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총장 선출‧거취 문제 두고 ‘온도차’(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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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리더 공백’, 충남대 ‘대립 양상’, 조선대 ‘갈등 격화’
경희대 중앙도서관
경희대 중앙도서관

[한국대학신문 김준환 기자] 총장 선출 방식과 총장 거취 문제로 일부 대학들이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을 빚고 있다. 다만 학내 상황과 구성원 인식에 따라 사뭇 다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희대는 개교 69년 만에 총장 선출 과정에 학내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목된다. 하지만 당장 문제는 조인원 총장의 임기가 23일 종료되면서 차기 총장을 선출할 때까지 리더십 공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 경희대, 총장 임기 만료… 행정 공백 불가피 = 경희대가 개교 69년 만에 처음으로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총장 선출방식을 도입한다. 기존 총장 선출 형태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후보를 공모하고 소정의 심사 절차를 거쳐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법인 이사회를 열어 총장 선정 여부를 단독으로 결정하는 형태였다.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21일 이사회에서 법인 측 공영일 이사장‧조여원 상임이사와 ‘총장선출 범경희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간에 단일안으로 합의한 총장선출제안에 대해 원안 그대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의견이 모아진 총장선출안을 보면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수는 이사 5인, 교수 15인, 직원 5인, 학생 5인, 동문 5인으로 구성된다. 이사‧교수‧직원‧동문위원은 각각 이사회‧교수의회‧노동조합·총동문회 추천을 받고, 학생위원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 추천을 받는다. 의결방식은 공모에 의해 지원한 후보자 검증 후 검증 후보자 전원을 구성원 투표에 회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구성원 투표 방식은 교수‧직원의 직접 투표와 학생‧동문의 간접 투표로 진행되며, 연기명식 투표(3배수로 선정)를 통해 확정된 인원을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그중 1명을 선임하기로 해 이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경희대는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 당장 공영일 이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30일까지로, 구성원 모두의 민주적 참여를 통한 새로운 총장 선출에 필요한 시간적 여유가 많은 게 아니다. 게다가 경희대 역사상 총장선출제가 처음 시도되는 것이라 참고할 만한 과거 데이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성근 범대위 위원(교수의회 의장)은 “전임 교수의회 회장이 마련한 대학평의원회안을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반년 동안 진행해 온 법인과의 총장선출제 논의의 큰 틀이 확정됐다. 법인과 범대위 모두 상이한 입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단일안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긴 시간 격론 끝에 가까스로 합의했다”며 “이제 교수들의 의견을 모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 일정을 비롯해 구체적인 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늦은 감이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여 대학구성원이 총장선거에 참여하는 기본적 틀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인원 총장의 임기가 23일로 만료됨에 따라 상당 기간 행정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희대는 당분간 박영국 대외협력부총장(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총장대행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 충남대, 총장 직선제 학칙 개정 두고 구성원 내분 조짐 = 충남대는 총장 직선제 학칙개정을 놓고 구성원 간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오덕성 총장은 연말까지 차기 총장 직선제 학칙 개정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총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30일까지 학내 구성원 의견을 수렴한 뒤 모든 구성원이 동의할 수 있는 직선제 학칙 개정안을 12월 초에 입법 예고하겠다”며 “12월 내 학무회의 의결이 가능하도록 대학평의원회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또 오 총장은 “법적 절차를 지켜 민주적으로 교수와 학생, 직원, 조교 등 4개 직능 구성원이 공통으로 원하는 직선제로 차기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자문을 얻은 결과도 공개했다. 학칙개정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라는 점에서 대학평의원회 구성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교수회는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라는 문구를 포함시켜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교수회의 논리는 오 총장이 교육공무원법을 배제하고 구성원 의견을 들어 학칙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총학생회와 직원‧조교 협의회는 직선제 전환 시 전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14일 교수회는 총장 불신임 투표 결과 전체 교수 688명 가운데 67.88%가 오 총장 사퇴에 찬성했다며, 오 총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교수회는 투표 결과 발표 후 교육부 장관에게 청원서를 전달하는 등 후속조치를 단행했다. 

대학본부는 총장 직선제엔 찬성하지만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심의절차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반면 교수회 측은 평의원회 구성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라는 문구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 조선대, 총장 거취 문제 놓고 갈등 격화 = 조선대도 총장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대학 중 하나다. 강동완 총장의 사퇴 여부를 두고 조선대 이사회가 총장 직위해제안 의결을 또다시 보류했다. 

22일 이 대학에 따르면 법인이사회는 16일 회의를 열어 강 총장 해임안을 논의했으나 의결을 보유했다. 지난달 2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사회는 30일 회의를 열고 강 총장 거취와 함께 비상혁신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실 강 총장의 거취 문제는 지난 8월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평가에서 조선대가 ‘자율개선대학’에 탈락되면서 불거졌다. 강 총장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에 교수평의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동창회 등 4개 구성단위체로 이뤄진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이하 대자협)는 지난 8월 말 운영위원회를 열고 강 총장이 사퇴시점을 내년 2월 28일로 제시했다. 강 총장은 대자협의 의견을 수용해 현재까지 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교수평의희가 지난 12일부터 강 총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고, 대자협 탈퇴를 결정하면서 학내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대자협은 입장문을 통해 “교수평의회가 대자협 탈퇴를 결정한 것은 1‧8항쟁과 조선대 민주화운동을 부정한 것이고 민립대학의 정체성 구현, 대학의 민주적 발전과 개혁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퇴행적 행위”라며 대자협 탈퇴 철회를 요구했다. 

이렇듯 총장 해임안 보류를 두고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여, 향후 조선대 구성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갈등을 봉합할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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