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어떻게든 버티라는 말을 들으면서 또 우리도 그 말을 해주는 시절이다. 

지난 2020년은 다들 보람도 있었겠지만 힘든 한해였을 것이다. 우울한 뉴스는 넘쳐났고 마스크 속에 가려진 표정처럼 모두가 무표정한 얼굴로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훈훈한 스토리도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겪었던 그 얘기를 적어보고자 한다.

필자는 2008년부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 매년 말 추진하는 ‘자랑스런 전문대학인상’ 시상을 오랜 기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 상은 매년 전문대를 졸업한 졸업생 등을 그 해의 전문대학인으로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특히 2020년 전문대학인상 졸업생 수상자들은 무척 인상 깊은 분들이었다. 

한 수상자는 모 전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아주대병원에서 2010년부터 외상외과 전담 간호사로 일했다. 현재 외상진료지원파트장으로 근무하며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중증외상, 뇌사자 환자 등을 돌본 분이었다. 그녀는 “국내 중증외상 환자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국가적 외상환자 시스템이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수상자는 일반대에서 전문대로 유턴해 관련 전공을 공부한 뒤 현재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로 근무하는 분이었다. 수상 소감으로 “좋아하는 분야를 공부했고 그 결과를 인정받아 전문직업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마음을 전했다.

한 수상자는 최근 ‘이날치밴드’와 콜라보로 만든 유튜브 영상이 조회 수 3억건을 돌파하는 등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알리고 있는 현대무용가였다. 그는 “대학 수업이 즐겁고 학교 가는 게 재밌었다. 수업을 통해 꿈과 끼를 마음껏 키울 수 있었다”는 말로 학교생활을 정의했다.

마지막 수상자는 ‘음압캐리어’를 개발해 코로나19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각급 병원, 군부대, 기관 등에 공급하면서 방역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전문직업인이었다. 그는 “생물안전밀폐시설과 생물안전 분야 의료기기 개발에 전념했다. 자신의 분야를 선택할 때에는 즐겁게 배우면서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20년 수상자들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면 이랬다. 그들은 자존감이 강했고 자신의 일에 즐거움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 학교생활을 즐겼다. 특히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컸다. 코로나블루 시절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은 더 힘들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타 대학과 달리 약진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에서 더 발전해 가고 있는 전문대도 있다. 그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분명 자존감이 높고 학교생활을 즐기며 또 꿈을 만들어 가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2020년 전문대학인 수상자들에게 인터뷰 말미에 똑같이 ‘당신에게 전문대학’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여러 답변이 있었지만 공통된 말은 “그 곳에선 내가 원하는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는 답이었다.

곧 꽃피는 봄이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 고등직업교육기관 전문대의 2021년 더 큰 여정을 기원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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