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 동서울대학교 회장단 및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이승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이 2020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사진=허지은 기자)
21일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 동서울대학교 회장단 및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이승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이 2020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사진=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020학년도 전문대 입시를 분석한 결과, 입학자원의 감소의 영향과 일반대 등 타 고등교육기관과의 경쟁으로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 자체 노력으로, 2020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자원 감소 현황에 대비한 등록률은 높았으나 지방의 중하위권 일반대의 입학성적이 하락했고 학령인구 감소의 폭이 커, 수도권 전문대 역시 입시의 어려움을 피하지 못했다. 계열별로는 공학계열의 등록률 하락이 가장 컸다.

이승주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21일 동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입학관리자협의회(회장 김용옥, 동서울대학교 입학홍보과장) 회장단 및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2020학년도 전문대학 입시 결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일반대 쏠림 현상 강화 = 이번 입시 결과에 대해 이승주 실장은 "지방소재 중하위원 일반대의 입학 성적이 하락했다"고 말하며, 전문대 입학자원들이 일반대로 향했다고 분석했다. 입학자원은 감소했으나, 정원 내 지원율과 등록률이 전문대에 비해 일반대가 더 높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문대의 입학자원 확보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생 수 감소 폭이 더 크고, 일반대 쏠림 현상까지 가속화 돼 전문대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대교협의 분석 결과다.

전문대교협 입학지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능원서 접수자는 54만8734명으로, 전체 대학 모집인원인 54만781명보다 7953명 많았다. 수능원서 접수자 인원이 지난해 비해 4만6190명 줄어들었음에도 이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은 대학의 모집 정원 감소와 서해대학, 동부산대학교, 일반대와 통합한 상지영서대학교 등 모집에 나서지 않은 대학이 나타난 이유다.

그러나 2020학년도 입시 결과 전문대 정원 내 지원율은 8.5대 1로, 8.8대 1을 기록한 일반대보다 0.3대 1이 낮았다. 전문대는 16만1000여 명을 모집했고 136만5000여 명이 지원했으며, 일반대는 31명7000여 명을 모집한 가운데 279만4000여 명이 지원했다.

또한 등록률에서도 근소한 차로 일반대가 앞섰다. 입학지원실이 분석한 결과 전문대의 정원 내 등록률은 94.3%로, 98.8%를 나타낸 일반대 등록률에 비해 4.5%p 낮았다. 전문대에 등록한 인원은 15만2000여 명, 일반대에 등록한 인원은 31만3000여 명이었다.

다만 울산과 광주, 대구, 경남, 대전, 충북, 부산 지역 전문대는 일반대보다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 또 제주와 서울, 인천 전문대의 경우 등록률 면에서 일반대에 앞섰다.

이와 관련해 최동일 전문대입학관리자협의회 수석부회장(경남정보대학교 입학실장)은 “부산과 울산 지역 전문대가 지원율은 상승했는데 등록률이 감소한 까닭은 지역 지원자들의 복수지원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2019학년도에는 3곳까지 복수지원을 허용했으나, 이번에는 지역 대학들이 5개까지로 늘렸다”고 말했다.

권형태 전문대입학관리자협의회 부회장(신성대학교 입학관리처 계장)은 “충남지역 전문대 등록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안다”며 “타 지역의 일반대가 수도권에 근접한 충남 지역에 캠퍼스를 세웠고, 다수의 학생들이 이 일반대로 향한 것이 전문대가 모집에 난항을 겪었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충남 지역에는 당진에 세한대‧호서대 캠퍼스가 세워져 있다.

