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무·박수호·신종화 지음 《마음사회학》

[한국대학신문 조영은 기자] 통상 사회학은 ‘인간과 사회’를 대주제로 연구한다. 특히 서양에서 수입된 학문인만큼 ‘사회학’에서 한국 사회에 대한 해석은 다소 미흡하다.

《마음사회학》은 2000년 이상 유교문화권, 불교문화권의 영향을 받아온 한국 사회 구성원들에게 문화적 전통이나 무의식을 좌우하는 기억으로 작용해 온 ‘마음’이라는 화두를 복원, 한국사회의 연구에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

이 책은 통상의 ‘인간과 사회의 관계’가 아닌 ‘마음과 사회’라는 연구 대상이야말로 사회학의 보편적 주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을 확고히 한다. 마음은 내부의 연과 외부의 연에 의해 작동하는 순수하고 온전한 사회적 산물이다. 마음이 개입하지 않으면 사회도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마음과 사회의 동행’이야말로 사회학의 고유한 연구대상이다.

《마음사회학》은 ‘마음과 사회’라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기반과 주요 사상가의 사상적 기반을 정리했다. 저자들은 “이 책의 실증 연구 결과는 개별적 주제 나름의 가치뿐만 아니라 그 개별 주제들이 어우러진 전체의 총체적인 가치도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면서 “장기지속의 관점에서 한국사회의 변동과 마음의 동행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마음사회학》 제1부는 이론적 논의로 구성됐다. 베버의 동양사회론의 비판을 통해 이론적 함의를 도출하고 마음사회학의 이론적 정초를 마련하려는 이론적 논의를 한다. 이후 이론적 논의를 근거로 경험적 대상(혹은 사회현상)을 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모델로서 연기적 마음사회변동이론을 시론적 차원에서 제시하고 그 함의를 각각 논의했다.

제2부와 제3부에서는 제1부의 논의에 기초해 경험 연구를 수행한다. 제2부는 한국의 합심 문화 및 마음과 사회의 동행을 떠받쳐 온 사상적 뿌리를 탐색한다. 이를 위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원효의 심학과 그 합심성, 그리고 한국 유학(성리학)을 대표하는 이황의 심학과 그 합심성을 탐색한다. 더불어 사상적 차원에서 볼 때 한국 역사의 거대한 체제전환기 즉 조선 초 유교사회로의 전환기와 조선 말 근대사회로의 전환기를 각각 대표하는 불교사상가 득통과 유교사상가 이익의 심학과 그 합심성도 검토했다. 조선시대 500년의 정치사회적 담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합심성도 분석해 ‘합심성의 역사사회학적 뿌리 찾기’를 마무리한다.

제3부에서는 몇몇 사례 연구를 통해 한국 합심 문화의 현주소를 실증한다.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민심의 동원이란 차원에서 논의하고 ‘촛불 혁명’을 통해 이를 실증하고 이어 무연사회 현상을 마음의 멀어짐과 관련시켜 고찰했다.

맺음말에서는 이 책 전체의 논의가 갖는 사회학적 의의를 제시하고 나아가 이 책과 연동되는 후속 연구 과제를 안내한다. (한울아카데미/5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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