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하버드대의 인문ㆍ과학학부 교수진은 앞으로 학술지 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논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는 대중이 쉽게 논문을 검색,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학술지 게재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약 730명 규모의 인문ㆍ과학학부 교수협의회 로버트 미첼 공보국장은 교수협의회가 12일 구두 표결을 통해 연구 논문의 온라인 발표 권장 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의 이번 결정은 학계에서 확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개방'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구 논문의 온라인 발표 권장 안에 찬성한 스튜어트 쉬버 전산학 교수는 표결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일은 미 전역의 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한 뒤 "이번 결정은 학계에 '논문이 사용되고 유포되는지에 대해 우리(교수)가 더 많은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결정은 하버드대의 다른 단과대학이나 학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버드대 도서관시스템 관계자는 유사한 움직임이 의학, 법학, 경영대학에서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교육학 등 다른 분야의 교수들도 논문의 온라인 발표를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해리 루이스 전산학 교수는 이 계획이 독자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학술지 대신 비용을 부담할 필요없이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연구 논문을 검색,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통적' 방법으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기를 원하는 교수들은 온라인 발표를 거부할 수 있다.

한편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 가운데 하나인 하버드대가 인터넷 논문 발표를 권장하기로 하자 학술지 업계가 당장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영국 옥스퍼드 소재 '학회 및 전문가 사회 출판자협회'의 이언 러셀 회장은 "학술지들은 동료에 의한 검증ㆍ평가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논문의 질을 향상시킨다"면서 하버드대의 온라인 논문 발표 추진은 "땅에서 은을 채굴했으니 은수저도 공짜여야 한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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