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제언] 수요자 중심의 안전한 현장실습 유형 개발
[정책제언] 수요자 중심의 안전한 현장실습 유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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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근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김차근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김차근 한국영상대학교 교수

신종바이러스 감염 때문에 교육계는 개강과 주요 시험일정이 연기되는 것과 동시에 수업방식 또한 대면에서 원격수업으로 대체됨에 따라 교직원들의 부담이 커지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걱정과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원격수업은 일부 교양과 전공기초 등 이론교육에는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지만 시설과 장비 등을 활용해야 하는 실습교육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현장실습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생 현장실습은 4주·8주·12주 이상 계절제 혹은 학기제로 편성, 선택과 필수교과목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소수라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현장실습 특성상 학생과 산업체가 부담을 느껴 계절제부터 학기제에 이르기까지 현장실습 수업이 제대로 시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현장실습이 필수교과목이거나 2학기 학기제로 운영되는 대학들은 학사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장실습은 학교와 현장실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 산업체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이론의 적용, 실무교육과 실습 등을 실시함으로써 전공 실무능력 향상과 취업률 제고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한편으로는 열정 페이, 노동 착취, 안전사고 등 사회문제로 확대되기도 했는데 당시 지적된 현장실습생들의 안전과 보호가 최근 코로나로 인해 그 중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또 다시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일시적인 대책보다 지속가능한 현장실습 수업을 위해 지금의 현장실습 제도 전반을 점검·개선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현장실습 유형부터 살펴보면, 학생들이 선택하는 현장실습이 너무 제한적으로 개설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관련법에는 현장실습 유형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주로 기간과 시행시기에 따라 구분하고 있는 정도다. 그리고 학교 내와 밖을 구분하는데 학교 내는 학교기업에서만 가능하고 대부분 학교 밖 산업체에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산업체 현장실습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지만 전공분야의 지식과 기술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낯선 산업체로 나가는 것을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고민과 갈등이 대학생만은 아닌 듯싶다. 더더욱, 지금처럼 안전을 위해 관리와 통제가 일부 필요한 상황에서는 학교 밖 중심의 현장실습이 위험요소가 많아 학생들뿐만 아니라 산업체도 참여율이 낮아질까 우려되고 주의가 요구된다. 결국,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현장실습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새로운 유형 개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코로나와 관련해“지금이 교육계가 새로운 상상력과 용기를 발휘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뜻하지 않은 위기상황에서 현장실습도 빨간불이 켜진 만큼 안전한 교육을 위한 발상의 전환과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수요자가 중심이 되고 위기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현장실습을 위해 몇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현장실습의 새로운 유형인‘교육형 현장실습’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장실습을 단순히 학교 밖 산업체에서만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등교육기관을 활용한 교육적 목적만을 위한 현장실습 과정을 별도로 개설, 체계적인 교육매뉴얼을 통해 시행하는 것이다. 물론 현재 학교 내 학교기업에서 현장실습을 시행할 수 있지만 학교기업이 없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이다.

사실 현장실습의 새로운 유형은 2년 전 직업계고등학생을 위한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의 안정적 정착방안’에서 언급했었다. 안전하고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을 위해 유형 및 교육과정 재설계를 마련하겠다는 내용이고 ‘연계교육형’으로 학교 또는 산업체가 일정 조건에 부합한 기관을 현장실습에 활용토록 연계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 대상이 되는 기관은 학습중심 현장실습 특화과정 개발・개설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 전문대, 한국폴리텍대학 등을 제시했다.

그동안 고등교육기관들은 정부로부터 다양한 재정지원을 받으며 사회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 현장미러형 실습실과 장비 등 인프라를 확충해가고 있다. 이런 실습 인프라가 구축된 기관에서 산업체 전문가와 교수자가 공동으로 연구, 지도한다면 산업체 현장실습보다 더 안전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산업체 현장실습을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익숙한 학내에서 산업체와 동일한 실습환경과 기간 동안 부족한 지식과 기술, 태도 등을 향상시키면 이후 산업체 현장실습에도 적극적일 것이다. 특히, 지금같이 안전이 중요한 시기에는 산업체 현장실습을 강행하기보다 관리감독이 수월한 학내에서 교육형 현장실습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대면수업이 가능한 시점부터다.

현장실습 운영 시간도 산업분야별 특성과 여건 등을 고려·조정하고 기간도 최소 4주에서 2, 3주 등 학점과 연동시켜 학생들이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교육형 현장실습이 정착·확산되려면 직무단위 현장실습선도교육기관을 선정·운영할 필요가 있다. 지역별 전문대학, 폴리텍대학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산업과 직무와 연계한 교육 인프라의 적절성, 교육과정 우수성, 안정성 등을 평가해 현장실습선도교육기관을 선정·운영하는 것이다. 물론 추가적인 시설과 장비, 인력 확충에 대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 기관은 지역내외의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업계고교생들의 학습중심의 현장실습도 운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진로체험과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는 지역민들에게도 개방, 평생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교육형 현장실습을 통해 개발된 교육 매뉴얼과 교재, 교육방법 등을 관련 분야 산업체 현장실습에도 지원해 산업체들의 실습교육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교육형 현장실습의 결과를 정보공시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현재 현장실습 관련 정보공시는 학교기업과 산업현장에서 시행한 현장실습 관련 정보만 등록할 수 있다. 공시된 자료를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 등 평가에 활용하고 결과에 따라 사업비를 차등 지원하는 형태가 과거 현장실습의 사회문제 발생 원인의 하나로 지적하는 관계자들도 많았다. 그래서 정보공시에 산업체 현장실습 관련 정보뿐만 아니라 교육형 현장실습 관련 정보도 입력함으로써 안전하고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이 정착하고 질적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장실습 참여 산업체들에게 실질적 지원책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 최근 2년 동안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현장실습 관련 개선안에는 실습생이 고교생, 대학생이냐에 따라 산업체 지원과 혜택사항이 다를 뿐더러 아직까지 검토단계인 것도 많다. 직업계고와 전문대학 간 유사전공이 있고 연계산업분야도 비슷해 동일한 산업체로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수행할 수 있다. 때문에 차별지원하는 것이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시킬까 우려스럽다.

지금의 교육계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 개혁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변화하고 있다. 그 혁신의 대상은 과거 시대적 환경에서 지켜온 체제와 제도일테고 혁신의 시작은 기성세대들의 관행적 사고 탈피가 우선이 돼야 할 듯하다. 지금 급변하는 것은 기술과 산업만이 아니다. 대학의 학제와 전공이 다양하고 학생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체와 대학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현장실습이 그 중심에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유인즉, 현장실습은 청년들이 희망하는 고용 및 노동시장 진입의 징검다리이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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