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 수의학교육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방문한 미국 수의학교육위원회 현장실사단의 모습.
서울대 수의대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 수의학교육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방문한 미국 수의학교육위원회 현장실사단의 모습.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 수의학교육 인증을 획득, 국제적인 교육체계를 갖췄음을 증명했다. 인증을 받음에 따라 지난해 말 이후 졸업생들은 미국 수의사 면허시험 응시자격을 갖게 됐다.

서울대(총장 오세정)는 수의대가 15일 미국수의사회 교육위원회(Council on Education,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의 수의학교육인증을 획득했다고 23일 밝혔다. 

미국 수의학교육인증은 기준을 충족한 학교에만 부여된다. △학교조직 △재정 △시설 △임상자원 △교육자원 △입학제도 △학생 △교수 △연구 △교과과정 △교육성과 등 11개 분야를 평가해 인증 여부를 정한다. 특히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성과바탕 교육에 기반한 졸업생의 역량이다. 

미국 수의학교육인증 획득은 쉽지 않은 일이다. 미국 내 30개 수의대와 영미권 16개 대학을 제외하면, 유럽·중미지역에서는 단 4개대학만 인증을 획득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인증을 획득한 것은 서울대 수의대뿐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수의대 교육체계가 국제적 수준에 도달했음을 객관적 절차를 통해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수의대는 이번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 첫 준비는 2005년 인증기준 검토를 위해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에는 인증기준에 따른 첫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교과과정을 개편했다. 2014년에는 미국 수의학교육위원회의 자문실사를 통해 교육체계 전반에 대한 예비진단을 실시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본과 4학년 임상로테이션과 현장실습을 내실화했다. 수의학교육실을 설치해 지속적으로 교수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 개선에 대한 구성원 간 공감대도 형성했다. 

최근 4년 동안 서울대 수의대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최신 시설을 갖춘 반려동물병원 증축 △평창캠퍼스 대동물병원을 통한 산업동물임상교육 내실화 △수의학도서관의 확보 △연구·교육 시설 확충 △실습 위주 핸즈온(Hands-on) 교육 확대 등이 이어졌다. 

내실을 다진 서울대 수의대는 지난해 말 6일간 시설·교육 현황 점검을 위한 미국 수의학교육위 현장실사단의 방문을 받았다. 올해 3월 수의학교육위는 서울대가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와 현장실사 평가결과를 종합해 7년간 인증 자격을 부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매년 수의학 교육 현황 관련 연차별 자체평가보고서를 작성·제출하고, 7년마다 현장실사를 통해 재인증 기준을 충족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미국 내 수의대 졸업생들과 동등한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미국 수의사 면허시험(NAVLE)에 응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사 기간 이전 졸업생들은 추가적인 교육과정이나 외국인을 위한 특별시험에 합격한 후 미국 수의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번 인증으로 인해 서울대 수의대는 미국 수의과대학협회 정회원 자격을 얻게 됐다. 수의학 교육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국제 수의학 교육 발전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수의대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수의대 구성원과 동문들의 노력, 대학 본부의 전폭적 지원의 결과다. 서울대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여줄 것”이라며 “국가 간 방역과 인수공통전염병 예방 등 동물보건 분야에서 한국 수의사들의 위상을 제고하고, 졸업생들의 리더십 발휘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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