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에 놓인 학사관리… 대책마련 ‘시급’
사각지대에 놓인 학사관리…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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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정한 학사관리와 학생의 학습권을 고려해 대학 의견 수렴할 것”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대학 판 숙명여고 사건’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 학사관리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과기대에 이어 다른 대학들도 추가로 ‘학점특혜’ ’학벌세습‘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학생 자녀가 부모 교수의 수업을 듣고 학점을 취득하는 것에 대한 회피ㆍ제척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학점특혜부터 논문지도, 연구세습 등 의혹 多= 지난 국회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입시비리에 이어 학사비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과기대뿐만 아니라 강원대, KAIST, GIST, 동국대 등에서 수업에서 최고학점을 주거나 석‧박사 논문의 지도교수를 맡고 부설연구소 채용으로까지 이어진 사례 등이 드러났다. 

서울과기대 교수인 아버지의 강의를 8개 수강하고, 모두 A+를 받은 학생의 사례가 드러나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해당 학생은 성적 장학금뿐 아니라 아버지가 지도교수였던 사업단의 장학금 등 약 54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현장실태조사를 마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대는 아버지인 교수가 소속된 학과로 아들이 편입해 6과목을 수강하고 모두 A+를 받았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종합감사에서 해당 대학의 학생은 석사과정에도 6과목, 박사과정에는 5과목을 들어 모두 A+ 또는 ‘통과’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석‧박사 논문의 지도교수 역시 아버지였다. 그 이후 아버지와 연관된 이 대학 부설연구소에 올해 1월 연구교수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와 자녀가 지도교수와 제자로 한 연구실에 몸담은 경우도 있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KAIST와 GIST에서 학부 소속인 학생이 석박사통합과정을 아버지 연구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아버지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KAIST의 경우 아들이 아버지의 SCI급 논문 4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아들이 동국대 대학원에 지원할 때 아버지가 면접관이었고, 이후 지도교수를 맡은 사례도 있었다. 아들이 박사과정을 다니는 동안 아버지가 가르친 4과목에서 A+를 받았다. 박사학위 논문에서도 지도교수인 아버지의 지도를 받았다. 해당 학과 학생들의 항의로 지난달 지도교수가 바뀌기도 했다. 

서울과기대 재직 중인 아버지 교수 수업을 들어 A+을 받은 성적
서울과기대 재직 중인 아버지 교수 수업을 들어 A+을 받은 성적

■ 100개 대학 관련 학칙 ‘전무’…교육부 “보완장치 마련”= 문제는 위와 같은 사례가 발견돼도 이를 규제할 대학 학칙이나 교육부의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가 현재까지 100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대학생 자녀와  교수인 부모의 수업이나 학점 등과 관련해서 회피‧제척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1500여 명이 부모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파악돼,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학사 특혜가 더욱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의 경우 부모와 같은 학과에 소속된 학생만 18명이었다. 

학사관리는 성적장학금과 직결되며, 취업의 유불리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처음 학사 비리 문제를 제기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국감에서 “단순한 문제가 아닌 사회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경계했다. 

같은 당의 전희경 의원도 “대학은 학사관리에 관해서 교수가 채점ㆍ출제하는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며 “입시만큼 학사도 엄격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제출한 제도개선 방안을 보니 타당성 있는 내용이 많다.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학에서도 재발방지를 위해 대학이 먼저 나서 학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정영근 서울과기대 교수평의회 회장은 “이번 사안에 대해 책임을 묻는 조치가 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제도적 장치를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일어날 사건을 대비해서 학칙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형철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회장(경북대 교수)은 “특수관계에 의해 지도교수를 맡거나 수업을 가르치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있으니 규정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물론, 모든 사안에서 규제하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맞지 않지만, 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북대는 비슷한 문제로 교수가 징계를 받고 학생이 자퇴한 일이 있었다”며 “자체적으로 정화하기 위해 대학원 학위수여 규정에서 회피‧제척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우진 전국교무처장협의회장(아주대 교수)은 “예방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습권이 제한될 수 있다”며 “무엇이 올바른 것인지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대학 학사관리 제도개선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며, 이를 대학에 안내하고 시행토록 함으로써 대학 학사관리의 공정성 및 책무성을 높이겠다”고 답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월 29일 종합감사 모두발언에서 교수 자녀의 학사관리 공정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0월 29일 종합감사 모두발언에서 교수 자녀의 학사관리 공정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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