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8~9일 여수서 ‘2021년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 개최
김경태 전문대기획실처장협의회장, 남성희 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최용섭 본지 발행인 등 관계자 100여 명 참석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 정태화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 소장 등 강연
‘전문대학이 만들어 가는 미래교육생태계’ 대주제로 미래교육 발전방향 논의

김경태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사진=이중삼 기자)
김경태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사진=이중삼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외부활동이 조심스러운 가운데 이곳에 많은 분들이 모인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전문대학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그 고민의 해답을 찾고자 전국의 기획실처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주최로 8일 여수 베네치아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21년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에서 김경태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광주보건대 기획실장)은 이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난제들은 정답 찾기에 훼방을 놓으며 가슴한편을 짓누르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며 “정답이 아니더라도 적절한 해답을 찾아내려는 우리의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래교육 생태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깨어있어야 한다. 대학교육의 질은 결코 교수의 역량과 질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혁신은 교수혁신이 먼저다”라며 “교수 스스로 시대를 선도하는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찬회는 ‘전문대학이 만들어가는 미래교육 생태계’라는 대주제로 뉴-노멀 시대에 적합한 전문대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와 함께 고등단계 전문직업인 양성에 필요한 전략을 수립해 전문대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실마리를 모색하고자 기획됐다. 연찬회는 9일까지 진행된다.

최용섭 한국대학신문 발행인.(사진=이중삼 기자)
최용섭 한국대학신문 발행인.(사진=이중삼 기자)

현장에는 김경태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장, 남성희 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최용섭 본지 발행인(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정태화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 소장,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 등을 비롯해 전국의 전문대 기획처장 등 1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첫날 연찬회는 △개회사 △축사 △기조강연 △특강 순으로 진행됐다. 최용섭 본지 발행인은 축사에서 “최근 발표된 2021학년도 전문대 입시결과는 우리 모두를 충격에 몰아 넣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할 것 없이 비상”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2024년도에는 10여만 명의 미달이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우리나라 고등교육체제는 전면적으로 개편돼야 한다. 일반대 중심의 교육체제에서 직업교육 병존체제로 전환돼야 한다”며 “전문대도 교육으로 승부해야 한다. 전문대에 진학하는 이유를 전문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전문대 교육의 질적 향상만이 생존의 길이며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강조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사진=이중삼 기자)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사진=이중삼 기자)

기조강연은 박혜자 한국교욱학술정보원장이 맡았다. 박 원장은 ‘미래교육을 위한 여정’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면서 사회 변화에 맞춰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교육이다. 교육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누구나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은 교육밖에 없다”며 “교육 불평등은 사회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은 민간업무가 될 수 없다. 교육에는 공익이 들어있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공공재에 해당된다. 사회가 변화하면 교육도 변해야 한다”며 “교수학습법과 교육콘텐츠 모두 달라져야 한다. 특히 2025년이 되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다. 앞으로 3년간 공부한다고 졸업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고등학교 시절부터 진로를 탐색하고 자기 과정을 선택해 그 학점을 따야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사회가 변함에 따라 교육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이제는 경쟁적인 인재가 아닌 혁신적 포용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포용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줄 세우기식 인재는 필요 없다.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그 역할을 전문대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오늘날 학생들은 더 이상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가르치려 했던 그 아이들이 아니다’고 말한 미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의 말을 인용하며 ‘포용 인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박 원장은 “메타버스는 상상할 수 없는 몰입교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문대는 실감형 콘텐츠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문대는 현장실습이 많다. 궁극적으로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를 전문대가 양산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사진=이중삼 기자)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사진=이중삼 기자)

다음으로 송근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과장이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송 과장은 주제 발표를 대신해 지난 5월 20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전략’에 관해 ‘질의응답’ 시간으로 대체했다.

