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 지음 《호모 이밸루쿠스》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수능이 성큼 다가왔다. 우리나라 수능은 한 해 수십만명이 응시하는 중대한 시험 중 평가 중 하나로, 시험 시작시간에 맞춰 전국 모든 관공서의 업무시간은 연기되고, 듣기평가 동안에는 비행기의 이착륙마저 일시 정지된다.

1년 동안 한국에서 치러지는 모든 시험과 평가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개개인에게는 일생을 좌우한다고 받아들여질 수능시험을 앞두고, 우리가 살아가는 평가지배사회와 평가지배사회에 길들여진 시험 인간으로서의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호모 이밸루쿠스-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시험 인간》이 출간됐다.

올 1월 코로나19가 찾아오면서 사람들은 집합과 모임을 꺼렸고, 대면 접촉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학교는 온라인으로 개학했고, 원격수업을 했지만 시험과 평가를 실시해야만 한다는 사실만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 일정이 연기되자 수많은 시험 인간들의 아우성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시대에도 평가지배사회는 건재했고 그 방식은 달라지더라도 평가는 사라지지 않았다. 바뀐 세상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시험과 평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를 ‘평가지배사회’라고 진단하며, 평가지배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을 ‘호모 이밸루쿠스’라고 지칭한다. 시험과 평가는 학창 시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취업, 승진은 물론 정부와 우리의 일터도 모두 평가 대상이 되며, 일상과 생활 속에서 평판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는 평가의 굴레 속에서 평가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가 호모 이밸루쿠스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평가지배사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시험 인간으로서의 호모 이밸루쿠스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 김민주는 2013년 3월부터 동양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공공인재학부장을 역임했고, 경인행정학회 연구위원장과 공무원시험 출제위원,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평가위원 및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정책 평가위원을 지냈다. 현재 국회도서관 자료추천위원단 및 경기도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공적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동두천시 재정운용심의위원회 등의 위원도 맡고 있다. (지식의 날개/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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