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창직 교육이 대세다⑥] 트렌드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창업·창직 교육이 대세다⑥] 트렌드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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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강 희 전남도립대학교 교육복지학부 교수

‘고용참사’ ‘신규취업자 10만 명 붕괴’ 우리 사회의 고용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년실업 해소, 일자리 창출이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취업 위주 교육을 실시해온 대학에서 창업 ·창직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취업 교육에 집중돼있는 현행 대학교육에서 창업·창직 교육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고등(직업)교육 차원에서의 '창업·창직·창의·창작 (일명 4創)'의 내실화 및 활성화를 위해 창업·창직 교육 시리즈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상상력(想像力)과 창의력(創意力)이 미래 경쟁력이다.
②창업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상생의 시대
③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창업교육
④창직이 미래다, 해외사례로 본 창직교육의 방향
⑤해외사례를 통해 본 창의인재양성 탐구
⑥트렌드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 – 방탄소년단의 군비확장을 위해
⑦로테크와 하이콘셉트를 위한 전문대학의 융합교육
⑧대학창업교육과 지역경제 연계방안
⑨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학창업교육 방향과 전략
⑩전문대학 창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고,  가장 세계적인  것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다.”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1980년대 초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동시대를 살아온 많은 젊은이들은 당시 국가가 내건 국시(國是) 슬로건에 콧방귀를 뀌었던 기억이 있다. 주윤발, 왕조현으로 대변되는 홍콩 느와르나 젊은이들의 우상인 팝스타 레이프 가렛 류의 록 음악에 열광하던 때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웹스터나 옥스퍼드 대사전에 한글, 김치, 불고기 등 몇몇 한국어가 등재된 ‘희미한 등불의 나라’라고 믿었다.

예의 주문이 주술적 신통력을 발휘한 탓일까. 자보적(自保的) 내셔널리즘으로 덧칠된 어용의 캐치프레이즈가 반세기를 넘기 전에 ‘이거 실제’라는 반전의 드라마를 연출하게 됐다. 인터브랜드社의 ‘2018 Ranking of the Top 100 Brands’에 삼성, 현대, 기아가 랭크되고, 옥스퍼드 대사전엔 12개의 한국어를 올리게 됐다. ‘재벌’이라는 한국적 특수성에서 기인한 기형어를 제외하면 제법 괜찮은 품목들이다. 드라마 한류로 시작한 한류 문화상품(K-culture)은 팝 뮤직 및 아이돌, 비보이, 영화, 음식, 화장품, 의상, 유명인, 스포츠, IT, 심지어는 문화습관 및 한국어에 이르기까지‘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로 탄력을 얻어, 어느 사이 ‘이매진 유어 코리아(Imagine your Korea)’를 당당하게 외치는 형국이 됐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케이팝 아이돌(K-pop & Idol)그룹이다. 케이팝 아이돌은 1996년 1세대인 H.O.T를 시작점으로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4세대인 방탄소년단(BTS, 이하 방탄)에 이르고 있다. 세대 사이의 짧지만 굵은 간극은 미세한 수준의 음악적 진폭이나 감수성 차이라 할 수 있다.

방탄은 개성이 뚜렷한 서브 보컬을 맡은 뷔(V), 핸섬한 맏형 진(Jin), 노력파 리드 보컬 지민(Jimin), 래퍼이자 팀 리더인 알엠(RM), 작곡 천재 슈가(Suga), 밝은 아우라를 지닌 메인 댄서  제이홉(J-hope), 메인 보컬 정국(Jungkook) 등 7명의 멤버들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칼 군무로 보여준다. 개인별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 굳이 분류를 시도했지만 이는 무모해 보인다. 왜냐하면 팀원 모두 춤과 노래, 랩과 작사와 작곡이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하나가 아닌 모두의 아이데이션 혹은 브레인스토밍이 공조(共助)로 수렴되는 이들은 팀 고유의 컬러로 아픈 청춘들의 삶을 여과 없이 표현한다. 때로 다소 거칠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고 솔직한 표현법으로 10대들의 억압과 편견을 음악을 통해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불사른다.

‘방탄’은 2013년 싱글 ‘2 COOL 4 SKOOL’로 시작해 매년 앨범을 출시하며, 2017년 9월엔 ‘LOVE YOURSELF 承 Her', 2018년 5월엔 ‘LOVE YOURSELF 轉 Tear', 그리고 8월 24일엔 리패키지 ‘LOVE YOURSELF 結 Answer'를 출시한다. 나름대로 수미일관하게 스토리텔링 맥락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7월 말부터 8월 초 일간지에 나타난 ‘방탄’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 보자.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달성하더니,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10위를 차지했다…‘MIC Drop' 리믹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3억 뷰를 돌파했다. ‘DNA’ ‘불타오르네’ ‘쩔어’ ‘피 땀 눈물’에 이어 5번째 3억 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해, 한국 그룹 최다 기록을 갖게 됐다… NAVER V-Live에서 글로벌 1000만 명의 팔로어를 돌파했다. 이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으로서는 최초다… 7월 3주 연속 아차 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위 기사가 증명하듯, ‘방탄’은 지금껏 케이팝이 세우지 못했던 신기록은 물론 자신이 세운 기록을 되풀이해 경신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반짝 성공할 수 있어도 메인스트림(main stream)은 불가능한 마니아 음악’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음악’이라는 기존의 편견을 말끔히 걷어내고 있다.

