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리학자 윤병국 교수와 함께하는 세계여행⑫베트남2] 긴 국토 곳곳에 녹아든 '찬란한 문화유산'
[관광지리학자 윤병국 교수와 함께하는 세계여행⑫베트남2] 긴 국토 곳곳에 녹아든 '찬란한 문화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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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국 경희사이버대 관광레저항공경영학과 교수
미선 유적지구
미선 유적지구

전편에 언급했듯이, 베트남 북부지역의 홍 강(Hong R) 델타지역은 비엣족이 중국과 항쟁하면서 정치적 중심지로 발달했고, 중남부지역은 힌두와 불교문화의 영향을 받은 참파(Champa)왕국으로 성장했다. 남부지역은 힌두문화 영향을 받으면서 부남왕국이 크메르족의 진랍왕국과 항쟁하면서 메콩델타 지역의 경제중심지로 성장했다.

이런 역사적 그리고 지리적 배경 때문에 긴 국토의 베트남은 그 길이만큼 지역성이 다양하다. 특히 중부지역은 험준한 산맥과 하천으로 분리된 자연 지리적 지세로, 참파왕국이 인도와 중국을 연결하는 해상 교통 요충지로, 향목과 향신료 그리고 보석과 도자기 등의 중계무역으로 성장했다. 프랑스 식민지 시기, 미국과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문화유산이 훼손됐지만, 베트남 전체에 8건의 세계유산이 등록됐다. 그중 중부지역에는 후에 기념물복합지구(1993년), 호이안 구 시가지(1999년), 미선참파유적지(1999년)가 등록됐으며, 세계자연유산으로는 퐁나께방 국립공원(2003년)이 있다.

가장 핫한 베트남 패키지 투어 지역

베트남 중부지역은 베트남전쟁 기간 미군의 주요 군사기지로서 해양 휴양지였고 한국군이 주둔했던 전쟁 격전지였다. 하지만 지금의 중부는 참파유적지가 다시 부각하고 있다. 다낭 국제공항을 허브로 후에, 호이안 지역을 최고 패키지투어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지난한 역사문화유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다음 다섯 지역은 꼭 가보길 권장한다.

다낭 바나힐 입구
다낭 바나힐 입구
다낭 대성당
다낭 대성당

다낭지역의 경관과 관광자원

다낭은 큰 강의 입구라는 뜻으로 ‘한강’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역의 최대 상업 및 항구도시다. 참파왕국이 쇠퇴하고 국제 무역도시이던 호이안이 약화되면서 베트남 주요 무역항으로 등장했으며 19세기 이후 프랑스 식민지 시기와 미국과의 전쟁 유산이 남아 있다.

다낭 대성당은 발레(Vallet)사제가 설계해 1924년 3월 완공됐다. 대성당은 연분홍색의 외관으로 중앙의 정문과 좌우 2개씩의 보조 문이 있는 고딕 양식이다. 70m 지붕의 첨탑 십자가에는 닭 형상의 바람개비 나침반이 달려 수탉성당이라고도 한다.

프랑스는 고산지역 휴양지로 북부지역의 사파와 중남부에는 달랏 그리고 중부에는 바나힐을 조성했다. 바나힐은 1919년부터 프랑스인의 피서지였으나 해발 1500m에 ‘후에’ 황궁과 대포 모형 등으로 구성된 건축물과 프랑스식 궁전의 놀이시설 테마파크로 조성했다.

다낭은 베트남 전쟁 기간 남베트남군과 미군의 주요한 공군기지로 활용됐다. 미케 비치는 전쟁 당시 미군의 휴양소로 사용됐고 1975년 이후에는 국제적인 휴양지로 개발됐다. 한국군의 주요 작전지역이었던 호이안, 퀴논, 투이호아, 나짱, 캄라인 등도 참파왕국 지역이었다. 하이반 고개는 1000m가 넘는 산악지형으로 15세기 참파왕국의 국경이었고 남과 북을 가르는 분기점이며 기후의 경계선이다. 하이반 철도가 해안을 따라 건설됐고 아름다운 랑꼬 비치가 있다.

사후인 역사경관지구

중부지역 꽝빈성에서 남부 꽝나이의 메콩 델타지역까지 독자적으로 청동기와 철기문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후인 역사경관지구인데 불행하게도 지금은 사후인 문화박물관의 900여 개 유물로만 그 흔적을 상상할 수밖에 없다.

참파 왕국

참파왕국은 북위 18도선 부근의 꽝빈 동호이부터 해안을 따라 남쪽 판티엣까지 중남부지역에 분포하고 있었다. 참파왕국은 지형적으로 서쪽이 고원 밀림지역으로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2000m 내외의 산과 장산산맥이 남북으로 가로막고 있다. 이에 높은 산과 바다로 흐르는 하천에 의해 삶의 공간이 확보돼 동쪽의 해안지역에 독립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다. 특히 4세기 말에 형성되기 시작한 참파는 투본강의 지류에 의지해 왕도였던 챠키에우를 중심으로 종교적인 성지였던 미선, 무역 중심지이던 호이안을 중심으로 877년 강력한 왕국으로 발전했다. 이후 북부 비엣족과 교류하고 세력을 확장하다 몽골과 명나라의 침입에 항쟁했고 서쪽의 크메르와 북부지역 레왕조의 대월전쟁(1471)에서 패배하면서 급격하게 쇠퇴했다. 결국 참족은 베트남전쟁으로 흩어지면서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참파의 종교적 성지, 미선(My Son) 지구

