 미운털이 박혀 대학에 조금이라도 불이익이 있을까 소금 먹은 소 우물 들여다보듯 하고 있고,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대학들도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런데 이 분열과 불안의 정체가 의혹일 뿐일까.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 자율개선대학 선정비율의 문제는 이런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 진단대학을 기준으로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 비율이 전문대학은 65%인데 비해, 일반대학은 75%로 무려 10%나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2단계 진단을 받아야 하는 총 86개 대학 중 일반대학은 40개 대학, 전문대학은 46개 대학이다. 2단계 진단대상 대학은 전문대학이 6개나 더 많다. 전체 진단대상 323개 대학 중 187개교(일반대학) 대 136개교(전문대학)가 2단계에서는 40개교(일반대학) 대 46개교(전문대학)로 역전된 것이다. 과연 형평성에 맞는가, 묻고 싶다. 교육부는 대상 대학 전체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평가 제외대학을 모집단에 포함시켜 자율개선대학을 선정하는 것은 마치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지도 않은 선수를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반대학의 높은 선정비율에는 일반대학 관계자들조차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당초 계획과는 다른,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도권 특정대학을 구제하기 위해 75%나 선정했다는 소리도 들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교육적폐라고 서슴없이 단언하는 것을 보면 일반대학들에서도 이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이다. ‘진단괴담’이기를 빈다. 그런데 분명한 문제는 그 과정에서 전문대학이 매우 심한 차별을 당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전문대학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해명을 하거나, 전문대학의 선정비율을 65%에서 일반대학의 수준인 75%로 조정해야 한다.

전문대학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 정원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그동안 정부의 교육정책에 적극 부응해왔다. 특히 6월 24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실업자 수를 보더라도, 전체 실업자 수 112만1000명 중 일반대학 졸업자는 40만2000명(35.8%)인데 비해 전문대학 졸업자는 14만5700명(13.0%)에 불과했다. 전문대학이 청년실업문제 해소와 국가경제 활성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입직연령을 낮춰 교육복지 실현에 기여함으로써 가성비 높은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교육부의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더 이상 전문대학 구성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사라졌다.

또 다른 문제는 권역별 상생발전을 고려하지 않은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 비율이다. 교육부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편람설명회 자료집에서 “권역별 균형을 고려해 선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그 공언이 무색해졌다. 강원·충청권의 경우, 충청지역 전문대학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1단계를 통과했는데, 강원권은 8개 대학 중 6개 대학이 탈락했다. 수도권에서는 43개 대학 중 19개 대학이 탈락해 예비 자율개선대학 평균 선정 비율 64%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55.8%다. 특히 서울지역의 경우는 9개 대학 중 5개 대학이 탈락해 선정률이 50%도 안 된다. 전문대학 권역별 분석결과, 강원·충청권이 75%로 제일 높고 수도권이 55.8%로 제일 낮다. 문제는 거의 20%나 차이가 난다는 점에 있다. 수도권 대학의 평균적인 대학 기본역량이 충청권 최하위 대학보다 못하다는 진단을 과연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지역별 균형발전이라는 목표 아래 실시한 권역별·전국단위별 선정비율 고려라는 원칙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꼴이다.

평가의 기본은 중립성과 불편부당(不偏不黨)성이다. 그 결정이 대학 운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수록 가치의 배분(allocation of values)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이제 교육부가 답할 차례다. 왜 이런 결과가 제출됐는지, 그 정당성과 당위성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accountable), 당당하게 답변할 수 있어야(responsible) 한다.

특히 유념할 것은 대학현장의 신음과 분노가 2단계 진단대상 대학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대학들도 이번 결과에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서슴없이 지적한다. 노력한 성과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한, 언제든지 자신들의 대학도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힐 ‘부당한 위험성’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시기를 3년 유예받았을 뿐이라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그나마 교육부가 권위를 회복하는 방법은 전문대학 자율개선대학 선정비율을 75%로 확대해 일반대학과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다. 더불어 향후 심하게 편중된 권역별 전문대학 예비 자율개선대학 선정비율을 합리적으로 안배해 균형감을 획득하는 것, 그리고 재정지원 시 1주기 대학 구조개혁 때 단행한 전문대학 정원감축 실적(교육부 감축목표 대비 127% 초과 달성)의 반영뿐이다. 이제 전문대학과 전문대학 재학생들이 더 이상 차별과 설움을 받지 않도록 교육부의 정책적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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