‘방탄’의 몸값은 캐릭터 사업, 게임 사업, 전기자동차 사업 진출을 위시해, 특급 광고료 개런티가 10억원을 상회하는 특A급으로 매겨지고 있다. 그들이 속한 빅엔터테인먼트의 매출액은 2년 전 5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현재 12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상장(上場)하게 되면 시가 총액이 최대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방탄’의 성공 비결은 트렌드를 날카롭게 읽어 브랜드로 만들어내는 힘에서 찾을 수 있다. ‘방탄’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저항,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주체인 청춘세대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사랑의 메신저를 자임한다. ‘사회적’ ‘반항적’이라는 관형어의 디테일은 ‘모두 함께 살아가는’ ‘본질을 찾으려는’과 동격이다. 상품과 매뉴얼이 고만고만하다 보니, ‘방탄’이 추구하는 포에지(poésie pure)에서 비틀스나 레이디 가가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방탄’은 세월호 추모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하고, 유니세프(Unicef)와 손잡고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에 11억 5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인기에 따른 결과를 ‘착하게 쓰고’ 있다.

전 세계 90만 명에 이르는 정예화된 아미는 고객 간 입소문 마케터이자 퍼실러레이터로 ‘방탄’이 ‘미래로, 세계로’ 향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특히 멤버들이 직접 제작한 사회적 가치를 담은 내러티브 스토리텔링(narrative storytelling)은 유튜브 등 플랫폼을 타고 지구촌으로 확산한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지인 롤링스톤은 "방탄은 정치적 이슈와 무관한 기존의 케이팝 아이돌 관습에 저항했다. 데뷔 때부터 성 소수자(LGBTQ)의 권리, 정신건강 문제, 진학 및 성공에 대한 압박 등 한국 사회의 모든 금기를 노래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많은 평론가들은 ‘방탄’ 특유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시간적 추이로 진행한다고 파악한다. 즉 같은 설정의 캐릭터로 이어지지만 주제가 조금씩 바뀌고, 앨범이 진행될 때 등장인물도 함께 움직이고 성장한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과연 7명의 소년들은 거짓 가면을 찢고 진실과 사랑과 행복이 존재하는 그들이 원하는 미래의 나라에 안착할 수 있을까. 아마도 ‘방탄’이 제시한 목적지는 ‘이뤄지지 않는 꿈속에서 / 피울 수 없는 꽃을 키웠어(Fake love)’ ‘멈춰서도 괜찮아 /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 꿈이 없어도 괜찮아 /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낙원)’처럼, 마음이 풍요롭지 않은 젊은 영혼들을 향한 위로와 치유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데 있지는 않았을까.

트렌드를 브랜드로 장착(裝着)한 ‘방탄’의 ‘군비확장’ 현안은 이제 브랜드를 트렌드로 확대재생산하는 일이다. 가수 싸이가 위로부터 아래로의 신화를 만들었다면, 방탄은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아래로부터, 게다가 팬덤인 아미 군단의 역동적인 프로모션이 낳은 결과다. 그렇기에 군비확장 가능성은 메가톤 급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구미 선진국을 향해선 문화적 상품에 대한 마케팅 능력 확장을, 동북아는 대상층의 콘셉트를 부여잡을 문화적 소구력을 확보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빌보드가 라틴을 넘어 아시아를 주목하는 이유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겠다. 케이팝이 시장을 선도했지만 그 시너지로 생산되는 케이 컬처의 전반적 영역, 이를테면 음원 및 음반, 공연 및 행사, 케이팝 체험관광, 광고, 굿즈(장신구, IT기기, 코스메틱, 패션), 푸드, 유학, 유통, 출판 등으로의 정교한 접근과 탐색이 요청된다.

2010년 이후 케이팝은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유럽과 중남미, 북미로 확대하고 있다. ‘방탄’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면서 케이 팝의 역사를 새로 쓰며 다양한 케이 컬처를 견인하고 있다. ‘방탄’의 성공 법칙은 세계 젊은이의 가장 핫한 문화코드의 아방가르드로서  미디어 플랫폼에 맞는 차별화한 브랜드 콘셉트로 동시대 청춘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면서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온다. 이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고 재미있게, 솔직하게 꾸준히 달려온 결과다. 인생의 대세는 트렌드보다 브랜드”라고 설파한 바 있다. 지극히 온당한 지적이다. 하지만 브랜드와 트렌드는 한 동전의 양면이어야 한다. 브랜드는 트렌드를 지향할 때 보다 견고해지며, 트렌드는 브랜드적 가치를 담보해야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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