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

칼럼 타이틀은 얼마 전 ‘대전환의 시대, 우리의 미래교육’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2021 미래사회 교육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주제다.

앞으로 펼쳐질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의 상상이 모두 현실처럼 이뤄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 기술 등으로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상의 세계가 우리의 삶으로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발달한 인공지능으로 우리는 과연 행복해질지, 이러한 가상현실이 인간의 상상력을 지배하는 위험은 없을지 물음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는 인류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를 가져올 ‘양날의 검’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영역에서 최고 전문가보다 더 정확하고 전문성을 가지게 될 AI는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가져오고 있다. 앞으로 AI와 공존하고 경쟁해야 할 미래세대에게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이제 우리 교육의 방향은 분명하게 인간으로서 가치를 높이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고 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AI라는 새로운 환경을 주도해 사람을 이롭게 하며 인류가 화합해 지속 가능한 지구 생태계를 만드는 공생의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을 나는 ‘휴먼테크놀러지’라고 부른다.

뇌가소성에 기반해 두뇌를 훈련함으로써 인간 고유의 역량과 가치를 높이는 휴먼테크놀로지는 물질문명의 정점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람 중심의 정신문명 시대로 이끄는 5차 산업혁명의 핵심분야가 될 것이다.

컴퓨터의 태동과 함께 시작해 지난 반세기 동안 발달해온 인공지능은 수백만 년간 생존을 위해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진화해온 인간의 지적 수준을 단숨에 넘어버렸다. 과연 AI가 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함은 무엇일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며 지구상에서 우위를 지닌 것은 바로 ‘Who am I?’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정체성과 가치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의식이 있다.

인간은 스스로의 가치를 알았을 때 비로소 잠재된 능력을 깨우고 창조성을 발휘해 자신을 개발하고 환경을 개척해나간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지닌 진정한 ‘자연지능’이며 이는 우리 뇌의 작용에 기반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 문명을 만든 것이 뇌의 무한한 창조성이듯 인류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할 열쇠는 바로 우리 뇌 속에 있다. 인간이 자신의 뇌를 어떻게 인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이것이 21세기를 뇌의 시대라 부르며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이 국가 차원의 대규모 뇌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대한민국도 뇌 연구 마스터플랜으로 1998년부터 10년 주기로 뇌연구촉진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왔다. 2018년부터 시작된 제3차 슬로건은 ‘뇌 이해 고도화와 뇌활용 시대로의 진입’이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은 바로 ‘자연지능’의 계발을 이끄는 뇌활용 교육이 그 핵심이 될 것이다.

글로벌사이버대는 자연지능과 인간 고유의 역량 계발을 위해 생애주기별 뇌활용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구축하고 두뇌훈련 산업의 육성과 보급에 앞장서며 AI 시대를 준비해 오고 있다.

최근 유엔본부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 개회식에서 BTS가 우리는 변화에 겁먹는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이 아니라 앞으로 걸어 나가는 세대라는 의미로 ‘웰컴 제너레이션’이라 말해 화제가 됐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급격한 기술환경의 변화 앞에 심리적 장벽을 세우지 않고 ‘웰컴’하는 자신감과 용기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제 대학의 교육은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이에 대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창안할 수 있도록 새로운 안목을 열어주는 교육으로 과감히 변화해야 한다.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의 원격대학은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품질 교육콘텐츠와 이러닝 시스템을 운영하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온라인 교육 노하우를 쌓아왔다.

인도네시아 비누스 대학과 인도 힌두스탄 공과대학에서 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뇌교육 명상’ ‘스트레스 관리 및 자기역량강화’ 원격과목에 많은 관심을 가지며 수강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

AI와 메타버스 플랫폼 등 ICT 기술은 학습자와 상호작용을 확대해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강화하는 원격대학의 교육수준을 한 층 더 높여줄 것이다.

20세기 한국은 남을 따라가는 나라였지만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나라다. BTS로 대표되는 K-POP, K-문화와 함께 코로나19에 보여준 한국의 품격있는 시민의식은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저력을 보였다. 한국인 내면 깊숙이 자리한 선한 영향력, 홍익의 DNA는 국가위기의 순간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나는 AI 시대, 우리가 맞이할 미래를 행복으로 이끌 수 있는 교육철학이 바로 우리 민족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 하늘과 땅과 사람을 하나라 여기는 ‘천지인(天地人) 정신’이라 믿고 있다.

AI 시대를 맞아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인성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착하고 도덕적인 것을 의미했던 인성이 지금은 열정과 도전, 협동심과 책임감, 겸손, 자기주도성 등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생의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

글로벌사이버대는 지구와 인류사회에 공헌할 한국문화의 가치를 원격교육의 20년 노하우와 세계적으로 혁신대학이라 불리는 미네르바 모델을 결합해 전하고자 미래교육 모델로 ‘K-미네르바스쿨’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지금, 여기, 우리는 지구라는 운명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인류와 지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미래 교육에 대한 혜안은 새로운 것도 아니고 멀리 있지도 않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을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 그리고 자연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다.

인성이 없는 정치, 권력, 소유는 개인도 불행하게 하고 전체도 불행하게 한다. 사회와 국가가 조화로움과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인성이 회복돼야 한다. 더 이상 물질 중심의 산업혁명이 아닌 인성을 회복하는 휴먼테크놀러지 중심의 5차 산업혁명이 필요하고 지구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지구의 생명력을 회복하고 공존과 평화를 위해 경영하는 지구경영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인간의 ‘뇌’가 있다.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 것인지 세상을 파괴로 이끌 것인지는 결국 우리가 가진 뇌를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있다.

천지인(天地人), 경천애인(敬天愛人), 개천절(開天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꿈꾸었던 선조들의 혜안과 바람을 되새기며 떠오른 시로 갈음하고자 한다.

하늘 빛으로 살고 달빛으로 산다
자연에 혜택을 받았으니 자연에게 갚아라
별빛으로 살고 하늘의 역사를 만든다
그것이 하늘사람 하늘의 자손이다
모두를 귀하게 여겨라
태양의 빛 속에서 태어나 달빛 속에서 살고
별빛 속에서 춤추며 노래한다
일어나 일어나 일어나라
힘차게 걷고 힘차게 살자
하늘사람 하늘의 역사를 만들자
하늘의 사랑을 실천하자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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