미선 유적지구는 다낭의 차끼에우 남서쪽 14km에 있는데 힌두교를 중심으로 불교와 토착신앙이 혼재됐다. 남쪽의 마하바르바타 성산을 주축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중앙에 있다. 4세기 후반부터 15세기까지의 다양한 유적이 발굴되고 있다. 프랑스 학자가 미선 유적지를 1895년부터 A부터 K까지 건축물로 분류해 조각과 묘비명 등을 연구해 그 실체를 규명했는데 프랑스가 베트남에서 1944년 철수하면서 조사가 중단됐다. 베트남전쟁 시기 1969년 8월 미군 폭격으로 훼손됐으나 1980년 이후 조사가 재개됐다. 현재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유네스코와 이탈리아, 일본 등의 협력과 지원으로 유적을 복원하고 있지만 유적지의 훼손이 심하고, 자료가 부족해 그 실체가 더 신비한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 DMZ의 다크 투어리즘과 참파 왕국을 연구하고 있는 오일환 경희대 교수는 “향후 이 지역은 다낭 중심의 패키지 투어를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호이안 역사지구의 내원교
호이안 역사지구의 내원교
호이안 투본 강과 역사지구 전경
호이안 투본 강과 역사지구 전경

참파의 교역 중심지, 호이안(Hoi An) 지구

호이안은 다낭 남쪽 30km의 투본강 하구에 위치하며 16~17세기 참파왕국이 번영하면서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의 중개무역 중심지로서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전통적인 베트남 문화적 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동서 약 900m, 남북 약 300m가 보존지구로 400여 채의 역사적 건축물이 남아 있다. 특히 해 질 녘 투본강 강가의 전통 붉은 등과 어우러진 야경은 여행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남는다. 이곳에는 전통적인 거주민의 주거문화와 함께 프놈펜, 아유타야, 마닐라 문화와 더불어 일본인 거리가 형성돼 있는데 일본식 다리인 래원교와 일본인 무덤이 다수 남아 있다. 그리고 중국의 화교들이 대량으로 이주하면서 사원이나 회관 등의 건축물 등이 베트남 최대의 국제무역 도시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베트남의 마지막 왕도(王都) 후에

후에 지역은 다낭에서 110㎞ 떨어져 있으며 140여 년간 응우엔왕조(1802-1945)의 수도였다. 쟈릉 황제가 왕조를 세웠으나 1945년 13대 바오다이 황제가 마지막으로 퇴위했다. 황궁은 1975년 종전 이후 봉건왕조의 유산이라는 이유로 방치됐으나 1990년부터 복원작업이 진행됐다. 1993년 후에의 역사적 기념물과 건축물로 황성과 황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후에 황궁의 입지적 특징은 장산산맥에서 발원하는 향강의 물을 끌어들여 해자를 만들었고 사각형의 궁궐은 용, 기린 등의 동물 문양과 함께 오문(午門), 장생전(長生殿), 태화전(太和殿) 등이 남북방향으로 배치됐으며 향강을 따라 황릉이 분포하고 있다.

전통적인 조경과 어우러져 있는 민망 황릉과 뜨득 황릉은 겸손의 뜻을 가진 무겸문, 유겸호, 화겸전 등의 건축물, 문무대신과 말과 코끼리 석상 등이 자연과 어우러졌다. 이와 달리 12대 카이딘(1916~1925) 황릉은 프랑스 식민지와 베트남 전통양식이 혼합된 구조로 1931년 완공됐다. 3단으로 구성된 계단 위의 황릉은 용 조각과 유럽인의 모습이 혼합된 호위 석상이 있다. 콘크리트로 조성된 계성전의 3개 방에는 동양적 의미의 4계절, 8선녀, 8보물 등을 천장과 벽에 화려하게 장식했고 금박의 황제 동상 그리고 프랑스 물품 등이 전시돼 있다.

후에 황궁과 해자
후에 황궁과 해자
후에 황궁 입구
후에 황궁 입구
카이딘 황릉
카이딘 황릉

퐁냐께방 국립공원(Phong Nha-Ke Bang National Park)

퐁냐께방은 베트남 중부 꽝빈주에 있는 국립공원 겸 세계자연유산인 지역으로 약 4억 년 전의 고생대에 형성된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르스트 지형이다. 오랜 세월에 걸친 석회암의 용식작용에 의한 오묘한 기암괴석들과 다양한 동식물상과 더불어 신비롭고 장엄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이 관광객들에게 알려진 것은 외국 배낭여행자들의 입소문에 의한 것으로 석회암 동굴과 밀림이 어우러진 익사이팅하고 모험이 가득한 지역이다. 특히 약 300개의 크고 작은 동굴을 랜턴과 수영복만 입고 탐험하는 프로그램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는 모험심을 일깨워주는 코스이다.

퐁냐께방 석회암 동굴
퐁냐께방 석회암 동굴

에필로그

베트남의 긴 국토에는 중국과 서양 제국에 대한 항쟁문화, 서구 식민지 시대의 문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정치적 이념과 갈등 문화가 녹아 있고, 그들의 삶 속에 혼재되고 융합돼 문화역사유적으로 투영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중부의 다낭을 중심으로 한 사후인문화, 참파유적지인 미선지구, 고대 국제무역항 도시인 호이안, 응우엔 왕조의 수도였던 후에 등의 전통적인 역사경관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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