최 본지 발행인은 송 과장에게 ‘한계 대학’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최 발행인은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재정여건이 부족한 대학을 과감하게 구조개혁하고 회생이 불가한 대학은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교육부에서 확정된 사안인지 또한 회생이 어려운 대학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송 과장은 “교육부가 ‘한계 대학’이라는 개념을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교육부도 대학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국민과 정치권 시각에서는 흔히 말해 없어질 대학들에게 ‘링거’를 꽂아 회생시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부실한 대학을 먼저 정리하지 않고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하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대학도 있다. 다만 교육부는 대학이 폐교가 되지 않는 한 함께 가려고 하는 입장이다. 또한 폐교 단계는 1차에서 3차까지 있는데 그 사이에 3년~4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교육부는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대학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한계대학 그 자체는 많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또한 송 과장은 이번 교육부 발표에서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발표안에는 대학의 자발적인 퇴로 방안을 담지 못했다. 이것이 왜 입법화가 어려운 지는 기획처장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른 쟁점도 있지만 특히 설립자 지분을 어떻게 인정해서 대학이 명예롭게 폐교할 수 있느냐 이 문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너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이 부분을 열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대학에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 하지만 내부에서 논의할 때도 추가하기가 힘들었다. 필요성과 공감대는 알고 있다. 어떻게든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학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발적 퇴로가 가능하도록 각 대학들이 국회에 입법화를 해달라고 요구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정태화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 소장.(사진=이중삼 기자)
정태화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 소장.(사진=이중삼 기자)

뒤이어 정태화 대학미래발전연구센터 소장이 ‘학과구조조정과 입학자원 확보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정 소장은 “전문대가 망하면 지역이 망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전국의 전문대 입학생 감소에 따라 대학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학년도 대학 정원이 유지될 경우 2024학년도에 대학 정원 대비 입학생이 약 12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에 교육부는 대학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한 적정 규모화 등 대학의 자체적 정원 조정 기제와 학사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대학위기 극복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방안’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며 “2037년이 되면 전문대 입학자 수가 절반 가까이 사라진다. 특히 전문대가 없어진다는 것은 지역도 무너진다는 것”이라며 “대학과 지역사회는 공동운명체다. 대학이 무너지면 그 지역의 경제 소통창구가 없어지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서 열심히 하는 대학은 국가가 책임지고 존속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논의는 많이 이뤄지지만 입학생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아 입학생 확보에 대한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지역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는 코로나19 관련 산업 분야에 대한 학과를 신설하거나 청소년의 입학 관심을 끌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역 중·고교 재학생 대상으로는 교내 ‘메이커 스페이스’ 등의 4차 산업혁명 시대 관련 체험 공간을 조성해 미래의 잠재적 입학생의 흥미를 북돋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성인 대상으로는 학과 전공과 평생교육원의 연계 과정을 강화해 성인 학생 모집을 확대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으며 외국 유학생의 경우 온라인 교육체제 운영으로 학위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주최로 7월 8일 여수 베네치아 호텔&리조트에서 ‘2021년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가 열렸다.(사진=이중삼 기자)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주최로 7월 8일 여수 베네치아 호텔&리조트에서 ‘2021년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가 열렸다.(사진=이중삼 기자)

이외에도 류형선 전북과학대 미래육혁신연구원장이 ‘고등직업교육의 미래 : 선택과 준비’라는 주제로 발제했으며, 이호웅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이 ‘3주기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의 개관 및 평가인증 기준’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튿날 일정은 강화영 한영대 기획처장이 ‘지역산업 맞춤형 학사구조 개편과 특성화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양한주 한국대학경쟁력연구원 재정운용분석센터장과 박주희 삼육보건대 혁신기획처장이 공동으로 ‘사립대학의 혁신을 통한 대학경쟁력 제고 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표한다. 발표 이후 김경태 전문대기획실처장협의회장이 좌장을 맡아 전문대학의 지역현안에 대한 토론회가 이어진다. 토론자로는 △오상조 동양미래대 기획처장 △황선욱 동원대 기획처장 △임황빈 강원도립대 기획홍보처장 △유경상 백제예술대 기획처장 △김진사 조선이공대 기획처장 △성오현 대경대 기획실장 △박용수 경남정보대 기획처장 △고동원 백석문화대 평가전략처장 등 총 8명이 나설 예정이다. 

8일 여수에서 열린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에서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을 강력히 촉구하는 전문대 관계자들.(사진=이중삼 기자)
8일 여수에서 열린 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하계연찬회에서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을 강력히 촉구하는 전문대 관계자들.(사진=이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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