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째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디지털 대전환 시기, 대학 지향하는 연구와 교육 혁신
지역대학 위기 속 대학-지자체 간 ‘공유와 협력’ 강조

김덕현 가톨릭관동대 총장, 김수복 단국대 총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박민서 목포대 총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윗줄 왼쪽부터). 송석언 제주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조명우 인하대 총장, 한균태 경희대 총장(아랫줄 왼쪽부터).
김덕현 가톨릭관동대 총장, 김수복 단국대 총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박민서 목포대 총장, 서승환 연세대 총장(윗줄 왼쪽부터). 송석언 제주대 총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조명우 인하대 총장, 한균태 경희대 총장(아랫줄 왼쪽부터).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올해 총장 신년사의 키워드는 ‘도약과 혁신’으로 집약된다.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드는 코로나19로 대학 역시 위기 끝에 내몰렸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2022년에는 한층 전진하겠다는 총장들의 강한 의지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일반대 총장들은 신년사에서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위기 속 움츠러들어있던 혁신을 예고했다. 장기화된 비대면 상황 속 공동체와의 협력 강화와 세계적 연구와 교육을 지향하는가 하면 지자체와 함께 상생하는 공유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학령인구 감소, 대학평가 등 3중고의 시기에서도 대학이 다양한 변혁을 꾀해 온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새로이 도래할 디지털 대전환의 시기에 철저한 준비와 대응을 당부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 펜데믹 위기 속 범세계적 거시적 협력·공동체의 삶을 위한 대학 = 일반대 총장들은 펜데믹으로 인해 파편화된 개인의 삶을 복구하기 위한 공동체적 가치와 협력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 차원의 연구와 교육 목표를 2022년의 청사진으로도 내세웠다.

한균태 경희대 총장은 “개교 100주년인 2049년 이전에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명문의 위상을 확고히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무엇보다 서로 공감하고 연대하는 가운데 더 나은 미래로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식 전환이 필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사구조를 선진화하고 미래 선도형 연구와 교육에 박차를 가하겠다”면서 “‘평화와 번영의 지구공동사회’ 건설이라는 경희의 비전이 지구적으로 확대되는 전기를 만들어내겠다”고 전했다.

서승환 연세대 총장은 “탈경계, 초연결시대의 대학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도해야 하고 이를 통해 지구와 인류가 당면한 문제해결을 위한 도전적 연구와 지식 추구를 새로운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임을 피력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비대면 상황으로 활발해진 온라인 교육을 확장해 서울대가 보유한 지식과 정보를 사회와 공유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면서 “‘미래를 개척하는 지식 공동체’라는 서울대의 비전에 어울리는 실천 방안을 도출하고 실행 방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사회적 이슈로 주목을 받았던 만큼 오 총장은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와 유사하게 서울대도 급성장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를 지향하며 스스로 도덕적 잣대와 책임감을 더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서울대의 역할과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 각자 아닌 하나로 뭉쳐야…공유로 하나 된 지역 대학 = 감염병의 위기 뿐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소멸의 상황에서 지역대학 총장들은 ‘공유’에 방점을 둔 교육 체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학령인구가 입학정원에 미달하면서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공유에 방점을 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과 한국판 뉴딜 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혁신공유대학’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덕현 가톨릭관동대 총장 역시 “대학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미충원, 재학생 충원율 하락은 등록금 수입 감소로, 학교 재정 압박으로 이어져 가톨릭관동대는 수도권이나 타 사립대와 비교가 안 되는 총체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이를 위해 “재정능력강화, 교육역량강화, 국제협력강화를 개선하고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위해 강릉시, 인근지역, 강원권과 연계해 지역사회 발전, 지역주민의 평생교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민서 목포대 총장은 “대학발전이 곧 학생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진다”면서 “목포대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대학과 지역발전을 위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디지털 대전환 시기 준비하는 대학 = 급변하는 디지털 대전환 시기에 총장들은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새로운 교육 환경에 맞춘 교육과 연구 계획을 설명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올해 역점 사업을 소개하면서 “만성적인 공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도사이언스파크와 김포메디컬캠퍼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가시화하고 의과대학 이전 및 용현캠퍼스 환경 개선을 포함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예고했다. 오세정 총장은 “매 5년마다 캠퍼스마스터플랜을 새로 수립하고 있으며 앞으로 5년의 바탕이 되는 새 마스터플랜이 곧 확정될 것”이라며 “문화관 재건축, 행정관 잔디광장, 정문광장 등 서울대 캠퍼스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축되는 문화관은 지역사회와 공유하면서 한국문화의 산실로 활용될 것이란 게 오 총장의 설명이다.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은 “숙명여대는 디지털 대전환을 누구보다 빠르게 준비했다”고 자부했다. 숙명여대는 2022년 새해를 맞아 ‘세계 최상의 디지털 휴머니티 숙명’이란 모토를 내걸고 디지털 교육 시스템 구축, 디지털 휴머니티 실현을 위한 교육 과정 개발, 디지털 휴머니티 캠퍼스 등 세 가지 핵심 변화를 천명했다.

김수복 단국대 총장은 “새해는 새로운 기술과 교육이 결합된 다양한 교육방법과 교육환경의 혁신을 이뤄내겠다”면서 “AI나 빅데이터,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단국대의 교육시스템에 장착하는 새로운 모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자는 의지 강조 = 저마다 위기 상황 속에서 풍파를 겪어 온 총장들은 안으로는 구성원을 다독이며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오세정 총장은 “학생들은 2년째 등교를 제대로 못하면서 입학과 졸업을 하고, 대학 내 활동은 위축됐으며 캠퍼스는 활력을 잃었다”면서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울대가 대학으로서의 본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줬다”며 서울대 구성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조명우 총장은 “외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와중에 인하대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때문에 더욱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지난 한 해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찰과 혁신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인하대의 저력을 발휘해 여러 괄목할 성과를 도출함으로써 미래 발전 역량을 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박민서 총장은 “세상이 급변하는 시기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온라인 교육 일상화 등 새로운 환경과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교육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가는 동시에 창의와 도전정신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송석언 제주대 총장은 “연구 역량 증진 사업은 물론 연구 인프라 확충사업, 지역사회 공헌 사업, 전문인력양성 사업, 산학연관 협력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 사업 어느 것 하나 유치하기가 쉬운 것이 없을 정도로 대학 간의 경쟁은 치열하다”면서 “그럼에도 제주대는 지난해 정부재정지원 사업 중 연구 경쟁력 증진과 연구 인프라 구축, 학생들의 복지 증진 등에 필요한 신규 사업을 유치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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