■수도권도 모집 어려웠다…재학생 감소, 교육기관 간 경쟁 심화 원인 = 또한 등록률이 일반대에 비해 높았던 지역인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문대 역시 입학 자원 확보의 어려움을 겪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승주 실장은 “지역별 지원율과 등록률을 보면, 서울과 인천은 등록률 100%를 보였지만 지원율 면에서는 모두 하락했다. 서울은 지난해에 비해 2.1%p, 인천은 1.6%p, 경기는 1.4%p 떨어졌다”고 발표하며 “울산과 부산, 경북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지원율이 떨어진 상황이라 지방 대학도 어렵지만, 서울과 경기, 인천은 비교적 크게 지원율이 하락했다. 수도권에서 큰 폭의 지원율 감소가 나타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수도권도 이제 입시 안전지대가 아님을 분석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와는 별개로, 전문대의 입학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은 엿볼 수 있었다는 전문대교협의 분석도 있었다. 단순히 일반대와의 비교나 지난해 결과와의 비교가 아닌, 입학자원 감소폭에 비한 등록률을 분석하면 그 수치가 다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승주 실장은 “전문대의 적극적인 입학자원 확보 노력이 나타났다”고 평가하며 그 이유로 “전문대 등록 인원은 지난해에 비해 9758명 감소했지만, 전체 수능 지원자가 지난해 비해 4만6000여 명 정도 감소한 부분을 함께 고려하면 입학지원자에 대비한 등록률은 지난해보다 0.7% 상승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2019학년도 수능 지원자는 59만4924명으로, 등록인원은 17만5222명이었다. 2019학년도 수능 지원자 대비 등록률은 29.5%로 나타났다. 2020학년도 입학자원은 54만8734명으로, 이 중 전문대에 등록한 수는 16만5464명이었다. 이를 환산하면 2020학년도 입학자원 대비 전문대 등록률은 30.2%다.

하지만 전문대의 주 입학자원인 재학생이 5만4087명이나 감소하고, 원격대학과 폴리텍, 전공대학, 사내대학 등 각종 고등교육기관과의 모집 경쟁이 커진 것이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리며, 결과적으로 당초 전망에 비해 전문대가 입학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문대교협은 분석했다.

■공학계열 전문대 위기 = 계열별 지원율과 등록률을 분석한 결과에서 전문대에서 가장 입시에 어려움을 겪은 계열은 공학계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대교협은 공학계열 위주의 전문대에서는 특히 오는 2021학년도 입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2020학년도 입시에서 지난해에 비해 전문대의 모든 계열의 등록률이 모두 하락했다. 이 중 가장 높은 감소폭을 나타낸 곳은 공학계열(5.7%p)이었다. 이외의 각 계열별 지난해 대비 등록률 감소폭은 △인문사회계열 2.6%p △자연과학계열 2.0%p △예체능계열 0.8%p 등이었다.

전문대교협은 이같이 공학계열의 등록률이 크게 낮아진 이유로 전문대 지원자들이 수학과 물리 공부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고, 일반대가 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사업을 하며 공학계열 모집인원을 늘린 것으로 인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주 실장은 “공학계열이 중심이 된 대학은 특히나 입시 홍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잘 하고 있는 대학을 벤치마킹하거나 새로운 홍보방법을 찾아 실시해야 할 시기가 왔다. 올해가 아니면 다시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2021학년도 입시에서 입학자원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문대교협은 내다봤다.

전문대교협이 2019학년도 11월 전국연합학령평가 응시자 숫자를 기준으로 2021학년도 수능 접수인원을 추정한 결과 2021학년도 입학자원은 약 48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2020학년도 입시 현황에 비해 6만5000여 명이 감소한 수치다.

이승주 실장은 “전체 대학의 모집인원은 53만3634명으로, 입학자원이 약 5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격대학과 폴리텍 대학 등의 모집인원이 4만7346명임을 고려하면, 입학자원 부족 수는 최대 1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수도권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학 모집인원에 비해 입학자원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승주 실장은 “전문대의 학생 모집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별 입시전략 수립 기초자료가 될 수 있는 전국 고교별 재학생 수와 고교별 전문대 및 일반대 진학자 수 등의 자료를 제공하고, 지역별 교사대상 설명회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전문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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