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세이] 너는 꽃길만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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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배상기 청원고 교사

“너는 꽃길만 걸어.”

이 말은 자녀들에게 고생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다. 현재에서 생각해보니, 부모가 조금만 더 애를 써서 준비해 주면 자녀들은 꽃길만 걸으면서 인생을 아주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한다. 그래서 무던히도 애를 쓴다.

자녀들이 꽃길만 걷기를 바라는 마음의 이면에는 “나머지는 부모가 다 해줄게”라는 생각이 있다. 지고한 부모의 희생정신이 바탕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 학생들은 의외의 반응을 나타내었다. 한 학생이 이렇게 대답했다.

“부모님들은 우리를 잘 키우고 싶어해요. 우리를 비닐하우스에 가두려고만 하고 있어요.”

수업을 하던 필자는 깜짝 놀랐다. 수업 중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매우 수동적이다. 스스로 노력하는 학생들이 적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 학생들은 자신과 자신의 길에 고민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깨달았다.

한 지인은 자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꽃길만 걸어. 나머지는 내가 다 해줄게.”

지인은 자녀를 매우 사랑했고, 자신의 노력에 따라 자녀는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녀가 좋아하는 기타와 음악을 못하게 하고 공부만 하도록 했다. 친구도 공부를 잘하는 친구만 사귀기를 원했다.

그러나 지인의 자녀는 사춘기부터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폭행 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급기야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처지가 됐고, 다행히 한 학교로 전학했으나 그곳에서도 적응하기 힘들어했다.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졸업한 지금은 당당히 자신의 원하는 길을 가고 있다.

지난주에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진학 컨설팅을 했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A군은 내신성적 3등급 초반이었지만 입학할 때는 수석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뚜렷한 자기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필자와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A군은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입학 후부터 성적은 계속 내려갔고,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많은 돈을 들여 학생을 지금처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가 잘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코칭을 공부할 때 한 선배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들이 저를 배신했어요. 저를 원망하고 제 전화는 받지도 않아요. 저 때문에 자기 인생을 망쳤다고 하고 있대요. 저를 원수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그 선배님의 아들은 어머니의 기쁨이었다.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잘했다. 그리고 누구나 원하는 명문 대학교에 입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러다가 30세가 넘어선 어느 날부터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잠적했고 엄마와는 완전히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자기는 인생을 잘못 살아왔고, 그 이유는 엄마의 강요 때문이었다고 했다. 선배님은 아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거의 모든 것을 다 해주느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 너무 억울하다는 것이었다.

많은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꽃길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런 욕구를 억압하고 부모가 만들어준 길을 고집한다면 아이들은 다른 길로 가거나 무기력함을 보인다. 부모가 가라는 길을, 자신의 존재가 무시되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묻는 무덤으로 가는 길로 생각하기도 한다.

인생은 힘든 여정이다. 모든 사람에게 힘들다. 하지만 길을 만들어가면서 행복과 기쁨을 찾을 수 있다. 부모가 생각하기에 험난한 길일지라도 자녀들이 스스로 찾는다면 꽃길이다. 자녀가 고생하는 꼴을 보지 못하는 부모의 극성스러운 사랑 때문에 자녀는 꽃길을 만드는 기회와 행복을 잃고 있다.

“너는 꽃길만 걸어"라는 지시보다는 “네가 길을 만들어봐, 도와줄게.”라는 응원이 자녀에게는 꽃길이다. 자녀는 비닐 속에 갇힌 존재가 아니라, 밖에서 길을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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