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공대학교 '영티처' 김윤정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오형준 컴퓨터정보과(SW콘텐츠계열) 교수, 최상용 사이버보안과 교수, 최영오 건축과 교수

왼쪽부터 오형준 컴퓨터정보과(SW콘텐츠계열) 교수, 최상용 사이버보안과 교수, 김윤정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최영오 건축과 교수. 이들은 영남이공대학교 유튜브 '영티처' 코너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 = 영남이공대학교 유튜브)
왼쪽부터 오형준 컴퓨터정보과(SW콘텐츠계열) 교수, 최상용 사이버보안과 교수, 김윤정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최영오 건축과 교수. 이들은 영남이공대학교 유튜브 '영티처' 코너에서 활약하고 있다. (사진 = 영남이공대학교 공식 유튜브)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가수 '비'가 2017년 발표한 노래 ‘깡’이 인터넷에서 ‘역주행’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역주행은 인기가 없었던 음원이 뒤늦게 화제가 되며 인기몰이를 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영남이공대학교도 이 역주행 대열에 합류했다. 김윤정 보건의료행정과 교수, 오형준 컴퓨터정보과(SW콘텐츠계열) 교수, 최상용 사이버보안과 교수, 최영오 건축과 교수가 대학 댄스 동아리인 ‘피오레’ 학생들과 함께 직접 ‘깡’ 안무를 추고, 이 영상을 SNS에 공개한 것이다.

영남이공대 공식 유튜브 채널 ‘영티처’ 코너에 업로드된 영상은 채널 구독자보다 훨씬 많은 약 3900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 반응도 뜨겁다. ‘시험공부 때문에 힘들었는데 교수님들 춤도 재밌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 ‘학생과 선생님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잘 추신다’ ‘요즘 영남이공대 유튜브가 재밌어졌다’ 등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영티처’로 활동하고 있는 4명의 교수는 요새 학생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영상을 본 학생들이 먼저 연락을 줘요. 학생들 연락으로 영상 업로드 사실을 먼저 알 정도로, 반응이 빠릅니다. 지나가면서 마주치면 유튜브 영상을 봤다며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고요. 영상 덕분에 학생들과 소통이 더 편해졌어요. 학생들이 교수를 어려워하지 않고, 편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김윤정)

“코로나19로 학생들을 예전만큼 자주 만나진 못하는데, 그 때문에 신입생들은 교수들을 더 어려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유튜브 활동 덕분에 학생들과 랜선으로 접촉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최영오)

“저는 춤을 가장 못 춰요. 이번에 ‘깡’을 커버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춤이라는 걸 춰 봤습니다. 준비하면서 ‘1일 100깡’ 정도 했던 것 같아요. ‘피오레’ 학생들의 도움이 컸는데, 춤을 연습할 때 만큼은 학생들을 사부로 모시고 전수를 받았죠. 업무를 다 끝내고 시간을 잡아서 틈틈이 체육관에 모여 연습했어요.”(최상용)

“안 추던 춤을 추려고 하니 쉽지만은 않았어요.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이럴 때일수록 교수 본연의 일에 전혀 소홀함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강의 준비는 준비대로 더욱 철저히 했죠. 그러느라 밤 12시가 넘어 학교에 남아 연습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학생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끝까지 해낼 수 있었어요.”(오형준)

영남이공대학교 유튜브에 올라온 교수들의 '깡' 커버 영상.
영남이공대학교 유튜브에 올라온 교수들의 '깡' 커버 영상.

현재 영남이공대 채널에는 영티처 영상으로 총 6개의 에피소드가 올라가 있다. 가장 화제가 된 깡 커버 영상을 비롯해, 편의점 제품을 활용한 교수들의 요리 대결 영상, 학생들의 시식평을 담은 영상 등이다. 이 유튜브를 기획한 이는 출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최영오 교수다. 당시 대학 입학처 홍보팀 직원이 교수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의 유튜브 영상을 준비 중이었고, 최영오 교수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콘셉트를 차용한 방식의 유튜브 영상을 제안했다.

“‘영티처’로 활동하고 있는 교수들이 사실 우리 대학에서 국고 지원 사업 계획서를 쓰는 팀이에요. 학생 수도 줄고 있고, 학교도 재미있게 알리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면서 평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자주 나눴죠. 그러다 문득 ‘슬기로운 교수생활’을 콘셉트로 한 영상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농담처럼 시작한 것이었는데 마침 입학처에 유튜브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분이 계셔서 추진이 가능했습니다.”(최영오)

실제로 영상을 보면 생각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의 결과물이 완성돼있다. 형식적인 대본이 없어, 대학 홍보 영상이 아닌 예능 영상을 보는 느낌이다. 코로나19가 전화위복이 됐다고.

“상황 설정만 돼 있고, 촬영 대본은 없어요. 출연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이야기하죠. 그게 재밌어요. 또 코로나19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교수들이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는 데 익숙해졌고, 부끄러움도 없어졌거든요.”(최영오)

앞으로 ‘영티처’들의 목표는 더 많은 영상을 통해 학생들과 친밀도를 높이면서, 대학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것이다.

“가장 큰 목표가 학생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학교 생활을 재미있게 하려면, 학생들이 교수와 친해지는 게 중요하잖아요. 간혹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영상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과 친해지는 기회가 생기고 있어요. 또 대학을 선택할 수험생들에게도 교수와 신뢰 관계를 쌓고, 우리 학교의 강점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오형준)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