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교육의 혁신적 변화에 활용되기 위한 조건은? 교육 전문가들 주제토론 이어져
이광현 부산교대 교수 “기술 발전도 좋지만 교사와 학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
박수홍 부산대 교수 “메타버스, 지역과 대학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 가능해”

22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7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 콘퍼런스’ 에서 1세션 후 이어진 토론 참석자들이 토론하는 모습. (사진 = 한명섭 기자)
22일 부산 농심호텔에서 열린 ‘제7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 콘퍼런스’ 1세션 후 이어진 토론에서 이광현 부산교대 교수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부산=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메타버스(Metaverse)’와 같은 기술적 발전이 교육계에도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기술을 따르기보다 이를 활용하는 ‘사람’과 ‘활용 목적’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종일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회장(한양대 교수)이 발표한 세션1에서는 메타버스의 다양한 사례 활용과 이를 교육에 접목하는 방법, 메타버스로 실현될 미래교육에 대한 전망 등이 다뤄졌다. 이후 이어진 주제토론에 나선 이광현 부산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예시로 들며, 교육적 용도로 AR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AR로 복원된 황룡사 (사진 = 경주시)
AR로 복원된 황룡사 (사진 = 경주시)

이 교수는 “가족들과 함께 지난 주말 경주 황룡사지 터를 방문했다. 아이패드를 빈터에 갖다 대면 AR기술을 이용해 황룡사지가 복원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기술이 역사 교육과 접목된 사례라고 봤다. 어떤 분야든 기술의 이용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달라지고 여러 방면으로 접목 방향을 연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교수는 기술 이전에 선제돼야 할 교육적 요소로 학습 수요자의 ‘관심’과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학습에 흥미가 떨어지면 ‘놀이’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없다고 본다”며 “미래 교육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지만 학생의 학습 동기유발은 언제나 중요시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IT기반 개인 맞춤형 수업을 지원했던 미국 알트스쿨(AltSchool)은 최신 기계로 자유롭게 공부하는 학습공간을 조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학생의 관심사에 맞춘 흥미 위주의 수업 커리큘럼을 제공하다 보니 실제 그 연령대에 습득해야 할 내용을 배우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결국 알트스쿨은 절반이 폐교에 이르고 나머지는 다른 교육기관에 인수되는 ‘실패’를 맞이했다. 

이 교수는 “알트스쿨의 예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학업을 도와주는 기계를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교사와 학교가 학생들의 능력을 끌어내고 지도하는 역량을 키우는 게 더 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메타버스를 비롯한 기술의 발달은 일종의 ‘공공재적 성격’을 지녔다”며 “교육 부분은 게임처럼 직접 수익이 발생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홍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 (사진 = 한명섭 기자)
박수홍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 (사진 = 한명섭 기자)

이어 토론에 나선 박수홍 부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메타버스와 같은 테크놀로지 기술에 대학혁신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부여한다면 교육 혁신의 기반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지역과 대학이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메타버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학들은 지역과 연결고리를 찾는 숙제를 가진 것과 다름없다. 박 교수는 “지역이 지닌 문제를 학생들이 메타버스 강의실에서 고민하고 해결책을 도출해 낸다면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교수는 앞으로의 미래가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creator society)’가 될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든 솔루션 프로토타입들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도 마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른바 ‘창작자 중심 사회’가 형성될 때 대학은 이런 환경을 대비해 ‘혁신가’를 키우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기존 교육은 교과서에 실린 과거지식을 습득하는 ‘지식 소비 교육’”이라며 “하루 빨리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방식과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형식의 수업을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실제적인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타버스가 교육방법 혁신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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