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가까운 추석명절의 휴가가 끝났다. 3천만의 대이동 대열 속에서 학생들도 저마다 고향에 다녀왔거나 아니면 친구들끼리 즐거운 여행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추석명절의 연휴는 두달간의 긴 여름방학이 끝난 후 단 2주일밖에 안 되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제 9월 하순에 접어 들었으니 곧10월이 되고 3일이면 개천절인데 이날이 금요일이니 일요일까지의 사흘 간의 연휴가 계속된다. 그리고 문화의 달로서 밖에서도 온갖 행사들이 벌어질 뿐만 아니라 학내에서도 학술제 등 총학과 동아리중심의 행사들이 많아진다. 그러다 보면 매년 그렇듯이 금년의 10월도 흐지부지 노는 날이 더 많아지기 쉽다.

이렇게 되면 중간고사기간이 되어도 강의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아 +교수들은 차라리 중간고사를 생략해 버리고 기말고사로 한데 몰아 버리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11월 한달쯤 공부하고 나면 12월이 되고 곧 기말고사가 시작되면서 2학기는 벌써 끝나버리고 만다.

결국 2학기는 노는 날이 더 많은 학기가 되고 마는 것이다.

외국의 웬만한 대학에 비해서 우리나라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매우 적은 편이다. 들어가기는 어려워도 나오기는 쉬운 것이 한국대학이라는 평판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이렇게 나오기 쉽다는 것은 그만큼 웬만한 외국의 대학생들에 비해서 +우리가 노는 시간이 많다는 뜻이며 특히 2학기가 되면 때때로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 대학수도 많고 학생수도 많지만 아시아권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는 대학이 별로 없는 이유의 하나는 이렇게 4년간의 집중적 +학업성취도가 대체적으로 너무 낮은 데도 원인이 있을 것이다.

대학을 나오는 고급인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데 이렇게 느긋한 자세로 반은 놀고 반은 공부하는 대학의 이 나라 장래는 어찌 될 것인가?

특히 최근에는 아시아권에서도 한국인들이 돈 잘 쓰고 잘 놀러 가는 개도국들한테도 점차 뒤질 위기에 놓여 있는 것 아닌가?

우리 달력에 공휴일이 많거나 방학이 길고 짧은 것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4~5년이나 걸려도 교수의 강의에 출석해야 될 날은 얼마 안된다. 이것은 대학공부가 +교수의 지도 하에 스스로 탐구해 나가는 것이 주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할 교수수의 절대 부족이 첫째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초등학교처럼 +학교수업이 없으면 학생도 노는 날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이 밖에도공부를 안하게 하는 다른 많은 원인들이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주어지는 여건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학생들 스스로가 각성해 놀 틈이 없는 대학생활을 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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