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칼럼] 고등직업교육 패러다임 대 전환할 때
[총장칼럼] 고등직업교육 패러다임 대 전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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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송 인덕대학교 총장
윤여송 총장.
윤여송 총장.

25년 전 당시 교육부의 수장이었던 김숙희 장관은 제주도에서 있었던 ‘하계 전문대학 총장 총회’에서 “미래는 직업교육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이를 담당할 전문대학은 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희망찬 축사를 했다.

이에 힘입어 직업교육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전문학회인 (사)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이하 ‘학회’)가 발족됐고, 올해로 창립 20주년이 됐다. 그동안 많은 역경을 뚫고 우리나라 유일의 고등직업교육학회로 자리매김한 것은 전문대학 가족 모두가 진심으로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직업교육 시대를 꿈꾸며 출발했지만 다가올 위기 앞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는 오늘의 전문대학 현실을 돌아볼 때 매우 답답하기 그지없다.

학회는 전문대학 및 고등직업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전문대학 관련 정책의 연구, 정책토론회(학술대회), 논문집 발간 등의 사업을 했다. 다수의 연구 실적과 활동도 있었다. 대표적인 성과로 2005년 ‘전문대학교육혁신운동본부’의 태동과 측면 지원을 들 수 있다. 학회에서 연구한 전문대학 정책의 개선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너무도 두터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력한 행동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 전문대학 역사상 최초로 전국의 전문대학 총장과 보직교수들이 한마음으로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을 가득 메워 궐기대회를 했다. 이 대회에 참석한 여당과 야당의 원내대표들이 전문대학의 요구를 잘 수용한 결과, 양당 합의로 다음 해 전공심화과정을 통한 학사학위 수여가 가능하도록 법제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시작으로 교명 자율화, 전문대와 일반대 교원의 호봉 단일화, 총장 명칭 사용, 3년제 학과 자율적 운영 등 그동안 전문대학의 밀린 숙제들이 많이 해결됐다.

지금까지 전문대학과 학회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정책들은 결코 무리한 내용이 아니었다. 정상적인 고등직업교육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였다. 전문대학이 일반대학과 차별화된 교육정책으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20년 전부터 일반대학들이 조금씩 전문대학의 직업교육 성공학과를 모방해 학과를 개설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에서 했던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많은 수의 일반대학이 전문대학화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직업교육을 교육의 공공재라며 무분별하게 침범한 결과 고등교육 생태계가 파괴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문대학들은 직업교육의 고유한 설립 목적의 특성을 상실하게 된 채 위기로 내몰렸다. 전문대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5817달러로 OECD 평균 1만1022달러의 절반 수준이며 일반대학 1만1310달러에도 훨씬 못 미치는 등 교육환경은 열악하다. 전문대학 교육은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교육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양상이다.

이웃인 대만과 일본은 우리와 매우 다르다. 국가 주도의 적극적인 직업교육정책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인재 양성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4월 직업교육 전담대학인 전문직대학을 개교했으며, 대만은 20년 전에 2년제 전문대학을 4년제 과학기술대학으로 승격하고 석·박사과정까지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일반대학과 다른 차별화된 투트랙(Two-track)을 정부 주도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대만의 경우 2015년에 ‘기술 및 직업교육법’을 제정하고 직업교육 운영 상황을 2년마다 정례적으로 검토 수정해 ‘기술 및 직업교육정책 강령’을 2017년, 2019년 발표하며 직업기술교육을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제 제조업 중심 산업사회에서 태동한 2년제 대학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전문대학은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반드시 변화돼야 한다. 더 이상 망설이고 지체하다가는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은 고사하고 말 것이다. 지금 교육부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TF팀을 구성해 전문대학 발전 방안을 만들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여기에서 직업교육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해 본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형 인재양성을 위해 전체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을 국가적으로 혁신할 필요도 있다. 어차피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간 교육영역의 울타리도 붕괴했고 새로운 개념의 직업교육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모든 종류 대학의 대통합과 자율적 역할 분담을 할 수 있는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도 필요하다. 학회가 이러한 정책개발에 중심적 역할을 다해 전문대학과 함께 생명력 넘치는 고등직업교육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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