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N 리포트] 비인기 종목 학생 선수 양성하는 전문대학 ‘눈길’
[UNN 리포트] 비인기 종목 학생 선수 양성하는 전문대학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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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의 훈련 모습. 앞에서 민예지 선수와 신하진 선수가 훈련하고 있고, 뒤로 정천모 지도자가 민예지 선수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의 훈련 모습. 앞에서 민예지 선수(좌)와 신하진 선수(우)가 훈련하고 있고, 뒤로 정천모 지도자(좌)가 이다경 선수(우)를 지도하고 있다. (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여자레슬링, 여자축구, 역도. 훌륭한 선수들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종목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종목의 선수들을 지역과 협력해 양성에 나선 전문대학들이 있다. 예산 부족의 문제로 운동부를 해체하는 대학들의 모습과 비교하면 더욱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조선이공대학교는 여자레슬링부를, 신성대학교는 역도부를 올해 창단했고 대덕대학교는 해체를 결정했던 여자축구부를 올해 존속시키기로 했다. 이 배경에는 지역 내 관련 단체의 재정적 지원과 대학 본부의 결단이 있었다. 이를 이끌어 낸 결정적 요인은 선수와 지도자들의 땀이었다.

■“대학 운동부, 학생 선수의 안정적 미래 만들어 줄 수 있어” = 특히 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는 창단 직후부터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 선수들은 광주남구다목적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5월 말, 이곳을 찾아 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 선수들과 지도자를 만났다.

이들과 만난 날은 마침 광주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다. 더운 날씨 탓인지, 훈련이 강도 높게 진행된 탓인지 선수들의 얼굴이 붉게 상기돼 있었다. 이날 오전 연습에는 1학년 민예지‧신하진‧이다경 선수가 참여했다. 체급은 다르지만 기술을 익히기 위해 서로 돌아가며 연습상대를 해주고 있었다.

이 중 민예지 선수는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다. 지난 2월 2019년 비올림픽체급 아시아선수권대회 및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아시아 국가대표로, 이어 4월 열린 2019년 세계시니어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및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파견 선발대회에서 아시아주니어 레슬링 국가대표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서 신하진, 이다경 선수도 각각 76㎏급과 68㎏급 결승까지 오르며 출중한 실력을 드러냈다.

세 선수는 조선이공대학교 여자레슬링부가 공식 창단하면서 합류한 첫 멤버지만 이미 이전에도 조선이공대학교에는 레슬링을 하는 학생 선수들이 있었다. 창단 전 조선이공대학교에 입학한 여자레슬링 선수들은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 개인전 1위·3위, 단체전 2위의 성적을 낸 바 있다. 그 배경엔 감독을 맡고 있는 김승영 스포츠재활과 교수가 선수 양성에 애정을 갖고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해 왔던 사연이 숨어있다. 사비를 들여 선수를 대회에 출전시키기도 했다. 김승영 교수 역시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던 적이 있다.

김승영 교수가 이처럼 학생 선수 양성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 운동부가 갖는 의미에 대한 질문을 통해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에서 학생 선수를 양성하지 않으면 엘리트 스포츠는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보통 운동선수들은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운동에만 매진합니다. 그러다 은퇴하고 나면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대학 운동부에서 훈련한 선수들은 학업을 병행하기에 향후 운동 외에 자기 생활도 준비할 수 있어요. 선수들의 사회 적응을 대학 운동부가 돕는 것이죠. 우리 여자레슬링부 학생 선수들은 오전엔 공부를, 밤에는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정이 전해져서일까. 선수들의 온 몸에는 멍 자국이 가득했고 그 몸으로 수차례 매트에 내리쳐졌지만 훈련을 계속했다. 아프지 않느냐는 초보적인 질문에 “아플 때도 안 아플 때도 있죠”라는 선수들의 하나같은 답변이 마치 ‘아픈 것쯤이 무슨 대수냐’는 것 같았다. 정천영 코치도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매일 직접 차를 운전하며 선수들을 태우고 다니며 시간과 정성을 선수들의 성장에 쏟고 있다.

여자레슬링부 공식 창단은 지도자와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였다. 스포츠재활과 교수들이 함께 대학 본부를 설득했고, 조순계 총장도 창단에 힘을 실어줬다. 대학 예산을 투자해 여자레슬링 학생 선수 양성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창단에 대한 열정에 지역 스포츠계에서도 마음을 보탰다. 광주시체육회와 광주레슬링협회가 코치를 파견하고 훈련을 지원하는 등 협력한 것이다.

■예산 문제로 해체 직전 ‘기사회생’ 하기도 = 대덕대학교 여자축구부는 해체 수순을 밟던 중, 신임 총장의 의지와 지역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다시 살아난 경우다.

지소연이라는 걸출한 선수를 배출해 낸 한양여자대학교마저 축구부 해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여자축구부를 운영하고 있던 대덕대학교 역시 2018년 4월,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해체 결정을 내렸다.

유영실 대덕대학교 여자축구부 감독은 이 당시 상황을 “여자 축구의 현실”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다른 대학 여자축구부가 하나하나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학 역시 재정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던 때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유영실 감독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팀을 살리기 위해 이를 악물고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과 팀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면서 ‘결국 팀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까닭이었다. 다행히 제17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팀 재건의 기반을 마련했다.

선수들의 노력이 대학 본부에 전해졌다. 2019년 1월 취임한 김태봉 총장이 축구단 존속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대전체육회와 대전축구협회에서는 운영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전체육회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매년 7500만원(운영비 5000만원·훈련지원비 2500만원)을, 대전축구협회는 올해 1000만원과 내년부터 2년간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유 감독은 “좋은 성적으로 결과물을 보답한다면 꿈틀거릴 순 있지 않겠나 생각했다”면서 “김태봉 총장님의 역할이 컸다. 재정 부담을 지역 스포츠 협회에서 분담하면서 팀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신성대학교는 올해 역도부를 창단했다. 신성대학교 역도부 창단에 충청남도체육회에서 500만원을, 당진시체육회에서 100만원을 지원했다. 지역 기업도 함께했다. ㈜빅쭌푸드에서 200만원 상당의 역도용품을 지원했다. 또한 교내에 준비 중인 역도 훈련장이 완공되면 충청남도체육회에서 관련 기자재 지원도 약속했다.

신성대학교의 역도부 창단은 전문대학 최초 사례다. 이는 역도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가능했다. 전문대학으로서는 역도부 운영의 선례가 없었지만 창단이 가능했던 것은 역도계에 ‘새 바람’을 일으켜보자는 대학의 결정과 더불어 대학에서 학생 선수를 양성해 역도가 활성화되기를 바랐던 지역 체육계의 지지가 합쳐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장영숙 부총장은 역도부 창단에 대해 "지역의 체육 인프라와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신성대학교가 우리나라 역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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