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목 이사장 “매각의사 없다” 성명 후 최경수 총장 “협상 주선”
박인목 서원학원 이사장은 이날 오전 ‘현대백화점의 학원 인수 시도에 대한 법인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내고 “이미 수차례에 걸쳐 법인을 매각할 의사가 없음을 확고하게 천명한 바 있으며 현대백화점 그룹도 이 점에서는 결코 예외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특히 “(현대백화점이) 학원 측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채권 양수도’를 통해 법인 인수를 기도하는 행태는 기업 사냥꾼식 적대적 M&A나 다름없다”며 “우리 학교법인이 악의적인 기업 사냥식 작전의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렇게 될 수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재단은 2003년 학원을 인수한 이래 부채 해결을 위해 노력했지만 학내 주도세력에서 배제된 일부 구성원과 채권자들에 의한 방해 때문에 채무 해결을 하지 못한 것”이라며 “부채를 해결할 재원을 충분히 확보했고, 의지도 있는 만큼 학내 갈등이 종식되면 기존 부채를 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최 총장이 ‘현대백화점 서원학원 인수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혼선이 일었다. 최 총장이 성명서를 통해 “그룹 차원의 인수 의지가 분명하고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면 대학의 조속한 안정과 발전을 위해 그룹과 현 이사장 간의 협의를 주선하겠다”며 “구성원 모두는 학교를 점거하는 등의 행동을 자제하고 양측의 성실한 협상을 지켜봐 달라”고 밝힌 것.
그는 이어 “현대백화점도 서원학원 인수가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고 인수와 관련한 분명한 의지와 방향을 먼저 밝혀야 한다”며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면 현 이사장을 직접 만나 정상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사장과 총장이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입장을 같은 날 밝히면서 ‘재단이 총장을 통해 협상 의지를 우회적으로 밝힌 것 아니냐’는 추측과 함께 ‘이사장과 총장 사이에 균열이 간 것’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한 보직교수는 “이사장과 총장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다”라며 “법인은 부채 해결의 의지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고 총장은 채권을 인수하는 식의 방법은 옳지 않으니 법인과 정식 협의를 거치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학원 산하 초·중·고교 교장단 “인수 환영” 재단 압박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의 서원학원 인수를 지지하는 관련 단체들의 압박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날 오전 서원학원 산하 6개 초·중·고교의 전직 교장들은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백화점 그룹이 학원을 인수한다는 것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며 “합리적인 운영으로 명문사학으로 발전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이들은 “지난 1992년 8월 운호학원 부도 사태 이후 퇴직 교장단 19명 중 10명이 집을 경매당하고 봉급을 차압당하는 고통을 겪었다”며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직원 채무를 우선 갚으라’고 지시했고 교장단이 세 차례 채무변제를 요구했는데도 박 이사장은 전혀 응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충북도의회도 이날 교과부장관에게 보내는 건의문을 채택해 “충북지역 인재양성의 산실이었던 서원학원 구성원들의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져 가고 있다”며 “지역안정과 화합을 위해 서원학원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도록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권형진
jinny@unn.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